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한 커피 같은 말 -정정민- 찬 바람이 거리를 휩쓸고 지나간다 바람이 들어올 틈새가 없도록 차창의 문을 꼭꼭 닫아 놓고 투명 유리창으로 보이는 바람의 흔적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문득 다정한 얼굴 하나 떠올려 보았다 초등학교 동창이다 한두 사람이 아니련만 그 얼굴이 떠오른 것은 나에게 늘 다정하여 그런 것 같다 다른 친구보다 유독 내 글을 사랑하여 주고 "이 세상에서 너처럼 아름다운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라고 말을 한다 "그래서 너만큼 행복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라고 괜스레 나를 부러워 해준다 그러면 철없는 나는 내가 정말 그런 사람으로 착각을 하고 만다 그 친구다 가끔은 우리 만나서 맛있는 식사를 해야 되지 않느냐고 자신의 바쁜 사업에 대한 모든 일을 일단 미루고 전화까지 꺼두고 무조건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어서 가자고 한다 그리고 무슨 이야기 인지 우리는 주섬주섬하고 술도 한 잔을 한다 나야 하지 못하니 그 친구가 술을 먹고 나는 안주를 먹는다 돌아오는 길은 운전을 내가 해야 한다 그런데 만난 지가 오래되었다 한 달이 지난 것 같으니 너무 오래된 것이다 "기온이 차가우니 건강 조심 하세요." 하는 문자를 보냈더니 "춥지? 감기 조심해!" 그 말이 왜 가슴을 뜨겁게 할까 진정한 말이기 때문이다 짧아도 따끈한 커피 같다 가슴이 뜨거워진다 참으로 좋은 친구가 내게 있음이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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