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임자 아구찜
        흑임자 아구찜 글 사진/茂正 鄭政敏 어떤 날은 어떤 음식이 먹고 싶어지는 때가 있다 이른 봄이었던가 아구찜이 먹고 싶어 내가 갔던 곳 중 아구찜을 맛있게 하는 집이 있었던가 생각하였으나 마땅히 떠오르는 집이 없었다. 그래서 인터넷 검색을 해보기로 했다 인천에 아구거리가 있다는 것이었다 많은 집이 밀집해 있지는 않았어도 작은 마을에 오래전부터 아구만을 해온 거리가 있다는 것이었다. 궁금해지기도 하여 주소를 검색하여 찾아 나섰다. 북적거리는 음식거리는 아니었지만 아구메뉴를 내건 음식점이 꽤 되었다. 그중 한 집을 골라 들어가게 되었다. 들어서는 입구에 신발장이 있었다. 그리고 식당에는 아무도 없었다. 깨끗하다는 인상은 덜 주는 집이었다 그렇지만 기왕 들어왔으니 맛이나 보자는 생각으로 한 자리를 잡고 앉았다. 후덕한 인상을 주는 50대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부엌에서 무언가를 하시다가 나와 우릴 맞았다 호들갑스럽지도 않고 조금은 적극성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주시는 분이었다. 메뉴를 보니 검은깨 아구가 있었다 주인도 자신이 개발한 신메뉴라 하며 권하여 그것을 주문하고 둘러보니 주인이 가진 포부와 열심히 살아온 흔적이 곳곳에 있었다. 고추꼬투리를 다듬다 만 흔적도 있어 그야말로 생활공간의 한 곳으로 생각되었다. 오래전부터 내외가 해왔다는데 그 소박함이 오히려 잘 정돈된 식당보다 정이 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새까만 아구찜이 나왔다 바로 검은깨 아구찜이었다. 양이 대단히 많았다. 값에 비에 너무 양이 많아 놀랬다. 한참이나 먹었지만, 양이 줄지 않았다 후덕한 인상 그대로였다. 이런저런 이야길 나누다 나오려는데 키조개에서 떼어낸 관자를 한 봉지나 주셨다 값으로도 적지 않을 양 그리고는 채소도 큰 봉지에 담아 주셨다 덤으로 주시는 것이 밥값을 상외할만 하였다. 이렇게 장사해도 돼지는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식점 문을 나서면 다시 오고 싶은 집이 있고 발길을 다시 하고 싶지 않은 집이 있다 이곳의 음식 맛은 좋았다 양도 대단했다 거기다 무엇보다도 바로 가족과 같이 식사하는 듯한 분위기는 무엇보다도 좋았다 장사 잘 되고 건강하기를 기원했다.

우렁 밥 詩 사진 무정 정정민 퇴근하여 돌아온 집에는 우렁각시가 차려 놓은 밥상이 있다 하루 노동으로 피곤한 육신을 진수성찬으로 달래준다 우렁이 없을지라도 꿀맛 같은 식욕은 모든 음식을 꿀처럼 먹는다. 날마다 먹어도 물리지 않고 행복한 음식 정성과 사랑으로 차리니 건강한 밥상이 된다. 잘 먹고 잘 살아 절로 흥이 난다. 저 김치 어제 담근 것 여기 갈치 속 젓 강화도에서 사온 것 김 나는 청국장 시골 큰집에서 보내온 것 싱싱한 쌈 집 앞 시장에서 윤기나는 쌀밥 강원도 철원 쌀 마주 앉아 이 반찬 권하고 서로 보고 웃고 한 쌈 입이 터지도록 넣고 또 웃는다 우렁각시가 차린 우렁이 없지만 맛 난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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