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울 호수공원 2

자작나무 숲으로/정정민 내 사랑아! 자작나무 숲으로 오세요 우리, 그곳에서 새소리를 들어요 한 줄기 바람이 지날 때 서로 마주 보고 웃어요 바람에 흔들리는 자작나무처럼 우리도 가슴이 마구 설레면 망설이지 말고 손을 마주 잡아요 푸른 잎사귀가 우릴 가리잖아요 자작나무 향기에 흠뻑 젖어요 아침 이슬 싱그러운 날에 작은 오솔길 자작나무 숲에 서면 우린 행복해 져요 온 세상이 다 우리만 위해 있는 것 같아서요 작은 풀이 춤을 추고 키 큰 나무도 같이 춤추는 오월의 숲에는 아카시아 향기도 달콤해요 내 사랑아! 하얀 자작나무 숲으로 오세요 오늘도 당신을 기다립니다. 당신은 자작나무 숲에서 가장 아름다워요

서서울 호수공원 2/무정 정정민 지난해 5월 친구 딸의 결혼식에 참석하고 그곳에 온 친구들과 호수공원에 들렸다 백철쭉이 어찌나 눈 부시던지 지금도 그 순간의 감정을 기억하고 있다. 올해는 봄이 빠르고 기온 다른 해보다 일찍 올라가 어쩌면 4월의 호수공원은 철쭉꽃으로 가득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갔다. 조금 빨랐다. 적 철쭉은 많이 피어나 있었지만 백철쭉은 한 주 정도는 지나야 할 것 같았다. 그렇다고 그냥 갈 수는 없다 호수를 천천히 산책하고 옥상에 올랐다 그곳에서 내려다보이는 정원과 호수가 그림처럼 곱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자작나무 아래서 시간을 좀 보냈다. 새잎이 나와 아기 손처럼 곱고 아직 벌레도 없는 때라 윤기나는 잎이 햇살에 반짝이는 것이 어찌나 곱던지 혼자서 마음이 설레는 소년 같았다 마치 예쁜 소녀 앞에서 수줍은 소년처럼 가만 생각해 보면 내 주변에는 아름다운 것이 많다 길을 가다 만나는 어린아이나 부모님을 부축하여 산책하는 자녀들이나 작은 들꽃이나 이렇게 돋아나는 새잎이나 어린 순이나 문득 다가서는 꽃향기 피부에 닿는 햇살 모두가 얼마나 나를 행복하게 하던가 오늘도 자연이 주는 행복을 자작나무 아래서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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