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속촌 2
  

나무다리 詩 寫眞/茂正 鄭政敏 친구가 살던 곳 송정 소나무가 아름다워 정자에 올라보면 달빛 부서지는 삼정벌이 꿈처럼 펼쳐지던 곳이었다 삼정호에서 삼정벌로 흘러가는 삼정천에는 다리가 있었다 내가 살던 벽유정과 송정을 연결하는 나무다리 흐르는 맑은 물 위에 조각배처럼 떠 있었다 버드나무 아래 책 읽다 지치면 다리를 건너 친구에게로 갔다 세월의 소리가 삐걱 삐걱 하던 오래된 다리 수백의 눈비가 그 다리를 늙게 했지만 싫다는 말없이 아무 때라도 등을 허락한 다리 이제 그 다리도 친구도 세월의 저편으로 갔지만 나는 기억한다 묵직한 그 다리 그리운 친구

나무다리/무정 정정민 내가 살던 고향 집 앞에는 개울이 있다. 사철 물이 흐르지만, 여름 홍수가 나면 이 개울을 건널 수 없었다. 그래서 밖으로 나가는 길과 집이 있는 쪽으로 커다란 통나무 두 개를 걸쳐 놓았다. 나무가 무척 커 한 아름도 넘지만 사람이 건너다니는 것은 편안치 않았다. 그 길이가 어림잡아 10미터는 되고 높이도 어른 키 세배는 되기 때문에 연세가 높거나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다소 긴장해야 했다. 우마차는 다리 아래로 다니는데 엷은 물이라 그냥 다닐 수 있었다. 이만한 개울이 있는 민속촌 그곳에도 다리가 있었다. 목조다리였다. 강원도에서 봤던 꺼먹다리 파주의 자유의 다리도 목조였다. 그만큼 규모가 크지는 않았지만 내 고향 집에서 보았던 다리보다는 튼튼하고 규모도 컸다. 아련한 추억을 살리는 다리를 어찌 건너보지 않으랴 찬바람이 개울을 따라 지나가며 내 옷깃을 여미게 하고 새소리 물소리가 어느 산골에나 와있는 듯하게 하여 더욱 정감이 가는 것 같았다 지난 일은 다 잊는 법이 아닌가 보다 기억하여 나를 정서적으로 풍요하게 하는 것들 바로 어릴 적 살았던 고향이다 고향에서 보았던 목조다리를 민속촌에서 보니 잠시지만 다리를 건너 친구에게로 가던 일이 떠올랐다. 지금은 튼튼한 콘크리트 다리로 변했고 친구는 교통사고로 하늘나라에 갔지만 어찌 잊으랴 그 다리 그 친구를

'시인 정정민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옹기 생활관 한국 민속촌 4  (0) 2013.11.26
징검다리  (0) 2013.11.25
가을 이야기 6 만추의 가을 비  (0) 2013.11.24
가을 이야기 5/가을 여자 11  (0) 2013.11.23
가을 이야기 4 의암호  (0) 2013.11.2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