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 매화/인천 대공원 6
  

  

수양 매화 /무정 정정민 휘어진 가지마다 마다 빛나는 햇살 어느 선비의 고결한 마음일까 몸은 비록 고개를 숙이나 마음은 흰 꽃으로 피어난다. 썩어 문들어진 정신이라면 악취가 진동하련만 은은한 향기 점잖은 저 모습 학문 깊어 자신을 낮춤이라 봄바람에 흔들리는 가지 사이로 내 몸 낮추는 것이 어찌 수고일까 오늘 밤 달 뜨거든 다시 나오리라

  

수양 매화 네가지 귀함 수양 매화 나무는 네가지 고귀함을 지니고 있다 함부로 번성하지 않는 희소성의 귀함이 첫번째요 어린나무가 아니고 늙은나무 모습이 두번째 살찌지 않고 홀쪽하게 마름이 세번째 활짝 핀 꽃이 아니고 오므린 꽃봉오리가 네번째다 옛 선비는 네가지 귀함을 지닌 수양매화를 사랑채 창문 앞에 심어 달빛에 비치는 그림자를 바라보며 풍류를 즐겼다

  

수양 매화/무정 정정민 수양버들이 축축 늘어진 멋진 모습을 보여 주듯 벚나무도 단풍나무도 매화도 있다. 보통은 가지가 위로 향하는데 아래로 향한 가지를 보면 신비한 느낌마저 든다 원미산에서 수양벚나무 사진을 찍어왔는데 어찌 된 일인지 사진이 사라지고 말았다 아쉬운 마음에 원문을 그대로 보관하고 있는데 아직 그림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가끔은 수양 매화를 보긴 했지만 그다지 깊은 관심을 둬 주지 않았다. 그런데 인천 대공원 수목원 작은 호숫가에 아예 수양 매화만 심어놓은 곳이 있었다. 꽃이 지기 시작하는 시점에 가서 깊은 향은 느끼지 못했지만 그래도 낙화까지 볼 수 있어 색다른 느낌을 받았다. 으스름달밤에 이 매화나무 가지로 스며 나오는 향과 달빛을 본다면 어떤 마음이 들까 상상해 보았다. 아무래도 친구들이 생각나리라 사랑했던 어떤 사람도 생각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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