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미산 진달래 3
  

진달래 유래와 전설 옮긴 글 寫眞/茂正 鄭政敏 진달래를 두견화라고 하고 접동새를 일명 두견새라고도 합니다. 두견새는 봄에 오는 철새로서 이로운 새인데 두견새의 특징은 숲속에서 홀로 살며 둥지를 짓지 않는다고 합니다. 알은 휘파람새 등의 둥지에 한 개씩 낳아 놓음으로써 다른 새가 대신 새끼를 기르게 하며 자신은 조금도 자기의 새끼를 돌보지 않습니다. 무슨 사정이 있어 그렇게 되었을까요? 그래서인지 두견새의 울음은 듣는 이에 따라서는 처절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거기에는 애달픈 전설이 전합니다. 옛날 중국 촉나라의 임금 망제는 이름이 두우였습니다. 위나라에 망한 후 그는 도망하여 복위를 꿈꾸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억울하게 죽어 그 넋이 두견새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한이 맺힌 두견새는 밤이고 낮이고 "귀촉, 귀촉(고향-촉-으로 돌아가고 싶다)"하며 슬피 울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새를 귀촉도라고도 불렀습니다. 이와 같이 죽은 망제의 혼인 두견새는 그 맺힌 한으로 하여 피를 토하며 울고 토한 피를 다시 삼켜 목을 적셨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그 한이 맺힌 피가 땅에 떨어져 진달래 뿌리에 스며들어 꽃이 붉어졌다고 하고, 또 꽃잎에 떨어져 붉게 꽃잎에 물이 들었다고 합니다. 두견새는 봄이 되면 밤낮으로 슬피우는데 특히 핏빛같이 붉은 진달래만 보면 더욱 우지진다 하고, 한 번 우짖는 소리에 진달래꽃이 한 송이씩 떨어진다고도 합니다. 당나라 백거이의 <산석류, 원구에게 붙인다>라는 시에 "두견이 한번 울 때마다 두견화는 한 가지씩 핀다"는 구절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진달래꽃 보다 아름다운 당신 詩 사진/무정 정정민 진달래를 보면 청초하리만큼 고왔던 18세 당신이 생각납니다 수줍어만 하던 모습 나도 차마 말 못하고 가슴만 태우던 시절 돌이켜 보니 황홀하게 아름다웠던 그때로 다시 한번 꼭 가보고 싶습니다 당신은 이 꽃과 비교되지 않을 만큼 아름다워 얼마나 가슴 깊게 담았는지 내 평생 잊지 못할 고운 모습입니다 이 꽃은 피면 지고 계절이 다시오면 또 피련만 우리의 지나버린 모습은 다시 오지 않으니 감당하기 어려운 아픔에 조용히 눈을 감아 봅니다 이 세상의 모든 만물이 시간 앞에 무력하여 변화를 거듭하고 쇠퇴하지만 내 사랑은 더욱 고와지고 더욱 성숙해진 깊은 뿌리가 되어 단단하고 튼튼한 나무가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당신 이 세상 무슨 꽃이 당신보다 더하리 내 맘에 핀 꽃 이 사랑 꽃은 이 생명이 다하여도 변하지 않는 청초한 18세 당신입니다.

  

원미산 진달래 3/무정 정정민 이른 아침에 원미산에 오르니 서리가 바닥에 깔려 손까지 시렸다. 그래도 진달래가 반가워 꽃 가까이 가서 카메라에 담았다 사람이 구름처럼 몰려 오면 카메라에 담기 어려워 서둘러 담으며 계단을 오르고 올랐다. 높지 않은 원미산이었지만 마음이 급하여 다소 서둘렀더니 가끔 시리던 무릎이 좋지 않았다 숨도 다소 차서 그것도 진정시켜야 했다. 겨우 정상에 오르니 눈 아래 펼쳐진 분홍 물결이 나를 감동하게 했다. 산 어디선가 부엉이가 울었다. 진달래밭에서는 귀촉도가 울어야 하지만 그 슬픈 사연에 상춘객이 울지도 몰라 다른 곳으로 갔는지 짝 찾는 부엉이만 구슬프게 울어 괜스레 내 마음이 아팠다. 친하게 지내던 사람을 보내면 누구라도 그 마음이 아프지 않겠는가 내가 누군가를 보냈는지 생각하니 몇 년 전인가 친구가 3월의 봄눈을 맞으며 이승을 하직한 일이 생각났다. 남자지만 여자처럼 곱던 친구 춤도 잘 추고 놀기 좋아하며 다정한 성격을 가졌는데 급작스럽게 우리의 손을 놓아버려 그 충격이 한동안 계속되었던 일이 생각났다. 진달래도 곧 지겠지 벚꽃도 가리라 나도 가리라 세월의 저편에서 어떻게 웃을까 오늘만이라도 활짝 웃자 진달래 분홍 꽃 미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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