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 정 정민
2012. 12. 1. 22:17
2012. 12. 1. 22:17
월미도 16 왕이 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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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된 남자
시. 사진/茂正 鄭政敏
왕王이 되어 보자
궁궐도 없고 시종侍從도 없지만
혼자서라도 왕이 되어 보자
곤룡포袞龍袍를 입고
익선관翼善冠을 쓰면
이미 왕이 된 것이 아닌가
보료 위에 앉아 보면
틀림없는 왕이로다
잠시 왕이 되어 보니
평민으로 사는 것이 좋다
익선관翼善冠은 무겁고
옥대玉帶는 왜 그리 딱딱한지
곤룡포袞龍袍 또한 커서 거동도 불편하니
사서 고생하며 경직되게 살 필요 있나
허황한 꿈이 나를 속박하니
내 몸에 맞는 헌 옷이 좋고
자유롭게 활동할 공간이 좋아
잠시라도 왕 된 것이 후회로다
흑화黑靴대신 등산화 신고
시종 대신 지팡이를 의지해도
가고 싶은 곳 머물고 싶은 곳
내 맘 가는 대로 하니
나는 자유의 왕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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