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 정 정민
2014. 1. 2. 08:33
2014. 1. 2. 08:33
겨울바다 11
선착장
시. 寫眞/茂正 鄭政敏
사람은 집에서 쉬고
새는 둥지에서 쉬듯
배는 선착장에서 쉰다.
출항 할 때는 혼자 가지 않는다.
선원을 태우고 출발하고
선장의 지시를 받아서만 간다.
목적 없이 가지 않고
분명한 이유가 있을 때만 바다로 간다.
늘 순탄하지 않아
때론 파선될 위기를 맞기도 한다.
거친 파도 때문이고
때론 서로 부딪치기도 하여
생명의 위험을 느낀다.
너무 먼길을 가거나
길이 어두워 돌아오는 길을 잃으면
망망한 바다에서 표류하기도 한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배는 돌아와야 한다.
일정한 기간이 아니어도
목적을 이루면 돌아와야 하는 곳
그곳은 평화와 안식이 있는 선착장이다.
내 선착장은 어딘가
하늘일까
땅일까
반드시 돌아가야 하는 그곳
혹 바람 속은 아닐까
오늘 밤도 작은 항구에서
잠시 하늘을 보며
좌표를 살피고 있다.
겨울 바다 11/무정 정정민
갑오년 첫 날
바닷가에 가보고 싶었다
집에서 쉬는 큰아이에게
같이 가겠냐고 물었더니 쉬고 싶단다
결국 출근한 둘째와 막내는 없고
아내와 둘이서 바닷가를 찾았다
시원한 바다가 잘 보이는 시화방조제
점심시간이 되어 먼저 식당을 찾았다
영흥도의 제 3부두
해물 칼국수를 시키고 바라본 바다는
영흥대교 아래 출렁거렸다.
지난 2013년을 돌아보고
새해는 어떻게 보낼지 생각을 정리했다.
무엇보다도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지금으로서는 그보다 중요한 것은 없는 것 같았다
삶의 질을 생각할 때도 그렇고
자식들을 생각해서도 그렇다
요즘 아내는 허리 통증으로 고생 중이고
나또한 허리가 좋지 않아
늘 잔잔한 고통속에 지내는 것을 보면
나이가 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직장 생활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남은 기간동안도 최선을 다하며
동료와 잘 지내야 겠다고 다짐했다.
사람이 가장 우선해야 할 일
그것은 사람과의 관계를 좋게 하는 일
무엇을 하든 행복을 위해 일하는 우리가
당연시 해야 할 것이니 더욱 지혜가
필요하리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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