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쭉 꽃 피는 구일역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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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나무 꽃 詩 寫眞/茂正 鄭政敏 봄바람 불 적마다 툭 하나둘 터지는 소리 단풍나무 꽃망울 그리도 꼭꼭 숨어있어 내 무슨 재주가 있어 널 보리 봄볕에 간지러워 갓난이처럼 웃는구나!

철쭉 꽃 피는 구일역 2/무정 정정민 구일역에 갈 적마다 광명시와 연결된 다리 광명시 쪽에 주차했다. 헌데 이번에는 서울 구로 쪽에 주차하게 되었다 혹 내가 모르는 길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받았기 때문이다. 고강동의 선사유적지 철쭉 구경을 하고 이어 서서울 철쭉도 구경했다. 그리고 한 곳 더 구일역으로 향했다. 처음 주차한 곳에서 구일역과 연결된 다리를 건넜다 광명시에서 안양천을 가로 지르는 구일역과 연결된 다리를 건너면 약 1킬로에 가까운 거리다 하지만 구로동에서 서부 간선도로를 가로 지르는 다리를 건넜더니 그보다 훨씬 가까웠다. 거리가 절반도 안되어 목적지에 도달하는데 시간도 많이 절약되었고 미처 보지 못했던 구로동 쪽도 구경할 수 있었다. 뭐든 내가 알고 있는 것만이 전부라 생각하면 그 이상의 진전은 없다 해서 가끔은 잘 아는 길도 일부러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받아 본다 내가 알지 못했던 길을 알게 되는 경험을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단풍나무 꽃에 집중했다. 너무 작아 관심을 두지 않으면 그 존재조차 없는 꽃 하지만 마음의 눈으로 보면 보인다 정말 잘 보인다. 세상의 일은 이런 것이 아닐까 없다고 생각하면 없지만 있다고 생각하면 없었던 것 같은 일이 생기기도 한다.

 

스치는 바람도 기억한다. 글 무정 정정민 마음이 울적한 날이 있다. 이런 계절에 울적한 날은 꽃향기가 좋다. 아무래도 라일락이 좋지 않 을까 싶다. 꽃향기는 후각을 자극하여 저절로 기쁨을 불러 오기도 하고 자신이 행복한 사람이란 생각이 저절로 들게도 한다. 눈으로 색상이 아름답고 모양이 예쁜 꽃을 본다면, 저절로 나오는 미소를 금치 못할 것이다. 싱그런 이파리들이 돋아나는 것을 본다면 마음의 구름이 저절로 걷히 고 말 것이다. 아기 손 처럼 귀여운 잎 앞에서, 아름다운 꽃 앞에서, 우울은 너무나 이질적이고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런 날은 궁리를 한다. 가까운 곳 어디에 꽃이 있을까 생각 한다. 유채꽃이 만발한 곳이 구일역이다. 둔치에 매년 유채를 심어 노란 꽃을 구경할 수 있게도 했지 만 그 향기를 맡을 수 있게 해 놓았다. 수질이 개선된 곳이라 냄새도 없어 반대편 둔치는 농구 장과 게이트볼장 인라인스케이트장이 만들어져 있고 간단한 운동시설도 있어서 운동하기 아주 좋다. 규모와 길이는 짧지만 지압 길도 만들어 놓아서 간단한 운동을 하기는 더없이 좋다. 그뿐 이라면 쉽게 가고 싶지 않을 것이다. 구로동 쪽 둑길에는 사과나무 영산홍 철쭉 잣나무 등 많은 종류의 나무가 심어져 있고 풍력발전기도 보이고 정자도 있다. 이런 계절에 간다면 이런 모든 것을 동시에 다 구경할 수 있다. 깨끗한 주변 환경과 내가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을 사 로잡는다. 꽃 앞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싶어서 정자 가까이 갔더니 연세가 지긋하신 건강한 아저씨가 신문 을 읽고 계셨다. 등산복차림이지만 혈색도 좋고 얼굴 가득 안정된 표정과 이목구비가 뚜렷한 얼 굴이 무슨 이야기든지 하고 싶은 사람이었다. 이렇게 바람이 스치듯 지나가는 사람에게서 매력 을 느낀다는 생각을 했다. 아는 사람이 아니고 다시 만날 일이 없을 뿐만 아니라 아무 정보도 없 지만 얼굴에서 풍기는 묘한 아름다움이 그분에게서 넘쳐났다. 사진 촬영을 부탁했더니 작은 미 소를 보내고 다시 신문을 본다. 남자인 내가 남자를 보는 눈에도 어떤 알 수 없는 매력을 느꼈다면 여자들이 어떤 느낌을 받을 지 아내에게 물었더니 맑고 고운 인상이란 말을 한다. '나는 낯선 사람에게 어떤 느낌과 인상을 풍길지? 아내는 어떨지?' 혼자 생각에 잠겨 봤다. 많은 사람을 스치듯 지나가지만 이처럼 아무것 도 모르는 사람이 인상적으로 머릿속에 남는 경우가 있다. 기억할 필요도 없고 기억해야 할 이유 도 별로 없는데 가끔은 아주 좋은 인상으로 남아버린 사람이 있다. 어쩌면 장소가 그런 기억을 하게 하는지도 모르지만 어떤 계절과 장소 시간대에 따라서 이런 일이 생기기도 한다. 내 볼을 스쳐가는 바람도 그렇다. 이런 싱그러운 날에 살짝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이라 할지라도 꽃향기를 머금고 지나가는 바람도 있다. 문득 아주 기분 좋은 느낌을 받는 날이 있다. 오래도록 기억 속에 남는 바람이다. 이 세상의 인연은 사람이든 바람이든 스치듯 지나가지만 늘 향긋한 기억 속에서 아름답게 반짝거리는 기억이 있다. 조금 우울하여 우연히 나선 곳에서 낯선 사람 을 본 것이 기억에 남는 일과 뜻 밖에 내 볼을 스치는 바람 한 가닥을 기억하는 나는 아무래도 우 울한 세상보다는 행복한 세상 쪽에서 사는 것 같다. 역 구내에서 자판기 커피를 하나 뽑아 들 때 울리는 전화가 반가운 사람이라면 더욱 좋으리라. " 어디에 계세요?" 정겨운 친구 음성은 나를 더욱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리라.05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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