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식물원 범부채 201308-1
  

범부채 詩*寫眞/茂正 鄭 政敏 잎이 돋아나고 자라서 손을 편 모양 같다 했더니 아무래도 부채야 꽃대 쑥 올라와 꽃도 그럴까 했는데 삼각으로 세 꽃잎이 나고 그 위에 작은 꽃잎 덧나와 피니 나비 모양. 붉은 꽃잎 위에 반점이라 호랑이 가죽 아닌가 뉘라서 호접화라 않겠는가. 그 꽃 진 자리마다 갓 만든 송편 떡 열려 솥에다 푹 찌면 어떨까 했더니 한여름 태양이 삶아 놓아 익은 송편 틀림없다. 송편 속에 들어 있는 검은 콩일까 심해의 조개 속 감추어진 흑진주일까 반들반들 고와서 만지고 싶은 마음 손이 먼저 가는 씨앗 잎도 신기하고 열매도 신기하니 머리 위로 지나가는 한가로운 가을 구름마저 예사롭지 않다. 070910 ************************* 분류 : 외떡잎식물 백합목 붓꽃과의 여러해살이풀 다른 이름 : 나비꽃, 호접화, 사간붓꽃, 편죽란, 범의부채 유래 : 꽃잎의 붉은색 얼룩무늬가 호랑이 털가죽처럼 보이고 넓은 잎이 마치 부채와 같아 꽃이 나비 모양을 닮았다 하여 나비꽃, 호접화 안양천을 자전거로 달려 보면 눈을 현혹하는 꽃이 많아요. 궁금하여 다가가 이렇게 촬영하여 보면 하늘의 구름이나 곁으로 흐르는 물 한가하게 노니는 새조차 범상치 않게 보입니다. 눈으로 보이는 것과 카메라로 담아지는 것 그것은 같은 것이기도 하지만 어떤 각도에서 어떤 찰라를 담기 때문에 그 찰라의 조건과 제한된 영역이 다시 눈으로 볼 때 새로운 맛을 주기도 하지요. 이것은 주변 환경과 빛 그리고 카메라의 조작 촬영자의 의지와 능력에 따라 다양하게 연출되는 것 같아요. 디지털 카메라에 대한 공부를 전혀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심안과 육안으로 보며 카메라란 매개체로 표현할 때 그것이 어떻게 나타날까 늘 궁금합니다. 사실적인 것을 촬영하고 보관하려는 의도가 먼저인데 더러 아주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나서 촬영한 나도 감탄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진을 예술이라 하는 것 같습니다. 눈으로 보지 못한 것이 사진으로 나타나기도 하니…….

  

범부채/정정민 작년 가을에 범부채 사진을 찍게 되었다. 꽃은 대부분 지고 열매가 맺힌 사진이었다. 사진을 찍는 찰라 모델이 된 잠자리도 있었다. 아직 더위가 다 가시지 않은 때였는데 그래도 바람은 느낌이 달랐다. 하늘의 구름도 여름구름 같지 않았다. 이때 한두 송이 핀 범부채를 보면서 아쉬운 생각을 금하지 못했다. 꽃보다 열매가 많아서였다. 그런데 올핸 범부채 사진을 찍게 되었다. 광명시 둑길에 범부채가 아주 많다. 그 길에는 얼마 전까지 섬초롱 꽃이 하얗게 피어 지나가는 운전자의 눈길을 사로잡더니 이제는 호랑나비 같은 범부채가 눈길을 유혹한다. 이런 꽃을 보면 가까이 가서 눈을 마주치고 싶고 그 모습도 카메라에 담아 보고 싶어진다. 주차하기 쉬운 곳이 아니라 지나치고 했는데 그 길을 일부러 자전거로 가게 되었다. 집에서 6킬로이니 자전거 운동하기 참 좋은 거리였다. 아직 씨앗은 없었지만 작년에 찍어둔 사진과 같이 한 편지지에 담아 본다면 더욱 다양하리라 생각돼 오히려 잘 되었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꽃을 사진 찍어 그 꽃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가면 싹에서부터 꽃 그리고 열매까지 다 담고 싶어진다. 그렇지만, 이것은 보통 정성과 기억력이 아니면 힘들다. 싹은 봄에 꽃은 여름에 열매는 가을에 맺히니 삼 계절을 관심으로 봐야 하는데 그 시기를 놓치면 다음해로 넘겨야 한다. 모든 것은 적절한 타이밍이다. 성경에는 이 일을 두고 심는 때가 있고 거두는 때가 있다고 했다. 사람에게도 이런 일은 꼭 있을 것이다. 문학 수업을 열심히 하는 것은 심는 때요 거두는 때는 그 열심을 다한 결과가 좋게 나타나는 때일 것이다. 하지만, 그 시기는 누구에게나 일정하지 않아 다만,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하고 나머지는 플러스 알파의 무엇이 작용해야 된다고 본다. 그렇지만 자신이 씨를 뿌리고 자신만의 수확으로 끝이 나도 그것만으로도 행복한 일이 아닌가 범부채는 누구의 부탁이나 누가 알아주길 바라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하지 않았다. 다만, 자신의 일이라 열심히 했을 뿐이다. 범부채 꽃에 앉은 호랑나비가 나비 인가 꽃인가 구분하기 어렵다. 이것이 인생이려니.. 몇해 전에 쓴 글이다. 이 글을 쓰고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야생화에 대하여 검색하다 이 글을 다시 읽게 되었다 사실 어제 밤에도 이 글과 같은 내용을 아내에게 말한 기억이 난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 돈벌이가 되지 않아도 그저 좋아서 글을 쓰게 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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