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야기 2

가을 이야기 詩 寫眞/茂正 鄭政敏 가을이 간다 방 안에 있던 벵골 고무나무 푸른 잎 노랗게 물들더니 어느 사이 나목이 되었다. 놓아야 할 수많은 사연을 가을에는 보내야 한다는 것을 늘 침묵하던 나무도 아는데 나는 가을을 탄다 입술이 트고 기침이 났다 그래도 놓지 못한 사연 가을 이야기 달콤한 목소리로 이국의 가을을 말하던 그 사연을 잊지 못했다. 창밖 단풍나무도 화려한 옷을 벗었다. 나도 가을을 벗어나련다 나에게 달린 가을의 전설을 모두 떨어트려야겠다 겨울을 맞아야 하니까

  

가을 이야기/무정 정정민 '가을에는 편지를 쓰겠어요 누구라도 나의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이 말을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 매년 오는 가을 그리고 매년 가는 가을 무슨 특별한 의미가 있어 맞이하고 또 그렇게 보내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제 첫눈이 내린 것을 보며 정말 가을이 간다는 생각에 자꾸 아쉬움이 생겼다. 첫눈이 내리면 그 소식을 전하고 싶은 사람이 나에게 있던가 생각했다. 생각나는 사람이 있어 문자를 보내보았다. 금세 답장이 왔다. 펑펑 내린다는 말이 오묘하다 정말 내리고야 있었겠지만 내가 있는 곳은 싸락눈 정도였다. 지역마다 달리 내리기도 하니까 정말 내리고 있었겠지만 눈이 많이 내리는 것만큼 가을이 가고 있다는 것이 아닌가 나는 아직 가을을 다 보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마당에 남아있는 단풍도 그렇지만 내 글속에도 몇 편의 가을이 남아있다. 문득 가을 이야기를 해주던 시인 생각이 났다. 갑자기 연락이 끊겨 그 심중을 알 수 없지만 가을은 나뭇잎이든 사람이든 가기도 한다는 것을 다시 알게 되었다. 방 안의 고무나무가 단풍들더니 나와 고별한 것 같다 만남은 이미 이별을 준비하는 것 나도 보낼만한 것을 보내고 하얀 눈이 내리는 겨울을 맞을 준비를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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