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당화 가지를 태울라 
  

산당화 詩 사진 무정 정정민 붉고 붉어 다 타버릴 정염의 화신 산당화 담장 옆에 피었다. 봄바람 살랑살랑 속삭이는 봄볕 가슴깊이 감춘 춘심 어이 감추나 담 너머 곱상한 긴 머리 소녀 혼자 좋아라 애타는 마음 벌써 알기나 한 듯 피었다. 꽃잎 따 몰래 던져놓고 날마다 기웃거리던 사십 년 전 그날처럼.

산당화/무정 정정민 중국 역사를 한참 보았더니 눈이 아팠다 연차를 내고 하루 내내 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의욕뿐이었다. 눈이 아픈 것은 이미 시작된 노안 체력의 약화 등이었다. 아무래도 잠시 꽃구경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집에서 10여 킬로 되는 인천 대공원으로 향했다. 공원에 도착하자 배가 고팠다 근처식당으로 들어가 콩나물국밥 보쌈이라는 긴 제목의 음식을 시켜 맛있게 먹었다. 처음 대하는 음식 맛도 칼칼하여 잘 먹었다 전주에서 처음 먹었던 콩나물 비빔밥이 생각났다. 콩나물 하면 늘 전주가 생각난다 학창 시절의 친구가 생각나서. 배를 채우고 공원으로 들어서니 청보리밭이 보였다. 그 길을 지나자 개나리가 보였다. 푸른 밭길을 지나 노란 개나리 길을 지나는데 보일 듯 말듯 붉게 타는 산당화 이제 꽃망울이 터지기 직전이었다. 어찌나 붉던지 가지를 태울 것 같았다. 매년 보던 꽃이다. 고향 집 화단에 붉게 피어 나를 보며 웃던 꽃 어린이 주먹만 한 열매도 열리는데 처음에는 이 꽃이 매화를 닮아 홍매화려니 했다 열매도 매화종류니까 무척 실것이라 생각했다 너무 단단하여 베어 물 수 없었다. 고향 집 화단에서 매년 보았던 꽃이라 어디에서 만나든 반갑다 이렇게 올봄에도 산당화를 만나 눈이 호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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