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바다

    봄 바다/무정 정정민 봄바람 부는 4월엔 푸른 바다에 가자! 열일곱 소녀 연분홍 꽃 가슴 그 시절로 가게 검정치마와 굽 높은 구두를 신고 발간 블라우스를 입고 가자! 널 따란 해변 새들도 자유로운 백사장에서 한 점 장미 꽃이 될 수 있으니 파도소리 반주 삼아 주찬양 해 보자! 반짝이는 햇살 눈이 부셔 높은 하늘이 더 아름다운 날 내 마음은 바다가 된다. 누구라도 무엇이라도 사랑할 수 있는 넓고 푸르고 부드러운 봄 바람 부는 바다


 

 

봄 바다/무정 정정민 봄바람 부는 4월엔 푸른 바다에 가자! 열일곱 소녀 연분홍 꽃 가슴 그 시절로 가게 검정치마와 굽 높은 구두를 신고 발간 블라우스를 입고 가자! 널 따란 해변 새들도 자유로운 백사장에서 한 점 장미 꽃이 될 수 있으니 파도소리 반주 삼아 주찬양 해 보자! 반짝이는 햇살 눈이 부셔 높은 하늘이 더 아름다운 날 내 마음은 바다가 된다. 누구라도 무엇이라도 사랑할 수 있는 넓고 푸르고 부드러운 봄 바람 부는 바다

 

봄 바다/무정 정정민 요즘 눈이 너무 피곤하다 나이 들어 컴퓨터 작업을 많이 한 까닭이다 같은 또래 친구 이야길 들어보면 한 시간 컴퓨터 작업도 벅차다고 했다 그런데 시력도 좋지 않고 한쪽 시력을 잃은 내가 온종일 컴퓨터 작업을 하니까 눈이 뻑뻑하고 시야도 흐려 걱정도 되고 스트레스도 많았다. 그래서 안경을 하나 맞추긴 했다. 안경원에서도 시력이 아주 나쁘다고 했다. 이런 내가 스트레스도 날리고 눈도 좀 밝아지는 무엇이 없을까 생각하다 주꾸미를 먹으러 가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했다. 새로 맞춘 안경으로도 해결되지 않고 뿌옇게 흐려진 시야가 힘들기도 해서다. 그런데 또 하나 걱정이 있었다 고지혈증약을 먹는 사람은 문어 낙지 굴 새우 등을 삼가라고 했다. 주꾸미도 낙지와 비슷하여 먹으면 안 되려니 생각한 것이다. 내가 날마다 먹는 고지혈증 약효가 떨어질까 해서다 해서 주꾸미가 고지혈증에 좋지 않은가 검색했더니 예상 밖으로 좋다는 것이다. 더구나 타우린이 많아 눈에도 좋단다 망설이지 않고 봄 바다로 향했다 영흥도였다. 어느 해던가 갔던 주꾸미 샤브집 어찌나 맛있게 먹었던지 언제 가는 다시 그 집에 가보리라 했던 집 봉지네 집 눈에도 좋고 맛도 좋고 친절한 집 행복한 하루가 그곳에서 갔다. 돌아오는 길은 눈이 정말 밝고 부드럽기가 봄바람 같았다. 이렇게 행복해 지기도 한다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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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2

 

빗속의 기다림 茂正 鄭政敏 비가 오는 날은 마음부터 비에 젖어 우산을 준비한다. 들꽃 향기나는 산길을 우산 하나로 갔던 기억과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주차하고 마시던 커피향이 견디지 못하게 하여 아무도 없는 길을 혼자서 바쁘게 가고 허탈한 심정을 비바람처럼 노래하면 산과 바다도 같이 운다.

봄비 맞으며 오는 이 茂正 鄭政敏 비 오는 날에 그리운 사람 가슴이 저려 눈을 감으면 꿈인 듯 피어나는 꽃 안개 환희 우산을 들고 저만치 먼저 나가 오시는 길목 바라보고 있노라면 행복한 이야기가 영화처럼 흘러가 기다림은 환상의 섬이 되고 차가운 빗방울이 싫은 날은 차를 타고 나가 기다리면 떨어지는 빗소리가 음악 같고 차창으로 흐르는 빗물이 그림 같아 눈부신 기다림이 된다. 봄비 맞으며 오는 이 하얀 드레스를 입고 오겠지. 입가에 미소를 한가득 걸어놓고 달려서 오겠지. 비가 와서 더욱 다정하고 비가 와서 빨리 오신이 비속의 기다림은 행복.

봄에는 사랑하고 싶다 茂正 鄭政敏 시인들은 봄을 노래하고 오는 비는 봄을 재촉하니 난 사랑을 하고 싶어진다. 카푸치노 한잔의 달콤함 가슴 찌르는 전율처럼 뜨거운 사랑을 해볼까! 들꽃처럼 숨어서 미소 짓는 향긋한 꽃 향 같은 은근한 사랑을 해볼까! 대지를 살금살금 스미는 생명수 되는 봄비 같은 사랑 한 번 해볼까! 봄에는 사랑하고 싶다. 비가 오는 봄날에는

봄 비 2 茂正 鄭政敏 창가 산수유 노란 눈물 가득하다. 간밤에 불던 바람에 봄비 올 것을 알았을까. 봄비는 첫 사랑 목마른 나무를 적시는 달콤한 입술 싹 틔우는 가지마다 절로 흥이 난다. 내게도 내리는 봄비에 노란 꽃 피려나!

빗속의 연가 茂正 鄭政敏 가슴을 다 열어 온몸으로 비를 맞는 나무처럼 봄에는 비를 맞고 싶다. 생명의 씨앗이 움트는 산기슭 들꽃처럼 환하게 웃으며 비를 맞고 싶다. 물 동그라미 바라보며 호수 속의 물고기처럼 세월의 강을 유영하며 그리운 이름 부르고 싶다. 사랑의 달콤한 봄비에 젖어 깃이 다 젖어도 좋은 이름없는 새가 되고 싶다.

  

빗소리 시. 사진/茂正 鄭政敏 꿈결일까 아련한 빗소리 창문을 두드린다. 잠에서 깨어 창문을 여니 온몸으로 다가서는 빗소리 방안에 가득 찼다. 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날 찾아온 것처럼 수런수런 들리는 소리. 창문 너머 어두운 골목 가로등 사이 빗줄기가 보인다. 방안의 불을 켜지 않았다. 빗소리 가득한 방이 좋아 침침한 어둠 속에 희미하게 남아있는 내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이 사라질까봐

 

봄비/茂正 鄭政敏 봄비가 온다는 기상예보를 들으며 몇 해 동안 써온 봄비에 대한 시가 얼마나 될까 검색했더니 예상보다 많았다. 그중 몇 편만을 모아 보았다. 내 체질이 이상한지 비가 내리면 오히려 덜 피곤하고 밤에도 낮보다는 덜 피곤하다 야행성 체질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습기가 좀 많은 날에 피곤을 덜 느끼는 것이려니 생각한다 비가 내리면 아련한 추억이 찾아온다 개구쟁이 시절의 친구나 개울 그리고 청소년기에 양봉을 하느라 산속에서 천막 위로 떨어지는 빗소릴 들었던 일 작은 집에 실적 이중창이 아니라서 비가 오면 창밖에서 들리던 빗소리 그리고 비 오는 날 벚나무 아래 주차하고 바라봤던 비속의 풍경 지금은 모두가 아름다운 수채화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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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매화꽃 봉오리 詩 사진 무정 정정민 새하얀 속살 살짝 드러내심 날 오라는 것인지요 부끄러워 얼굴 붉히니 어느새 웃으시네


연분홍 매화 

분홍 매화 詩 사진/무정 정정민 수줍어 아미숙인 저 색시 춘풍도 부끄럽다. 아무리 감추려 해도 기어이 터져나온 미소 양광은 춘정마저 깨우나 봐


청매화 
  

청매화靑梅花 2 詩 사진/무정 정정민 아름다운 사람을 보면 눈빛만 보지 않는다 옆 모습 뒷모습도 본다. 아래서 위로 보기도 하고 위에서 아래로 보기도 한다 항아의 눈썹처럼 흔들리는 수술 각선미 빼어난 팔등신 같은 뒤태 뛰는 가슴 폭풍에 흔들리는 파도였다. 어느 사이 다가선 향기에 사랑의 마법에 걸린 돈키호테 천지분간 하련만 뒤늦게 찾아온 사랑처럼 오늘 밤도 불면하려나.


백매화

백매화白梅花 詩 사진 무정 정정민 당신을 처음 만난 곳 백매화 피는 강 햇살 눈 부신 날이었지요 어디에서 오시었기에 눈보다 희고 맑습니까 단 한 번 만난 것이 해마다 잊지 못하게 합니다 올해도 백매화 핀 햇살 눈 부신 날 그 강으로 가는 마음 어쩌지 못합니다.

  

 

매화 추억/무정 정정민 올해는 아직 매화꽃을 보지 못했다. 식물원에서 보려니 했는데 벌써 꽃잎이 말랐다 그래서 기다리는 매화는 아파트 화단의 매화 가끔 매화단지를 지나며 올라오는 봉오리를 바라봤다. 멀지 않아 아라파크웨이의 매화동산에 매화가 필 것이다 화랑유원지 전통정원의 청매화 우리 꽃 식물원의 분홍매화도 필 것이다. 분홍매화 청매화 백매화 사진을 한곳에 모아 보았다. 섬진강의 청 매실도 또 시간이 되면 만 첩 매화도 정리해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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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장

새장 시 사진 / 茂正정정민 새장 안에 새가 산다 그 새가 나를 본다 무엇을 위해 그리 힘들게 사는지 안쓰러운 눈빛으로 본다. 갇힌 새로 사는 것이 아니라 사랑받는 새로 대접받으며 편안하게 노래하며 사는데 새장 밖으로 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목 마를까 물을 대령하고 배가 고플까 모이를 주고 누가 해칠까 철장도 만들어 주었다. 먹고 배설하고 노래하면 되었다 청소도 해준다. 내가 새장 속 새보다 자유롭단 말인가 먹을 것 입을 것을 위해 체면과 염려로 시간에 쫓기며 얼마나 분주한가 누군가 나를 위해 할지 몰라 밤이면 문까지 잠그지 않던가 혹 마음마저 도둑맞을까 마음에도 빗장을 걸었다. 차라리 새장에 살걸 물도 모이도 집까지 주는데 Forgotten Dreams - Hennie Bekker

새장/정정민 새장이 보이면 새장 곁으로 간다 그 안에 사는 새를 본다 새도 나를 본다 관상조는 인간을 바라보며 인간이 자신을 찾아와 인간을 보여 주는 것이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내가 새를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새가 나를 구경한다. 자유가 무엇일까 성경에서는 진리가 자유롭게 한다고 했다. 예수의 구속이 진정한 자유라고 했다. 그러고 보면 아무 곳이나 가고 아무 곳에서나 자는 것이 자유가 아니고 무엇으로부터 나를 지킴 받는 것이 진정한 자유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예수를 믿으면 자유롭다 죄로부터 자유롭고 불안이나 염려로부터 자유롭다. 먹고 마시는 것으로부터 자유롭다. 새를 먹이시는 하나님이 자녀인 너희를 돌보지 않을까 보냐고 했으니까 새는 창공을 마음껏 날지 못해도 오히려 마음이 편할지도 모른다. 새장 안에 살기 때문에 먹을 것 다른 공포로부터 해방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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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꽃 식물원 5 호접란
  

호접란胡蝶蘭 1 詩 사진/茂正 鄭政敏 노란 나비 하얀 나비 천상天上에서 춤을 추니 구름이 몰려와 천국天國이 따로 없네. 눈을 비비고 다시 봐도 틀림없는 나비나비 호랑나비도 있다. 향기香氣 있는 나비 앞에 봄날이 온다.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화원花院 나비인가 꽃인가 분간하기 어려우니 그것이 차라리 행복이다.

  

세계꽃 식물원 5/무정 정정민 혼자 왔다고 쓸쓸하게 돌아갈 일은 아니다 꽃구경하고 꽃밥도 먹어 볼 일이다. 해서 식당으로 갔더니 아직 점심시간이 되지 않았다며 기다리라고 했다. 한 시간여를 기다려야 하는데 더 기다리고 싶지 않아 집으로 출발했다. 가는 길 어디선가 맛있는 점심을 먹으리란 혼자만의 생각도 있었기 때문이다 평택호 삽교호를 지나면서 나의 호기심을 자극할 일이 어찌 없겠는가 봄바람을 느끼며 지름길로 돌아오는 내내 아름다운 꽃들의 환영에 미소 짓기도 하고 꽃 이름 되뇌며 불러 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알았던 이름이 입안에서만 맴돌 뿐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 것도 있었다. 그리고 꽃향기를 어찌 잊으랴 그 향기로움에 마음이 즐거웠던 일도 그대로 안고 가는 중이었다. 그래서일까 마땅한 식당을 만나지 못하고 집에까지 오고 말았다 결국 집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아무래도 혼자만의 여행이 주는 여유를 즐기지 못한 조바심 때문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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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테오펄멈/세계꽃 식물원 4
  

들꽃/무정 정정민 너의 이름을 몰라 소리쳐 부르지 못했지만 가슴에 가득한 모습 꿈엔들 잊을까? 스쳐가는 인연이라도 남아 있는 향기 봄마다 돋아나니 너는 가슴에 피운 꽃이다 잊으려 한 적 없지만 문득 다시 생각나면 청초한 모습 그 향기 내 사랑이다. 오늘 낯선 곳에서 우연하게 너를 보니 꿈이 아닌 것이 이렇게 큰 기쁠 일 줄이야.

들꽃 한 송이 머리에 꽂고/수필 글. 사진/茂正 鄭政敏 그녀는 머리에 들꽃을 꽂고 팔을 크게 벌려 이 세상을 다 안고 싶은 것처럼 활짝 웃었다. 어 린아이처럼 팔짝팔짝 뛰는 그 모습은 소녀 같았다. 바람은 그녀의 머리칼을 흔들고 있었다. 해당화 꽃 진자리에 퉁실한 열매는 햇살에 익어가는데 그 사이에 사랑을 노래하는 새들은 그 녀의 모습을 놀란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노래마저 중단하고 바라보는 모습이 이 세상 가장 행복한 사람을 바라보는 것 같았다. 그녀가 걸어가며 혹은 뛰어가는 길섶에는 들꽃이 가득했 다. 이 세상 태어나 처음 만난 사람들과 행복할 수 있었던 것은 서로 정서가 같은 사람들이 만났 기 때문이다. 해당화가 만발하고 지나버린 지 한 달이 되었을까? 꽃이 지기 전에 가 보고 싶 었던 길을 무슨 소중한 일이 있을 것을 예감하듯이 아껴둔 길에 일본에서 잠시 귀국한 중년 여인과 나는 내 또래의 여인과 셋이서 길을 가고 있었다. 시골길 같은 들길을 걷더라도 그 냥 주변만을 보면서 걷는 것이 아니라 어린 날의 추억까지 꺼내서 이야기하면서 걷고 있었 다. 그런데 친구는 추억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좋은 제안을 했다. 풀꽃 반지와 팔찌를 만들 어 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더러 팔찌를 만들라 했다. 자신은 반지를 만들어 주겠다는 것 이다. 곱고 예쁜 토끼풀꽃을 골라와서 정성을 다해 우리는 팔찌와 반지를 만들어 끼워주었 다. 그리고 머리에도 풀꽃 핀을 꽂아 주었다.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는 우리는 정말 흐뭇했 다. 이런 곳에서 나이를 잊고 어린아이가 되어 본다고 흉을 볼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우 리는 웃고 동화되었을 뿐 활짝 웃는 일이 우리가 할 일이었다. 그런 중에 친구는 자신의 머 리에도 들꽃을 꽂더니 내 앞주머니에도 꽂아 주었다. 바람마저 상쾌한 들길은 푸른 우리들의 웃음소리만 멀리까지 퍼져나갔다. 그리고 동그란 벤치에 둘러앉아서 가위 바위 보를 했다. 아카시아 잎을 따내는 놀이를 하기 위해서다. 이긴 사람이 자신이 가진 아카시아 잎을 하나씩 따내는데 많이 이긴 사람이 우승 하는 놀이다. 가위 바위 보 놀이에 지고 이기고는 둘째였다. 이런 놀이를 해 볼일이 별로 없 기 때문에 그 행위 자체가 즐거웠다. 지는 사람은 이마를 맞거나 팔뚝을 맞는 것으로 마무리 되는 놀이다. 이기건 지건 얼마나 싱그럽게 웃었는지 행복한 시간이 되었다. 조금 달콤한 듯 하게 불어오는 바닷바람도 너무 기분이 좋았다. 산 바람도 들 바람도 다 좋지만 바다에서 불 어 오는 바람이 기분 좋은 날은 우리의 몸을 식혀주는 바람의 온도가 알맞을 때 그런 기분 을 느낀다. 우리의 몸에 딱 맞는 바람이 지나가니 그 스치는 바람의 느낌이 말할 수 없이 기 분이 좋았다. 세 사람은 들꽃에 취하고 이파리가 싱싱하게 돋아 나오고 있는 갈대를 보기도 하고 한두 송 이 피어나는 코스모스를 보기도 하고 튼튼하게 자라나는 쑥을 뜯어 문지르기도 하면서 이 세 상이 왜 이처럼 행복한 것인지를 다시 생각했다. 사람을 만나는 것이 기쁨이 되는 사이가 있 다. 그런데 그런 사이가 세 사람 사이였다. 처음 만남에도 서로에 대한 정보가 충분했고 서 로 충분한 감정의 교환을 문자를 통해서 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얼굴만 대하는 것이었다. 더구나 천진스런 성격을 가진 40대는 50대인 우리를 즐겁게 하는 말투와 표정이 있었다. 한 국말이 조금 서툰 것이 귀엽게 보이기도 했고 톡톡 튀는 표현들이 귀를 기울이게 하기에 충 분했다. 심지어는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얼굴을 두 손으로 가리고 좀처럼 자신의 얼굴을 보 여주지 않았다. 짧은 시간이라 할지라도 얼굴을 가린 손을 풀지 않고 고개를 돌리고 있으니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가. 이제는 보여줄 시간이 되었으니 얼굴에 가린 손을 치우라 해도 풀지 않고 하는 말이 아껴 두려고 그런 다는 것이었다. 그런 어린아이 같은 모습을 보고 누 가 웃지 않겠는가. 그녀의 행동을 뉘라서 40대라 할 것인가. 다 같이 대소를 하고 말았다. 이때부터 시작된 유쾌함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셋이서 행복한 만남은 서로에게 공통적으로 자연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이유 도 있지만 서로 아끼는 마음도 있었다. 더구나 오랜만에 조국에 온 동생 같은 여인에게 어떻 게 하면 색다르지만 오래전에 경험한 것을 다시 경험하게 할까 하는 우리들의 노력도 곁들여 져 있어서였다. 그렇지만, 이렇게 들길에만 있을 수 없었다. 그녀의 스케줄이 문제였다. 도 리없이 아쉬운 시간을 마치고 그녀를 기다리는 친척들이 있는 장소로 이동을 해야 했다. 자 꾸 걸려오는 전화가 그 증거였다. 그녀가 뛰었던 그 들길은 내가 갈 때마다 그녀의 뛰는 모 습과 웃음소리가 풀꽃으로 피어날 것이란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오스테오펄멈/무정 정정민 이 꽃을 여러 곳에서 봤지만 꽃 이름을 알게 된 것은 최근이다. 아산 세계 꽃 식물원 인천 대공원 일산 호수공원 등이다. 그중에 인천 대공원 꽃동산에서 이름을 알게 되 그 이름을 토대로 검색했으나 다양한 정보는 많지 않았다. 디모르포세카 줄여 디모루라 하기도 하고 아프리카가 원산지라 아프리카 금잔화라 하기도 한다는데 디모르포세카와 오스테오펄멈이 다르다고 말한 곳도 있었다. 오스테오펄멈은 봄에 디모루는 가을꽃이며 국화과라 하기도 했다. 맨 위의 사진은 풍차를 닮아 풍차 꽃이라 부르기도 했다. 하얀색 청색 붉은색 등 다양한 색이 어디서나 눈길을 끌었다. 무척 귀족적인 꽃으로 보였다. 이 꽃이 흩어져 핀 것을 보니 가을로 가는 길목 같다 그 길목에 만났던 일본 여인 아담한 키에 귀여운 용모를 가졌던 40대 중반의 여인은 매일 내 글을 보시던 분이었다. 한국에 오게 되어 딱 한 번 뵈었던 일 그곳은 수도권 해양생태공원 추억은 문득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난다 그 향기는 가슴으로 느끼지만 그리움도 미소를 머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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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세계꽃 식물원 3

튤립 詩 사진/무정 정정민 풍차가 느릿하게 돌아가는 네덜란드 작은 마을에 나는 어느새 돈키호테로 간다. 무모한 사랑을 말하고 가슴이 아파 날마다 바닷가로 다가서는 파도처럼 시지프스 형벌을 자행한다. 사랑이 아름다워 너무 사랑하여 세상의 법칙을 다 버리고 그저 꽃으로 피었다. 네덜란드 작은 마을 풍차가 도는 그곳에 파도 소리 귀를 기울이는 튤립으로

튤립/무정 정정민 이번 세계 꽃 식물원에서 가장 기대했던 꽃은 튤립 지난해 좀 늦게 갔더니 튤립이 이미 진 뒤였다. 그때 관리인이 이곳의 튤립이 참 볼 만하였다고 하여 내년에는 꼭 보리라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때를 잘 맞춘 같았다. 지금껏 보아온 튤립 중 가장 놀라웠던 곳은 일산 호수공원의 세계 꽃 바람회 색상도 진하고 모양도 다양하여 감탄을 금치 못했었다 이곳은 그곳처럼 화려하거나 색상이 진하거나 다양한 튤립은 없었다 그렇지만 이른 봄 처음 만나는 즐거움이 작지 않아 눈은 대단한 호강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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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비디움/세계꽃 식물원 2

심비디움 詩 사진 무정 정정민 화려한 의상 농익은 자태 육감 넘치는 너를 보면 나는 몸살을 앓는다. 다가가 만지려 하면 향기 없는 너에게서 실망하여 돌아섬이라 그래도 다시 내 눈은 또 너를 본다.

세계꽃 식물원 2/무정 정정민 아내가 공부하느라 바빠 혼자 꽃구경 나섰다. 목적지는 세계 꽃 식물원 집에서 100킬로 정도 되었다. 멀다고 포기할 내가 아니었다. 이른 오전에 출발하였다. 8시 30분, 그곳에 도착하니 10시 30분. 온실에 들어서니 꽃향기가 가득했다. 벌써 많은 사람이 와있어 이곳저곳에서 감탄하는 소리 사진 찍는 모습이 보였다. 수선화를 만나고 안으로 들어가니 노란 양란이 나를 반겼다. 양란 주변의 꽃도 카메라에 담아 보며 이꽃 저꽃 이름을 생각해봤다 알 듯하나 기억나지 않는 것이 많았다. 역시 혼자만의 꽃구경은 아쉬움이 많았다 같이 보며 이야기하고 마주 보며 웃어보는 것도 무척 행복한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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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비 2 창가 산수유 노란 눈물 가득하다. 간밤에 불던 바람에 봄비 올 것을 알았을까. 봄비는 첫 사랑 목마른 나무를 적시는 달콤한 입술 싹 틔우는 가지마다 절로 흥이 난다. 내게도 내리는 봄비에 노란 꽃 피려나! -茂正 정정민-

  

봄비/무정 정정민 창가 산수유 노란 눈물 가득하다. 간밤에 불던 바람에 봄비 올 것을 알았을까. 봄비는 첫 사랑 목마른 나무를 적시는 달콤한 입술 싹 틔우는 가지마다 절로 흥이 난다. 내게도 내리는 봄비에 노란 꽃 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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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꽃 식물원 1 수선화
  

수선화水仙花 시 寫眞/茂正 鄭政敏 동토의 죽음 같은 침묵 속에서도 칼날보다 매서운 눈보라도 인고한 너의 기상은 청초하다. 한 떨기 꽃 햇살보다 노란 얼굴 차마 하늘을 보지 못해 다소곳한 그 자태가 꿈꾸는 열일곱 소녀다. 내 마음속 그림움 하나 너를 닮았나 보다. 부끄러워 말 못하고 기다리다 지고만 세월 겹겹이 또 구근 속에 감춘다.
Seven Daffodils(일곱송이 수선화) / Brothers Four (브라더즈 포)

  

수선화 전설 꽃 말 : 자아도취,자애 옛날 그리스 신화의 대신 제우스의 양을 치는 목동으로 나르시스라는 아름다운 소년이 있었다. 소년은 양떼를 몰고 다니며 평화로운 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이 소년에게는 자신의 얼굴을 보면 불행해진다는 신탁이 따라 다녔다. 어느날 나르시스가 수정처럼 맑은 시냇물이 흐르는 산골짜기로 양떼를 몰고 지나다가 목이 말라 물을 먹으려고 시냇가에 엎드렸다. 그랬더니 물 속에 아름다운 사람의 얼굴이 나타나 자기를 쳐다보고 있는 것이었다. 그것이 자기의 물 그림자였지만 제 얼굴을 한번도 본적이 없는 나르시스는 물 속 얼굴의 주인이 필경 시냇물 속에 사는 님프인 줄 알았다. 그리하여 그 아름다운 얼굴에 반한 나르시스는 양떼가 뿔뿔이 도망치는 것도, 서산에 해가 기운 사실도 잊은 채 물 속만 굽어보고 있었다. 나중에 이 모습을 본 제우스 신은 자신의 일을 태만히 한 나르시스에게 벌을 내려 선 자리에서 꼼짝 하지 못하는 수선화를 만들어버렸다. 수선화가 아직도 머리를 숙이고 발 밑의 자기 그림자만 보는 까닭은 이 때문이라고 한다

 

  

세계꽃 식물원 1/무정 정정민 3월 하순으로 접어들면 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때다 물론 서울은 4월 초나 되어야 하지만 남쪽으로 내려가면 매화나 산수유가 피기 시작한다 서울에도 개나리나 목련이 피기 시작하면 곧 살구나 벚꽃도 지지 않는다 그래서 서울보다 조금 남쪽으로 가보기로 했다 아산에 있는 세계 꽃 식물원 생각보다 많은 꽃이 피어나 있었다. 먼저 만난 꽃은 수선화 절정의 꽃을 보고 마음도 밝아졌다. 아기 수선화 나팔수 선화 그리고 하얀 수선화 무엇보다도 인상적이었다. 볼수록 빠져드는 듯한 순수 이 얼마만의 환희인가 봄은 이래서 좋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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