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우리 꽃 식물원 26
  

눈 소식 /茂正 鄭政敏 하얀 눈이 내렸으면 좋겠다. 온 세상이 잠잠한 새벽 첫 발자국을 남기며 교회에 나가 기도하고 싶기 때문이다. 밤을 새워도 잠재우지 못한 안타까운 그리움을 차가운 눈송이가 덮을지도 몰라 감사의 기도를 하고 싶기 때문이다. 하루 이틀 하늘을 봐도 곧 내릴 것 같은 눈은 내리지 않고 그리움은 보름달보다 더 커지고 말았다. 오늘 이른 아침 멀리 까치소리 은은하더니 전화기 문자 음이 귓전을 울린다. 함박눈이 내린다는 눈이 내려도 창 밖이 온통 하얀색으로 변해도 내 마음에 눈이 내리지 않으면 여전히 잠 못 이룰 일 그대로 있겠다.

  

화성 우리 꽃 식물원 26/무정 정정민 하얀 눈이 쌓인 산길이나 들길 한 겨울에 걷는 즐거움은 색다르다 겨울만이 주는 낭만일 것이라 생각한다 뽀드득 소리가 나는 길 눈이 그치고 햇볕이 쏟아지는 눈부신 눈길을 걸으면 그저 기분이 좋다 호젓한 산길에 새라도 푸드득 날며 나뭇가지에 쌓인 눈이 쏟아지면 그것도 색다른 겨울의 풍미가 된다 마른 청미래 붉은 열매라도 본다면 그것도 반가움이 된다. 들길 물이 솟는 곳에 이르면 작은 물고기가 헤엄치는 것을 보기도한다 아무리 추워도 물고기는 여전히 활발하다 생명있는 수 많은 것들이 숨죽여 겨울을 맞이하는 것도 볼만하다 우리나라 최대의 유리온실이라 하는 우리 꽃 식물원 많은 사람이 오지 않았지만 창 밖의 흰눈과 온실 안의 꽃이 무척 기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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