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크렁
詩 寫眞/茂正 鄭政敏
길가에 자라
별다른 의미가 없었다.
길손의 발목을 붙잡아
귀찮은 풀이기도 했다.
들길을 갈 때는
이슬을 잔뜩 매달아
내 발목을 시리게 했고
비가 오는 날은 가랑이도 젖게 했다.
검은 털도 많아
때론 섬뜩하게 무서운 벌레 같고
피부가 접촉되면 깔깔하여
같이 있고 싶지 않았었다.
어느 가을
잠자리 한 마리 위태하게
그 가는 털 위에 앉아
가을바람을 타고 있을 때
가을 같은 꽃이라 생각하고
따뜻한 눈길로 보기 시작했는데
바다가 보이는 한 카페에서
화병에 꽂힌 저놈을 보게 되었다.
갈대와 같이 음악처럼 서서
오랜 그 옛날
진나라 장수 위과가
대승하는 데 기여했다는
그 위용을 자랑하는 것 같아
단순한 풀로 보이지 않았다.
천하를 호령하는
위풍당당한 장군의 투구에 빛나는
새의 깃털처럼 보이더니
창가로 쏟아지는 석양에
눈부시게 빛나는 꽃이 되었다.
향기가 없어도
화려하지 않아도 빛나는 것은
그가 한 업적 이리라.
천리마도 넘어뜨리고
가슴에 간직한 보은에 화답했다는.
수크렁:결초보은 結草報恩의 풀
수크렁/사진 글 茂正 鄭 政敏
중국 춘추시대 진나라에 위주라는 유능한 장군이 있었습니다.
호랑이도 맨주먹으로 때려잡았다는 천하장사였지만
나이가 들어 늙게 되니 집안에서 생활을 하면서
조희라는 젊은 첩을 얻어 살았다고 합니다.
금이야 옥이야 애지중지하며 노후를 보내고 있었답니다.
장군에게 위과 와 위기 라는 장성한 두 아들이 있었는데
이들도 아버지의 용맹을 이어받은 장군들이었습니다.
하루는 아버지가 두 아들을 불러놓고는
"조희는 내가 만년에 사랑하고 총애하나
내 나이 많으니 머지않아 죽게 될 것이다,
조희는 좋은 곳으로 개가를 시켜서 잘 살도록 해 주어라"
하고 지시를 내렸습니다.
평소에도 아버지의 말씀을 잘 지켜 따르던
아들들은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렇게 세월은 지나가고 아버지의 임종이 가까운 어느 날
다시 두 아들을 불러놓고 이렇게 당부를 합니다.
"조희는 내가 지극히 사랑하는 아이니
내가 죽게 되면 나와 함께 같이 묻어주렴.
나 혼자서는 너무 외로울 거 같구나!"
그 당시는 순장제도가 행해지던 시대였으므로 두 아들은 또한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하고 대답하고 나왔습니다.
그렇게 얼마 후에 노장군은 세상을 떠났습니다.
장례를 다 치르고 나서 형 위과가 동생 위기에게 말합니다.
"조희를 모모 집으로 개가 시킬 테니 혼수를 준비해 보내라."라고,
동생이 놀라며 아버지의 유언을 왜 거역하려고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형은 껄껄 웃으며 동생에게 이렇게 말을 하였습니다.
"아버지께서 살아생전에 우리에게 한 말씀이 진담이며,
돌아가시기 전에 하신 말씀은 정신이 혼미해진 상태에서
하신 말씀이 아니겠는가
그러하니 내 말대로 개가시키는 것이
아버지에게 효도하는 일일 것이라"
이렇게 해서 조희는 위과가 정한 좋은 혼처로 개가를 하여
잘 살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세월은 많이 흘러갔고
이 형제 장군들은 적군의 침입을 막으러 전장에 나가게 되었는데
적장의 용맹이 얼마나 대단한지
싸울 적마다 승리하지 못하고 패하는 것이었습니다.
한 번 두 번 패하다 보니 군사들 사기도 떨어지고 대책이 없었습니다.
적장은 보통사람보다 두 배가 넘는 장신이었고
그가 한 번 휘두르는 창검에는
많은 병사가 추풍낙엽처럼 나가떨어졌습니다.
대책이 없어 고민하던 형제가 군막에서 잠시 졸면서 같은 꿈을 꾸었습니다.
어떤 노인이 농부의 모습으로 그들에게 다가와
무슨 연유로 고민하는지를 묻기에
그들이 처해있는 상황을 설명하고 도움을 청하니 노인이 껄껄 웃으며
그들에게 계책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내일 싸움에서 적장을 만나거든 이리저리 지는 척하면서
산 아래 들판으로 유인하십시오, 그 다음은 제가 알아서 돕겠나이다.
적장에게서 눈을 떼지 마시고 기회를 놓치지 마십시오."
형제가 깜짝 놀라 잠을 깨어 얘기하니 두 형제의 꿈이 똑같은지라
조상신령의 도움으로 알고 내일의 전쟁을 은밀히 준비하였습니다.
다음날 전장에서 만난 적장은 또 기세 좋게 쳐들어왔습니다.
형제는 꿈에서 노인이 얘기한 들판으로 적장을 유인했는데
그곳은 적당히 자란 풀밭이었습니다.
적장이 그 풀밭에 말을 타고 달려 들어오자 그 노인이 나타나서
풀밭에 엎으려 무엇인가 열심히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만
사실 그 노인의 모습은 위과 와 위기 두 형제에게만 보일 뿐
다른 병사들이나 적장에게는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기세 좋게 내달리던 적장의 천리마가 꼬꾸라지면서 넘어지고
적장도 천리마와 함께 보기 좋게 나딩굴었습니다.
슬금슬금 도망치면서 기회만 엿보고 있던 두 형제가 비호같이 달려들어
적장의 목을 베어 칼끝에 꿰어 들어올리니 적들이 혼비백산하여 도망치고
두 형제장군은 기세가 꺾여 도망치는 적들을 추격
모조리 섬멸하여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두 형제는 대승에 취하여 노곤한 몸을 추스르는 중에 잠이 들었는데
그 노인이 나타났습니다.
두 형제는 머리를 숙여
"신선님! 감사합니다. 신선님의 덕분에 우리가 대승을 거두었나이다.
이 은혜를 어이 갚을 수 있을는지요 “ 하니
노인이 엎드려 장군에게 경의를 표하며 말하기를
"나는 조희의 아비입니다. 늦게 본 자식이라 정말 사랑으로 키웠는데
첩으로 들어가 슬퍼하던 중 또한 순장시키지 않고
여염집 부인으로 재가시켜 주셨기에 그 은혜 갚을 길 없어 기다리던 중
장군들의 봉변을 보고 잠시 도왔으니 그리 아소서." 하고는
홀연히 사라졌다고 합니다. 꿈에서 깬 형제는
노인이 적장 앞에서 열심히 했던 일이 무엇이었던가 궁금하여
적장을 죽인 곳을 찾아 살펴보니 길고도 질진 풀잎을
양쪽에서 한 움큼씩 잡아 묵어 놓아서
말이 달리면서 이 고리에 걸려 넘어지게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이 풀이 결초보은의 풀이 되었습니다.
* 결초보은 結草報恩 (명사) 죽어 혼령이 되어서라도
은혜를 잊지 않고 갚는다는 뜻. [
은혜를 입은 사람이 혼령이 되어,
풀 포기를 묶어 놓아 적이 걸려 넘어지게 함으로써,
은인을 구해 주었다는 중국 춘추 시대,
진(晉)나라 위과(魏顆)의 고사에서 유래함.]
ps:수크럼이 있고 암크렁이 있다네요. 위 결초보은에 나온 것은
수크령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꽃도 크고 줄기가 아주 강합니다.
암크렁은 줄기도 작고 부드럽고 꽃도 작다는군요
전 그것을 구분하여 본 적은 없습니다. 다만, 씨가 작아서
그런가 보다 하였습니다. 다음엔 더 자세하게 봐야겠습니다.
또한, 꽃색이 좀 붉은 적수크렁도 있고 보라색 수크렁도 있다니
들에 피는 잡초라 해도 관찰자에 따라서 다양하게 발견되는군요.
이것은 말이 무척 좋아하여 말풀이라 하기도 한다는데
소도 좋아한답니다. 약효도 있어서 결막염에 사용했다는 것과
결석에 사용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언뜻 보면 강아지 풀 같지만 다른 풀입니다.
이놈도 벼 과라니 벼 과가 참 많습니다.
식물 분류를 어떻게 하는지 알지 못하니 학자가 하는 분류에 따라서
관심을 가져 봅니다. 이제 수크령도 그 씨를 떨어트리는
계절이 되었습니다. 위 영상은 갯골생태공원에서 촬영했는데
안양천 안양에서 일부러 심어 놓은 것을 봤습니다.
빈터 척박한 어느 곳이나 무척 잘 자라지요.
관상용으로도 제법 보기 좋지요. 꽃꽂이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매우 잘 번식 하는 것이라서
지나치게 번식하는 것을 생각하며 심어야 한답니다.
이제 들에서 이 꽃을 보면 인사하며 지나가세요. ㅎㅎ
서서울 호수공원의 8월/무정 정정민
작년에도 더운 여름에 호수공원에 들렸다
수크령이 볼만했다
올해도 역시 수크령이 볼만했다.
호수를 한 바퀴 돌고 나니 땀 범벅이다
그렇지만 물 위에 핀 백수련을 구경했다.
히어리 열매도 볼 수 있었다.
휴가 마지막 날인 큰애와 같이
잠시 구경할 수 있어 좋았다.
휴가철이라 그런지 주차장은 여유가 있었다
수양버들 하늘거리는 곳은 제법 시원하기도 했다.
한시간의 산책
이만하면 하루 운동은 되는 것 같아
곧바로 집으로 왔다.
작년 8월의 휴가철에 쓴 글이지만
올해도 비슷했다
다른 점은 아내와 둘이 갔고
비오는 날이란 점이 다르다
비오는 날의 호수공원 운치 있었다
이전에 걸어보지 않았던 곳의 산책도 색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