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속촌 3

징검다리 시. 사진/무정 정정민 한 걸음 두 걸음 다리가 흔들린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또 한 걸음 지팡이도 마땅하게 디딜 곳 없어 눈을 크게 뜨고 또 한 걸음 절반을 건넜는데 친구는 보이지 않는다. 물에 빠져도 죽지 않으련만 너무 어지러우면 쉬어 가도 되는데 앞서 간 친구가 자꾸 부른다. 달려가던 길이 걸어가도 힘들고 빠져도 곧 나올 수 있었던 작은 개울이 두렵다. 노을이 타는 산 그 모퉁이 집이 멀지 않건만 발이 어지럽다. 마지막 하나 그 돌만 디디면 건너는데….

  

민속촌의 징검다리/무정 정정민 민속촌에는 징검다리도 있었다. 한국 전통적인 징검다리라고 했다. 물이 흘러가는 개울을 건너기 힘들어 보폭에 알맞은 거리만큼 커다란 돌을 놓아 그 돌을 밟고 건너도록 해놓은 다리를 징검다리로 알고 있다. 내가 알고 있는 징검다리보다 훨씬 크고 넓은 다리 건너는 것이 크게 부담되지 않는 다리였다. 여러 곳에서 조경용으로 만들어 놓은 예쁘고 멋진 징검다리를 보았는데 이곳은 그보다 규모가 많이 컸다. 징검다리는 정감이 간다 고향 집 앞 개울에 목조 다리도 있었지만 돌 몇 개 놓아둔 징검다리도 있었다. 이런 곳의 징검다리와는 비교도 되지 않은 아주 작은 돌 두어 개 있는 정도의 징검다리 그렇지만 징검다리란 단어만으로도 고향 생각이 난다.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는 집에서 2킬로가 조금 더 되었다. 큰길로 돌아서 가는 길과 샛길로 질러가는 길이 있었는데 샛길로 가는 길에는 영산강으로 흘러가는 중보라는 제법 큰 개울을 건너야 했는데 이곳은 징검다리라기보다는 콘크리트로 징검다리처럼 만들어 놓은 곳이 있었다. 홍수로 물이 범람하면 건너지 못하지만 보통은 건너다니는 곳이었다. 이곳 말고도 수량이 적으면 다닐 수 있는 곳에 돌이 세 개 정도 놓여있어 건너다녔는데 자꾸 그 길도 생각난다 맑은 물과 물속에 살던 꼬막 나중에 알고 보니 재첩이었다. 그리고 물새가 날아가던 길 황새도 무척 많았고 참게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징검다리란 말은 고향과 연결되어 반가운 마음이 생기는 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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