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놀
詩 寫眞/茂正 鄭政敏
노을이 물드는 산등성이
마지막 불꽃이 찬란하다.
자신을 다 태우고도
무슨 미련이 남아
저리 멈칫거릴까
바람도 태우고
시간도 잠재우는
위대한 불꽃놀이
멀리 있어도 지척 인양
나도 쉬 가던 길 가지 못한다.
젊은 날 사랑이 한낮이듯
이제 지는 저 해처럼
자꾸 야위어가는 열정
다 타버린 뒤의 정적을 회상한다.
한 번은 있었던 뜨거운 마음
내일이 없는 이별 뒤
지천명의 하늘이 좁아진다.
석양의 바다에서/무정 정정민
망설이는 노을
수억의 시간을 반복하고도
아쉬움 다 버리지 못해
바다를 물들이는 그리움
버려야 채워지는 간명한 진리
찰라 같은 하룻밤의 고통이 싫어
얼마나 몸부림을 쳤던가
바다는 숨죽여 운다.
이별은 중독
기약 된 내일이 있다 해도
세상의 모든 것을 위로할 수 없다.
붉게 물든 바다를 보라.
그래도 아름다운 저 빛
송두리째 절망하는 밤은 아니다.
진통을 이기고 자정하여
찬란한 아침을 출산할 터이니.
붉은 노을/글 무정 정정민
문득 노을 사진이 얼마나 될까 생각해 보았다
다 찾기는 어렵지만
생각나는 몇 장을 찾아보았다
꽤 되는 것 같았다.
가끔 이렇게 뒤를 돌아보는 일을 한다
사실 매일 글을 쓰고 싶은 마음 때문에
그런 생각이 뒤를 돌아보게 하여
돌아본 뒤쪽에서 무엇이 생각나는지
그것을 찾아 사진을 뒤진다.
노을도 감동을 준 적이 많다
그 감동을 다 담아내지 못하지만
앞으로도 그 감동을 잘 표현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