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 근린 공원

가을 동화 詩 寫眞/茂正 鄭政敏 푸른 은행잎 노랗게 화장한 가을은 높은 하늘과 맑은 공기 속에 해님이 빛나고 있어 아기 손 같은 단풍나무는 하늘하늘 춤춘다. 장난꾸러기 아기 새 이 나무 저 나무 가지마다 흔드니 너무 간지러워 진 잎은 자지러질 듯이 떨어지고 뒹구는 잎들은 전설이 되고 추억이 되고 동화가 되는 꿈 같은 이야기가 된다. 가을 숲에 눈 감으면 누구나 아이가 되고 수없이 지나간 시절은 붉은 단풍잎처럼 살아난다.

 
 

고척 근린 공원/무정 정정민 개봉동 사거리에서 꽃집을 했었다 이때 고척 근린공원에 가보고 싶었으나 이상하게 가보지 못하고 가게를 접었다 그곳을 지나며 이정표를 볼 때면 공원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구로구에서 발간하는 신문을 보다 보니 구로 9경에 대한 기사가 나왔다 9경의 물망에 오른 고척 근린 공원 아무래도 가을 단풍이 아름다운 날에 가봐야 한다고 생각하고 주일 예배 후에 가게 되었다. 생각보다는 좀 컸다 단풍나무가 많고 운동시설이 다양하고 운동장 도서관 스포츠센터 등이 같이 어우러져 있어 지역민의 쉼터로 부족함이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쉬움이 있다면 주차장이 턱없이 부족했다. 그렇다 해도 공원을 빙 도는 산책로는 나무가 커서 기분 좋은 코스였다. 옆에 산도 있어 등산로를 따라 걷는 것도 건강을 위해 아주 좋을 것 같았다. 오래된 숙제 하나를 풀고 난 기분으로 돌아왔다. 주변에 이렇듯 쉴만한 곳이 있어 좋다 또 어느 날 가고 싶으면 갑자기 가게 될지도 모르겠다.

 
 

단풍 편지 글*寫眞/茂正 鄭政敏 가을 숲에 가면 단풍 냄새가 납니다. 꽃향기 같지는 않지만 그 냄새가 좋았습니다. 물론 단풍 냄새만 나는 것은 아니지요. 나무마다 가진 고유의 향기가 있어 그것은 사람의 피부를 곱게 하고 싱싱하게 한다지요. 가슴 깊이 들이마시면 이 세상의 번민이 곱게 물든 단풍처럼 아름다워지고 말지요. 단풍은 아무런 통증 없이 생기는 것 같지 않습니다. 심한 바람이 불어 생 잎이 떨어지기도 하잖아요. 그것을 견디어야 가을을 맞이하게 되지요 그 뿐은 아니겠지요. 한여름의 태양은 너무 지독하여 잎이 타들어 가는 갈증을 주지요 그것을 잘 견디는 잎만 남아 알맞은 온도의 가을날을 맞이하게 되지요 이처럼 바람이나 태양 지독한 폭우까지 이긴 건강한 잎들이 가을날 오색의 찬란한 아름다움을 나타내지요. 우리 인생도 틀림없이 이와 같을 것입니다. 이 한 세상 살다 보면 어찌 폭풍과 비바람 염천의 갈증을 경험하지 않을까요? 이것을 이긴 자만 살아남아 희끗희끗한 머리 주름 잡힌 얼굴이 되어도 눈빛은 현기가 넘치는 아름다운 단풍 같을 것입니다. 늙어서 초라하고 볼품없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당당하게 빛나는 예술 같을 것입니다. 가을 숲으로 오세요. 조금은 매캐한 듯한 그 단풍 냄새를 맡아 보세요 심신이 편하여 지고 맙니다. 이런 현란한 단풍은 꽃과 견주어도 손색없습니다. 우리 삶도 이렇게 향기롭게 살아온 경력이 빛나는 꽃과 같다는 것을 확인하게요. 그리고 노래하게요 한 세상 너로 하여 행복하였다는 말도 하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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