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공원 장미 5  

장미꽃 그리움 시 사진 / 무정 정 정민 참아야 하는 것이라고 부질없는 것이라고 이런 감정이 나에게 있음을 삼가야 하는 것이라고 자신을 타이르고 자신을 원망하기도 하면서 또 다른 세상을 보지만 아! 의지를 비웃듯이 다가선 그리움을 어찌할거나. 결국, 의지나 굳은 각오의 단단한 울타리를 넘고서 붉게 핀 장미가 된 나를 슬픈 눈으로 바라보다가 어쩔 수 없이 적게 되는 몇 자의 감춘 마음이 향기가 되어 날아가 버린다. 내 향기를 알고만 그는 나와 같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슬픈 마음을 노래한다. 나도 따라 노래할 수밖에

붉은 꽃잎 하나 가슴에 안고 글 사진 무정 정정민 난 지금 연초록 티를 입고 있다. 왼쪽가슴에 주머니가 있는데 이 주머니에 지퍼가 달려 있다. 지퍼를 꼭 닫아 놓았다. 이 속에 아주 소중한 것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아주 부드럽고 얇고 연약하다. 선분홍색 장미잎 하나다. 그러나 향이 얼마나 기분 좋은지 모른다. 머릿속이 다 밝아지고 눈도 밝아지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보이는 사람이 다 아름답게 보이고 이 세상이 다 황홀한 세상인듯한 기분이다. 청량하여 사람을 들뜨지 않게 하면서도 기분 좋은 향이기 때문이다. 이 꽃잎 하나를 아들이 선물했다. 그래서 가슴속에 넣어 둔 것이다. 세상이 다 빛나는 날이 있다. 기분 좋은 날이 그런 것이다. 세상이 그대로 있을지라도 기분 좋은 날은 세상이 밝아 보이고 기분 좋게 느껴지는 날이 있다. 그런 날 아내는 우리 가족을 다 동원하여 장미원에 가자고 한다. 모처럼 온 가족이 가는 나드리다. 여러 이유로 같이 가는 나드리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미리 예약하지 않았어도 온 가족이 나드리를 할 수 있어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그것도 장미가 가득한 장미원이다. 이 장미원은 50여 종의 장미가 자신의 자태를 뽐내는 곳이었다. 10000그루의 장미들이 일제히 웃고 있는 곳이었다. 너도나도 향기를 뿜어내는 천국이었다. 잔잔하고 맑은 호수가 눈앞에 펼쳐져 있고 시원한 분수가 하늘로 솟구치는 호반에 잘 가꾸어진 장미원은 둥글게 만들어져 있었다. 둥근 울타리 밖은 파란 잔디가 잘 깎여져 있고 그 반대쪽은 키 작은 형형색색의 꽃들이 수놓아져 있었다. 이 장미원에 들어가려면 이 키 작은 꽃밭을 지나거나 파란 잔디가 놓인 길을 지나야 한다. 장미원에 들어가는 길부터가 범상치 않다. 멀리 보이는 장미원은 둥근 울타리로 넘치는 장미가 보인다. 여러 가지 조형물들과 같이 어우러진 장미밭은 이 세상의 장소가 아닌가 하는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아무래도 천국에나 있음 직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인지 장미원입구로 들어서는 길목 잔디밭에서 소구릅으로 예배를 드리는 무리가 있었다. 찬송가 소리는 천국의 꽃밭을 노래하는 소리였다. 자꾸관심을 가지고 들으면서 장미원으로 들어섰는데 가슴이 답답하다. 숨이 막혀서 였다. 숨이 막히면 죽는 것이아닌가. 찔레향 같은 짙은 향기가 나를 어지럽게 했다. 너무 어지러워 멀미가 날 지경이었다. 다행이 숨은 쉴 수 있어서 목숨을 잃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숨이 막혀서 죽는 경우도 있을지 모른다는 이상한 생각을 하기도 했다. 둥근 장미원 가득히 넘쳐나는 장미향 때문이다. 장미원은 여러 갈래 길이 있지만 둥근 울타리에 벤치가 놓여 있어 앉아서 장미향과 모양을 느끼고 볼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이곳에는 이미 먼저 자리를 잡고 있는 연세 높으신 할머니도 계셨고 다정한 연인들도 있었다. 아기를 안고 온 어머니도 있었고 유치원생들도 있었다. 그런 사람 중에 우리 가족도 있었다. 유난히 눈에 띄는 장미는 노란 장미였다. 그 색도 참 고와서 가까이 가 보니 향이 너무 강하여 질식할 것만 같았다. 이 장미원 전체가 향이 넘쳐나지만 유독 노란 장미에서 향이 더욱 강했다. 그러나 내 취향의 향은 아니었다 싫다기보다는 선호하는 향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세밀하게 느껴보니 장미도 향이 조금씩 달랐다. 향이 아주 미미한 것도 있었는데 아들은 그중에 선분홍장미꽃잎 하나를 나에게 건네준다. 기분 좋은 향이 난다는 것이다. 얼른 받아서 맡아보니 과연 그랬다. 나는 단 하나의 꽃잎이지만 연초록 티셔쓰 왼쪽에 있는 주머니에 넣고 지퍼을 잠가 버렸다. 향이 좋아서 은은하게 배어나도록 하려는 이유도 있고 쉽게 그 향이 도망가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내게서 장미향이 난다는 소리를 듣고 싶기도 하기 때문이다. 아들은 아직 어린데 어찌 이런 멋을 아는지 모르겠다. 이 향 짙고 기분 좋은 꽃잎을 엄마나 누나에게 주지 않고 나에게 주었는지 잘은 모르지만 기분이 좋아서 잘 간직하고 있다. 이것이 마르더라도 향은 날 것이고 이 향이 사라지지 않은 한 나는 장미향을 품고 사는 사람이 될 것이다. 장미냄새가 나는 싱그런 향기남이 될 것이다. 아내는 지치도록 많은 장미의 꽃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우리에게 여러 포즈를 잡게 하고 촬영했다. 나는 그 장미를 눈 속에 담아두었다. 향기는 가슴속에 담아두었다. 올해는 온 가족이 다 같이 장미원에 갔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모르겠다. 어제도 갔지만 오늘 또 갔다. 질리지 않는다. 오래오래 있고 싶다. 이 꽃들은 다른 사람이 심어놓아 우리가 행복한 것이지만 언젠가는 우리 손으로 직접 심어서 오늘 같은 행복을 더 많이 오래 누리고 싶다. 장미의 계절에 행복한 나는 장미꽃향기 나는 향기남이다. 아내의 머릿결에서도 장미향이 숨어있다가 밤에 내 곁에 다가온다. 행복한 장미는 영원히 우리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 -오래된 장미원 추억 일산 호수공원-

서울 대공원 장미 5/무정 정정민 이렇게 장미구경을 마쳤다 주차된 곳으로 그냥 갈까 동물원도 구경해볼까 고민하다 동물원으로 들어갔다. 새로 표를 구해야 하였지만 동물원과 식물원을 빙 돌아 나오는 셔틀버스 한 번 타고 내려올 생각을 했었다 셔틀버스는 15분 간격으로 다니는데 우리가 들어간 시간대가 점심시간으로 운행되지 않고 있었다. 11시 30분부터 1시 30분까지 더 기다리기는 시간이 너무 길고 걸어 구경하기는 더워 입구에서 산림전시관으로 해서 사진 몇 장을 찍고 내려왔다 입구에서 아름다운 홍학 사진 아프리카관 앞길에서 한련화와 보리 사진 그리고 밖으로 나와 코리끼 열차를 타고 내 차가 주차된 주차장으로 나오는데 시원한 분수가 하늘 올라가는 모습도 보기 좋아 또 몇 장인가를 담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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