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 정 정민
2014. 7. 9. 07:58
2014. 7. 9. 07:58
7월의 김포 장릉 2
원추리
시. 사진/茂正 鄭政敏
잊으려 하면 잊혀 질까
단 하루를 살아도
못내 잊지 못해
백합처럼 피우는 꽃
정든 산골 그 냇가
산새 소리 청아하고
물 맑아 노루도 찾아 오는 곳
늙은 부모님 사시는 곳
떠나온지 수십 년
하루라도 잊은 적 있던가
달이 밝아도 생각나고
비가 와도 생각났다.
이슬방울에도 그립던 고향
한 집 건너 살던 처자
물동이이고 가면
담벼락에 숨어 지켜보던 일
어제 일 같은
원추리 꽃 피는 6월이면
깡마른 담벼락
파리해진 사립문
세월의 흔적이 주름져도
여전히 꿈꾸는 소년으로
달려서 간다, 마음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