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푸른 수목원의 4월

 

백목련 꽃 詩 사진/茂正 鄭政敏 천상에서 오셨는지 빈 가지에 하루 내내 고고한 자태로 계시는 이어! 하늘을 향하여 웃음 짓는 흰 미소가 아름다운 겸손한 향기는 이 가슴에 있나이다. 봄에만 피지 마시고 언제나 이 가슴에 천 년의 학이 되어 깃을 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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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꽃/글 정정민 내 화단에는 목련꽃이 없다. 시골에 살 적에도 화단에는 목련꽃이 없었다. 지금도 없다. 다른 많 은 꽃이 있었지만 목련꽃이 없다. 아파트 화단에 그리고 개인주택 담 너머에 그리고 학교 담장 에 하얀 목련이 피어 있는데 내게는 목련꽃이 없다. 어디를 가거나 목련꽃을 볼 수가 있는데 내 게는 목련꽃이 왜 없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물론 목련꽃에 대한 추억도 없다. 아무래도 올 봄에 는 목련꽃 추억하나 만들어야 할 것 같다. 너무 생각해 낼 추억이 없어서 어린 날로 돌아가서 생각을 해보니 겨우 하나 있긴 하다. 사춘기 였을 시절인데 "목련꽃 그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는다. "하는 말을 읽은 것 같다. 사귀었는지 노랫말이었는지 기억이 확실하지 않는데 '도대체 왜 목련꽃 그늘서 편지를 읽는단 말인가?' 하 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있다. 꽃 그늘은 어떤 것이며 확실하게 그늘은 있는 것인가. 내가 생각하 는 그늘은 햇볕을 완전히 차단하는 나무 그늘이나 건물이 해를 가려서 생기는 그늘을 생각하는 데 어떻게 꽃이 그늘을 만들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것이 내가 목련꽃에 대한 사춘기 의 추억이다. 이 목련꽃에 대하여 많은 시인이 시를 쓴 것을 봤다. 나도 그런 시를 써 보고 싶다. 그런데 내시에 는 목련꽃이란 시가 없다. 시상이 떠오르지 않으니 당연히 목련꽃 시가 없다. 어제는 아내와 차 를 타고 가는 중에 흰 목련을 보게 되었다. 아내는 저 목련꽃이 윤기 자르르 도는 하얀 송편 같다 는 말을 한다. 다시 한 번 보니 그렇게 보인다. 그런데 내게는 어떤 비유도 되지 않고 아무것도 떠 오르지 않을까. 아내가 시인인 모양이다. 이런 생각을 하는 중에 열심히 목련꽃과 연상되어 떠오르는 것이 무엇일지 혼자서 생각해 보니 나에게는 이런 생각이 든다. 얼굴이 깨끗하고 흰 20대의 여성이 하얀 미색의 투피스를 입고 햇 살 사이로 걸어가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그런 여성 중 누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인지 생각을 해 보니 놀랍게도 초등학교 동창생 중 우리 마을에 살았던 여자동창이 생각이 난다. 지금은 일산 에 살고 있는데 그 친구의 얼굴이 백목련꽃 같다는 생각을 해냈다 고운 피부를 가지고 있고 흰 피부다. 다소곳이 고개를 숙인 점잖고 소녀 같은 모습을 지금도 지 닌 친구다. 어렸을 적에는 서로 말 한 마디 해 보고 살지 못했지만 최근에야 친구라고 손을 잡고 악수도 하고 반가운 표정을 짓기도 한다. 지난해에 딸이 시집을 가는 곳에 갔는데 그 딸도 엄마 처럼 아주 고왔다. 그 친구가 내게는 백목련 같았다는 생각을 지금에야 해냈다. 내 친구 중에 안산에 사는 윤작가는 백목련을 할머니의 흰머리에 비유하여 훌륭한 작품을 썼는 데 그것도 이제는 생각이 난다. 대부분 친구가 생각나는 꽃이란 사실을 알았다. 이 봄에 목련에 대한 글을 한편 써 보기를 원했는데 줄거리가 있는 글을 결국 쓰지 못하고 만 것 같다. 그러나 목 련은 참 순박하고 깨끗한 꽃으로 잎이 나기 전에 피우는 아름다운 꽃으로 마음에 두고 아름다 운 친구를 생각해야겠다. 한잎 두잎 지는 꽃을 보니 아쉬운 마음이 든다. 내 마음의 연민도 지는 것인가.(05 4 13 에 쓴 글)

  

서울 푸른 수목원의 4월/무정 정정민 서울 푸른 수목원의 얼굴은 자주 바뀐다. 새싹이 돋고 꽃이 지고 또 새로 피기 때문이다. 오늘은 어떤 꽃이 방긋 웃고 있을지 궁금하여 가끔 가본다. 또 산책하기 좋은 호수가 있어 가기도 한다. 4월 초의 서울 푸른 수목원에는 돌단풍 목련 단풍나무 영춘화 조팝꽃이 있었다. 카메라에 담으며 또 어떤 꽃이 필지 다음에 보게 되리라 생각해 보기도 했다. 물새가 날아와 호수에서 놀고 바람이 시원하여 머리카락이 흔들리는 것도 기분 좋은데 푸른 이파리가 나온 수양버들이 흔들리는 것도 볼만했다 이런 수목원이 가까운 곳에 있어 좋았다. 토요일에 다녀온 곳을 일요일에 또 갔다. 아내의 친구가 가보고 싶어 해 점심을 먹고 가볍게 걸어 보았다. 작은 온실에는 열대식물이 자라고 있어 그 열매를 볼 것을 기대하고 있다. 신비한 보석 같은 열매가 열리기도 했는데 카메라를 준비하지 못하여 토요일 사진만 올려본다. 목련꽃 사진을 찍으며 오래전 쓴 수필을 올려보았다. 이제는 목련에 대한 시도 있으니 그때와는 조금 다른 기분이 들지만 하얀 목련은 참 아름다워 가슴이 뭉클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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