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 앵두 꽃 3
  

앵두 꽃 지고 시. 사진/茂正 鄭政敏 시골집 담벼락에 붙어사는 앵두나무 봄마다 꽃피면 동박새 찾아와 구슬피 울었다. 꽃 피고 새가 울면 꽃잎 지는데 내 누님 가시던 그날이었다. 봄이 되면 그 꽃피고 동박새 다시 우는데 한 번 가신 내 누님 뵐 길 없다. 부질없는 그리움이라도 앵두꽃 피고 지는 봄을 또 기다린다.

  

앵두 꽃 3/무정 정정민 시골집 담벼락에 앵두 나무 한 그루 있었다. 봄마다 꽃피우고 새도 날아오면 앵두 열매가 붉게 익을 날을 기다렸다 한주먹 따서 입 안에 넣고 먹는 맛이 보통 즐거움이 아니어서. 어느 해는 담벼락을 뚫고 옆집에도 큰 가지가 자라고 있었다 그리고 곧 그곳에도 앵두 꽃이 피었다. 참 야릇했다 분명 우리 집에서 뻗어 간 앵두지만 우리 것이라 주장하기도 그렇고 그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되지도 않았다. 그러나 어쩌랴 이웃이라면 나누어 먹기도 하는데 그렇게라도 나눌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했다. 문득 백사 이항복의 어린 날이 생각되었다. 자신의 집 감나무 가지가 담을 넘어 이웃집으로 뻗어 갔다 가을이 되자 감이 잘 익었는데 그 집으로 뻗은 가지에 열린 감은 따올 수 없었다. 그 집은 당시 세도가인 권율의 집이었기 때문이다. 어린 이항복은 그 집으로 찾아가 권율 장군이 계시는 방 창호지에 과감하게 자신의 손을 내밀었다 어린 것이 지나치게 치기 어린 행동을 한 것이나 장군은 왜 그런 짓을 했느냐고 점잖게 물었다 했더니 "이 손이 누구의 손입니까?" 장군께서는 망설이지 않고 "네 손이지 않느냐." 그러자 백사는 감나무 이야길 하였다 몸통이 우리 집에 있는 감나무가지가 이집으로 뻗었다하나 그것은 우리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다. 권율은 어린 백사의 지혜를 보고 사위로 삼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ㅎ 앵두 나무를 생각하다 쓴 글 맨 위의 사진은 안양천에서 그 나머지는 화랑유원지 앵두 꽃이다. 이날은 몹시 추워 오래 있지 못했다. 그래서 인지 꽃잎도 좋지 않다 해마다 오는 봄이련만 올봄은 일찍 오더니 다시 추워져 식물들이 적응하기 힘들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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