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즐럿 커피향/정정민 커피향을 느끼긴 하지만 특정 향을 즐기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이 무슨 커피를 마셔야겠다는 의지보다는 아내가 타서준 커피를 그냥 마셨습니다. 커피를 마시면 머리가 맑아지고 피곤이 좀 가시면서 잠도 사라집니다. 물론 설탕 맛과 커피 특유의 쌉쌀한 맛도 좋아합니다. 입안이 개운한 느낌도 좋습니다. 언제부터인가는 아침 식후에 당연히 마시는 것으로 인식이 되기 시작해서 어쩌다 잊어버린 날은 뭔가를 빼먹은 것만 같은 아쉬움이 생깁니다. 잘 생각을 하면 커피를 마시지 않은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처럼 내 생활 속 깊숙이 습관화된 커피는 늘 아내와 마시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어제는 커피향이 좀 달라서 무슨 커피냐고 물었더니 헤이즐럿 커피라는 거네요. 평소에 마시던 것보다 좀 비싸다고 하는군요. 값이 맛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친구들이 헤이즐럿을 말해도 몰라서 콧등으로만 들었는데 향이 많이 강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마시던 것과 다르다는 것뿐 특별한 구미는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단 한 번에 반하지는 않았나 봅니다. 그런데 아내가 오늘은 일찍 출타했습니다. 자신이 하는 사업설명회를 들으러 간다고 자리에서 일어나기도 전에 커피를 마시고 나갔습니다. 아들과 늦도록 누워있는 자리에는 아내가 남긴 헤이즐럿 향만 맴돌고 있었습니다. 늦은 아침을 먹고 나니 당연히 커피가 생각나고 아내의 손때묻은 싱크대에서 찾아낸 것이 아내가 마시고 간 헤이즐럿 커피였습니다. 찻물을 올리고 기다려서 타본 헤이즐럿은 혼자서 마시니 향이야 그대로 갰지만 비어있는 앞자리가 허전하기만 합니다. 같은 차라도 누구와 마시는가는 기분이 다릅니다. 아내와 늘 습관처럼 마신 차가 너무나 평범해서 당연한 것으로 알았는데 참으로 행복한 순간이었음을 느낍니다 내일 아침이면 또 그제처럼 아내와 같이 조반 후에 커피를 마실 것이고 당연한 행복에 평화로운 시간을 가지게 되겠지요. 아침 식사를 마치고 아내와 마시는 헤이즐럿 커피 새로운 메뉴의 커피향에 즐거운 인생을 살아 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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