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락 칼국수 
  

바지락 칼국수 시. 사진/茂正 鄭政敏 바다 향기 밀려오는 칼국수 한 그릇 바지락 구수한 맛이다. 모락모락 올라오는 우리밀 냄새 산냄새 인가 흙냄새인가 익숙한 향기 어머니 냄새 바와 육지는 날마다 해후하지만 저마다 독특한 향기로 서로 만나 새로운 향기를 만든다 어찌 반하지 않을까 한 그릇 앞에 두고 어머니를 생각하고 바다를 생각하며 젓가락질 할 때마다 행복한 입맞춤 첫사랑 설렘에 잠긴다.

바지락/권오천(경남도립남해대학 호텔조리제빵과 교수) 바지락은 달콤하고 시원한 감칠맛이 나는 해산물로 우리 밥상의 된장국이나 칼국수에 단골로 등장하는 천연조미료이다. 바지락은 백합과에 속하는 이매패류 연체동물로 남시베리아에서 중국에 이르는 태평양연안에 서식하는 소형 어패류이다. 어원은 ‘바지라기’라고 불리던 것이 줄어 ‘바지락’으로 되었다고 전해지며, 경남지역에서는 ‘반지래기’, 동해안 지역에서는 ‘빤지락’, 인천이나 전라도 지역에서는 ‘반지락’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형태를 보면 껍데기는 달걀 모양처럼 부풀어 오른 타원형으로 표면에는 방사상 무늬가 있다. 표면은 거칠고 크기나 색깔․무늬․형태 등이 서식지의 모래와 갯벌의 성분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껍질 색깔이 검은 것 보다는 갈색을 띠는 것이 더 좋다. 바지락의 생태는 모래나 진흙 속의 식물성 플랑크톤을 먹고 살며, 번식과 성장이 빠르고 이동을 거의 하지 않는 습성을 지니고 있다. 이에 따라 썰물시에 해안 갯벌에서 조개잡이 체험을 하는 대상이 바로 바지락이다. 산란기는 7월 초순부터 8월 중순인데 이때에는 독성이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바지락의 성분을 보면 필수아미노산이 골고루 들어 있고 라이신과 히스티딘이 풍부하며 비타민B 복합체 특히 B12와 철분․코발트등 조혈성분이 많은 식품이다. 조갯국물의 시원한 맛은 단백질이 아닌 질소화합물인 타우린․베타인․핵산류(이노신산)와 유기산인 호박산 등이 어울린 것이다. 간장질환이 있는 사람이나 담석증 환자에겐 매우 좋은 식품이다. 간은 신진대사의 중심체이며 큰 화학공장 같은 것으로 분해․합성․저장․해독․중화등 만능에 가까운 작업을 순식간에 해내고 있다. 누구나 사람은 매일 간을 혹사하고 있으며 이 간의 기능이 약화되면 스태미너를 제대로 발휘할 수가 없다. 술국으로 조개탕이 좋다는 것은 확실히 근거가 있는 것이다. 뜨거운 조개탕을 호호 불면서 먹는 사람들이 시원하다고 말하는 것은 그 맛이 다른 음식에선 찾지 못하는 특수한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표현을 하는 것이다. 특히 바지락에 많이 들어 있는 타우린은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콜레스테롤을 내보내 혈액순환을 좋게 하며 간의 해독기능을 촉진하는 효과가 뛰어나다. 글리코겐은 간을 보호하고 메티오닌, 시스틴등 아미노산은 해독작용을 하며, 간에 지방이 쌓여 지방간이 되는 것을 방지하는 베타인 성분도 많이 들어 있다. 저혈압이거나 황달기가 있는 사람들이 바지락을 오래 먹으면 피부가 매끈해지고 혈색이 좋아지며 빈혈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지락은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한 건강식으로 수산물가운데서도 단백가가 매우 높다. 완전식품이라 불리는 달걀과 함량이 비슷하며 소화가 잘 되는 당분을 함유하고 지방이 5% 미만으로 적어서 담석환자에게도 좋다. 바지락에는 노약자, 임신부, 어린이 등에게 꼭 필요한 철분과 아연이 풍부하다. 바지락은 조리하기 전에 갯벌과 모래를 제거하는 ‘해감’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그 방법은 바닷물 또는 바닷물과 염도가 비슷한 소금물에 하룻밤을 담가 놓으면 된다. 조리시 바지락을 된장에 함께 넣으면 된장의 효소가 작용하여 바지락 단백질의 좋은맛을 더 강화시켜 준다. 그러나 우엉과 바지락은 우엉에 많은 섬유질이 바지락에 들어 있는 철분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좋지 않다.

  

바지락 칼국수/무정 정정민 서해 바닷가에 가면 수많은 음식점 중 칼국수를 팔지 않는 집을 찾기 어렵다. 너나 할 것 없이 바지락 칼국수다. 바지락과 칼국수를 같이 넣고 끓여 그 맛이 시원하고 소화도 잘 되어 많은 대중이 찾는 서민 음식이다. 값이 저렴하니 부담 없이 먹기도 좋다 바지락 칼국수를 먹어 보길 여러 번 어떤 것은 모래가 있어 불편했고 어떤 것은 바지락이 질기고 맛이 없어 다시 그 집을 찾지 않기도 했지만 어떤 집은 바지락을 듬뿍 넣어 주기도 하고 그 맛도 구수하여 다시 찾게 되는 집이 있다. 하지만 처음 간 집임에도 마음을 감동하게 하는 집이 있다. 분명 다른 집과 차별화된 전략이 있다. 오래 기억될 뿐만 아니라 근처를 지나거나 바지락 칼국수가 먹고 싶을 때는 일부러라도 가고 싶은 집 소나무 집이 그런 집이었다. 메뉴를 보니 바지락 칼국수가 1인분에 만원 보통은 6,000원 7,000원 하는데 좀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망설이는 나를 보고 "우리는 바지락 칼국수가 다른 집보다 비싸요." 이 간단한 설명 앞에 다른 집과 다를 것이란 판단을 하고 주문했다. 다른 집보다 더 긴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손님이 많아 그런 것도 아니고 재료가 없어 그런 것도 아닌 음식 조리시간이 긴 것이었다. 그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 혼자 추측하기로 칼국수를 직접 만들어서 그럴 것이다 생각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 커다란 그릇에 바지락이 듬뿍 든 칼국수가 나왔다. 바지락 껍질을 벗긴 알맹이만 들어 있는 칼국수 그 양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았다. 내 평생 한 그릇 국수에 이렇게 많은 바지락이 든 것은 처음이었다. 먹어도 먹어도 바지락이 계속 나왔다. 그래서인지 국수 맛도 구수했다. 만원의 값이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뇌리에 깊숙하게 각인되었다. 색다른 칼국수 집으로 이렇게 각인된 칼국수 집 바다향기 테마파크에서는 많이 멀지는 않다. 해서 다시 찾았다. 커다란 그릇에 가득 찬 바지락 그 향기가 그리워 가게 되었다. 오후가 좀 지난 늦은 시각이라 자리가 없어 앉지 못할 리는 없다는 생각도 있었다. 얼마 전에는 그냥 돌아 온 일도 있었기 때문에 조금은 신경이 써지기도 했다. 정말 자리가 많아 편안하게 자리 잡고 앉았다. 가장 좋은 자리를 골라 앉고 특대로 시켰다. 내 생각으로는 바지락만 더 줄 것으로 생각한 것이었다. 그렇지만 예상이 빗나갔다. 바지락뿐만 아니라 칼국수도 많았다. 평소 많은 양을 먹지도 못하는데 좀 무리를 한 것 같았다. 배도 부르고 질리기도 하여 결국은 다 먹지 못하고 나왔다. 뭐든 조금은 부족한 듯하여야 다시 그리운 법인데 질리고 나니 미련이 남지 않았다. 사람은 이렇게 자꾸 변하는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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