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지붕/정정민 허연 보름달이 놀다 가는 곳 참새 무리 지어 앉았다 가는 한겨울 추위 속에서 굼벵이는 여름날을 기다리는 곳 흰 눈이 펑펑 내리면 불평 한마디 하지 않고 다 받아주던 고드름이 낭만적인 지붕 머리 삭아 부스러져도 가슴에 품은 것은 하나도 버리지 않았다 곧 여름이 오리라 믿어 그저 묵묵히 세월을 켜켜이 이고 있다 여름날의 박꽃을 사랑하여 안고 애지중지 별빛까지 모아 키우지 않았던가 가슴저리는 고통 속에서도 기어이 키우고야 말았던 그 사랑 노란 호박꽃 푸른 나팔꽃이 찾아오면 한여름의 모진 더위도 힘들어하지 않았다 그저 날 의지하여 하늘로 오르라 했다 그런 너를 사랑했다 불평 없는 너를, 사랑만 있는 너를 사랑해 가을마다 마람으로 덧옷을 입혔지 상투자리에 용마람까지 올려 이 세상 무엇보다 아름답게 꾸몄지 찬바람 이는 이 저녁 내 조부모, 내 부모가 사랑한 너를 나도 사랑한다. 마람:이엉 용마람: 지붕 맨 위에 올리는 이엉
초가지붕/무정 정정민 허연 보름달이 놀다 가는 곳 참새 무리 지어 앉았다 가는 한겨울 추위 속에서 굼벵이는 여름날을 기다리는 곳 흰 눈이 펑펑 내리면 불평 한마디 하지 않고 다 받아주던 고드름이 낭만적인 지붕 머리 삭아 부스러져도 가슴에 품은 것은 하나도 버리지 않았다 곧 여름이 오리라 믿어 그저 묵묵히 세월을 켜켜이 이고 있다 여름날의 박꽃을 사랑하여 안고 애지중지 별빛까지 모아 키우지 않았던가 가슴저리는 고통 속에서도 기어이 키우고야 말았던 그 사랑 노란 호박꽃 푸른 나팔꽃이 찾아오면 한여름의 모진 더위도 힘들어하지 않았다 그저 날 의지하여 하늘로 오르라 했다 그런 너를 사랑했다 불평 없는 너를, 사랑만 있는 너를 사랑해 가을마다 마람으로 덧옷을 입혔지 상투자리에 용마람까지 올려 이 세상 무엇보다 아름답게 꾸몄지 찬바람 이는 이 저녁 내 조부모, 내 부모가 사랑한 너를 나도 사랑한다. 마람:이엉 용마람: 지붕 맨 위에 올리는 이엉 공유하기 게시글 관리 무정 정정민 시와 글 '시인 정정민 >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세미/평화공원 (0) 2014.08.16 분수/평화공원 (0) 2014.08.15 시흥 연꽃 테마파크 (0) 2014.08.13 복숭아 (0) 2014.08.12 무궁화/서서울 호수공원 3 (0) 2014.08.12 + Recent posts Powered by Tistory, Designed by wallel Rss Feed and Twitter, Facebook, Youtube, Google+ 티스토리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