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공원 남미관
  

과낙코 시. 사진/茂正 鄭政敏 처음 만난 너 멀리서서 외면 하는 듯 무심한 듯 단풍 든 나무만 보는구나 울타리 밖에서 차마 발길 돌리지 못하는 나를 분명 보았을 터인데 다가 오지도 더 멀리 가지도 안는 것은 아무 상관없다는 뜻이겠지 이름도 몰라 부르지도 못하고 좋아하는 것을 몰라 무엇을 선물 할지도 몰라 그저 순한 눈빛만 보다 시간의 저편으로 간다 아무 교감도 없었는데 출생지와 이름이 궁금했다 남미출신의 과낙코 춥지는 않니?

  

서울 대공원 남미관/무정 정정민 서울 대공원 남미관은 이번이 처음이다 티비에서만 보았던 개미햛기나 과낙코 등을 처음 보았다 이름도 생소하여 기억조차 하기 힘든 동물 악어도 나무늘보도 원숭이도 재미있게 보았다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원숭이 동작 우리가 가까이 가자 급하게 달려와 그물망 밖으로 손을 내밀었다 무언가 달라는 것이었다 안타깝게 줄만한 것이 없었다 그래서 그 표정과 동작이 참으로 나를 미안하게 했다 작은 원숭이 있는 곳으로 갔더니 그 원숭이도 그물을 타고 내려와 작은 손을 밖으로 내밀며 무언가를 달란다 곁에 있던 한 여자 손님이 과자를 주자 급하게 먹는 것을 보았다 내가 주지 못한 것이 그리고 달라는 애절한 표정이 자꾸 떠올랐다 동물원에서는 과자 주는 것을 금하는 것으로 안다 혹 병이 들거나 사람이 다칠까 염려 해서일 것이다 과낙코의 순한 눈빛에서 아련한 무언가를 느꼈다 순수일까 어린날의 고향풍경일까 처음 느꼈던 이성에 대한 추억일까 나을 반기지도 않았지만 완전하게 외면 하지도 않는 몸짓에서 야릇한 안타까움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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