서울 푸른 수목원 의자

  

빈 의자 2 詩 寫眞/茂正 鄭政敏 당신을 위해 오늘도 의자를 준비 했습니다. 지나는 바람도 앉지 못하게 하고 작은 먼지라도 쉬는 것을 허용치 않습니다. 내 사랑 나에게 가장 소중한 당신이 앉아야 하니까 밤이어도 좋고 아침이어도 좋습니다. 눈 내리는 날도 좋고 비가 와도 좋습니다. 언제나 당신만을 위해 빈 의자로 둡니다. 꽃피는 봄에 오시려는지요? 향기 가득 안고 오실 것을 생각하면 벌써 이 겨울이 저만치 간 것 같습니다. 봄이 오기 전에 오시어도 됩니다. 당신은 언제나 나에게 향기니까 꿈속에라도 오세요.

빈 의자 詩 사진/무정 정정민 파도가 철석 이는 천리포 작은 섬이 보이는 언덕에 의자 둘 나란히 있다. 바람이 불어와 멈칫하고 갈매기 날아와 쉬기도 하는 언제나 그 자리 내 영혼의 동반자 그를 기다리며 나는 의자로 늙어간다. 푸른 바다가 여전하고 산도 여전한데

  

쉬어 가는 빈 의자 詩 寫眞/茂正 鄭政敏 내 집 앞에는 작은 호수가 있네! 고기가 살고 새가 날아오네! 나도 그 호숫가를 걸어서 가네. 호수 끝에는 산이 있고 작은 오솔길이 있어 다람쥐 한 마리 가끔 지나가네 호수 길을 지나 그 길도 걸어서 가네! 젊은 잣나무와 늙은 소나무 언제나 푸르게 자라고 내가 지나갈 적마다 향기 보내는 길도 지나면 참나무 숲이 보인다. 천연 약수터가 보인다. 작은 표주박 하나 빈 의자 하나 언제나 나를 기다린다. 삶의 쉼표 같은 곳 이제 목을 축였으니 돌아가리라 작은 호수가 있는 내가 사는 집 시를 쓰던 헌 책상이 있는 곳

  

서울 푸른 수목원 의자/무정 정정민 서울 푸른 수목원을 거닐며 앉을 수 있는 의자가 보이면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돌로 만든 의자 나무로 만든 의자가 대부분이었지만 잎진 수목원의 의자는 쓸쓸하게 보였다 앉아있는 사람이 없어 그런 모양이다 아무래도 푸른 잎이 너울거리는 6월이면 이 의자는 빛날 것이다. 피곤한 누군가를 쉬게 할 것이며 다정한 연인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것이며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어줄 것이다. 여름이나 가을에는 나도 이곳에 앉아 날아가는 새들을 보리라 꽃향기를 맡게 될지도 모르지 다정한 친구와 같이 앉아 개구쟁이 시절의 추억을 이야기하게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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