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구공원 가을 야생화

甘菊(감국) 詩 寫眞/茂正 鄭政敏 보이지 않아도 느껴지는 향기 내 고향 뒷동산 오솔길 억새꽃 흔들리던 길에 피어 있던 꽃 풀숲에 숨어서 피기나 한 듯 모습보다 향기로 불러 다가서면 미소 짓던 노란 꽃 어떤 이는 황국黃菊이라 하고 어떤 이는 감국甘菊이라 하니 눈으로 만나는 사람 마음으로 만나는 이가 있구나! 고향 떠난 지 수십 년이라도 가슴에 새긴 듯 잊지 못하는 향기 작아도 빛나던 모습 첫 사랑 그녀 같구나.

 

甘菊감국/茂正 정정민 이 꽃이름을 몰랐었다. 그저 들풀이려니 생각했다. 내가 살던 시골의 뒷동산 기슭 억새꽃 사이에 풀숲에 숨어 피어 있었기 때문이다. 길을 지나다 향기가 너무 좋아 가까이 가보면 작은 이 꽃이 살며시 미소 짓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앞산 기슭에 서당골이란 곳이 있었다. 이곳에 상여를 두는 곳이 있었는데 상여의 울긋불긋한 것이 무서워 그 앞을 지날 때는 바짝 긴장해야 했다. 그 상여집 안에서 무서운 귀신이 나올 것만 같아서였다. 서울에 살다가 성장하여 가보니 그 상여는 사라지고 대신에 상여를 동각이란 곳의 마루 아래 두는 것을 봤다. 동각은 마을에서 500m 정도 떨어진 들의 가장자리에 있는데 이곳엔 작은 둠벙(호수)와 팽나무 버드나무가 있었다. 수령이 깊어 오백 년은 되었을 것 같다. 버드나무도 팽나무도 세 아름은 되기 때문이다. 호수와 나무 사이에 동각(우산각) 이 있고 멀리 들이 보여서 여름엔 무척 시원했다. 나무에선 매미가 울고 장수 하늘소 같은 곤충도 많아 우리가 놀기 그만이었다. 둠벙에는 커다란 메기나 잉어 붕어도 있었다. 동각(정자의 일종 우산처럼 생겼다 하여 우산각이라 하기도 함) 으로 상여틀이 옮겨진 뒤에 그곳엔 밭이 생겼다. 그 밭을 우리가 사서 그곳에 매실을 심어 실패하고 두충을 심었으나 역시 실패했다. 그리고 다시 복분자를 심었는데 그것도 재미를 보지 못했다. 시류를 잘못 판단한 것이리라. 그래서 그 밭의 맨 위쪽에 납골당을 만들었다. 그곳에서 500미터 올라가면 기와나 그릇 깨진 것이 나오는데 오래전에 사찰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지금은 대밭만 남아 오래전의 흔적을 말해주고 있다. 양지바르고 바람이 잘 들지 않고 우리 집에서 잘 보이는 곳이라 조상님 묘로 좋은 곳이라 판단한 형님께서 수천만 원을 들여 납골당을 만들고 비석도 세웠다. 나도 죽으면 이곳으로 올 것이라 생각했다. 내 詩 비도 이곳에 세워질 것이다. ㅎㅎ 집에서 약 700미터 정도 거리다 이곳에도 감국이 있었다. 감국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얼마 되지 않는다. 소래포구 근처에 수도권 해양생태공원이 있는데 이곳에 이 감국이 많아 향기를 맡으러 일부러 갔었다. 다만, 들국화이려니 했다. 시골에서 봤던 것과 같았지만 자세하게 보니 국화를 닮았고 향기도 좋아서 그렇게 생각했는데 들국화의 범위가 너무 넓어 또 다른 이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그 이름이 바로 감국이었다. 이놈과 아주 흡사한 놈으로 산국이 있다. 산국은 감국보다 더 화경이 작다. 가지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안다. 하늘로 솟아오르듯 크는 것으로 아는데 따로 보면 혼동하기 쉬울 것 같다. 이 감국을 카메라에 잘 담아 보고 싶었는데 늘 잘 나오지 않았다. 꽃피는 시기를 잘 맞추어야 잎이며 줄기며 꽃이 다 싱싱한데 너무 이르면 아쉽고 너무 늦으면 말라버린 꽃과 잎이 아쉽다. 카메라 촬영도 경험이 적어 작은 것을 크게 찍는 솜씨가 서툴렀다. 그래서 의정부 청소년 회관에서 찍은 것이나 하늘 공원에서 찍은 것이나 수도권 해양생태공원에서 찍은 것이나 모두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인천 대공원에서 시기를 잘 맞추어 꽃을 만나 이제껏 찍은 것 중엔 제일 잘 나왔다. 하지만, 아직도 정확하지 못한 것이 있어 조금 아쉬웠다. 벼게 속에 넣으면 머리가 맑아 진다는 꽃 차를 해먹기도 하지만 어린놈은 볶아 먹기도 한다니 감국은 사람에게 참 좋은 꽃인가 보다 어느 해던가 감국에 대해 쓴 글이다. 올해는 시흥시 옥구 공원에서 감국을 보았다 몇 장인지 카메라에 담아 보았지만 내마음에 감동을 주는 사진은 얻지 못했다 감국과 구절초 이름도 다 알지 못할 다양한 꽃이 억새와 어루져 핀 가을 길 한 번은 걸어 보고 싶었던 길이었다. 그냥 좋아서 향기와 햇볕과 바람이 다 좋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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