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길

물그림자 무정 정정민 어느 하늘이 저리 맑은가 구름 한 점 없어 오염된 나를 비추어 볼 수 없다 그 하늘 몽땅 들어 온 저 호수 작아도 하늘을 담아내는 깊이 내게 저런 능력이 있다면 그대를 그리는 마음 송두리째 풀어 보련만 차마, 그러지 못하여 물그림자 하염없이 바라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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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울 화웨 1 호접란胡蝶蘭
  

호접란胡蝶蘭 1 詩 사진/茂正 鄭政敏 노란 나비 하얀 나비 천상天上에서 춤을 추니 구름이 몰려와 천국天國이 따로 없네. 눈을 비비고 다시 봐도 틀림없는 나비나비 호랑나비도 있다. 향기香氣 있는 나비 앞에 봄날이 온다.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화원花院 나비인가 꽃인가 분간하기 어려우니 그것이 차라리 행복이다.

  

서서울 화훼 1/무정 정정민 봄이면 화분을 사고 싶다 이제 봄이 되었으니 화원에 들르고 싶었다. 지난주에 갈려다 시간이 없어 못 갔지만 이번 주는 시간이 되었다. 죽은 화분 정리도 끝내고 서서울에 갔다. 화려한 봄꽃 잔치가 열리는 곳에는 내 눈을 유혹하는 수많은 꽃이 웃고 있었다. 먼저 관엽식물을 골랐다. 고무나무 여러 가지 색이 화려한 화분 하나 그리고 이내 란집으로 갔다. 아무래도 화려한 양란에 눈길을 빼앗기고 화분 두 개를 산 뒤 허전한 마음이 남은 듯하여 동양란도 샀다. 이렇게 집으로 돌아와 화분을 배열하니 부자가 된 듯도 하고 좋은 환경에 사는 듯한 생각으로 마음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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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에섬/무정 정정민 홀로 있어도 외롭지 않다. 때가 되면 물 들어 춤 추고 고기들 찾아와 노닐었다. 뜨는 해와 지는 해가 얼마나 아름답던가. 썰물 되면 육지와 통하는 길 나고 수많은 사람 찾아와 등 밟고 바다 보며 감탄하며 놀라워하고 연인들은 더욱 정들어 가지 않았던가, 가을이면 향기 가득한 국화가 섬 가득 피어나 멀리서 벌 나비 날아오니 공장 하나 없고 상점 하나 없어도 사람들은 천국이라 했다. 밤이면 등대 불 밝히고 길 헤맬지 모르는 선박 인도했으니 이만하면 외로울 이유없다. 모습이 누에 닮아 천년을 그리 살지만 벌레 같은 삶이 아니라 비단 같은 삶이지 않는가. 살고 또 살고 수만 년 살아도 몸 다 헐어 바다 되어도 등대로 살다 가리니 그 빛 명주실 같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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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화석化石 /茂正 鄭政敏 언제부터일까 눈물 많은 내 가슴에 단단한 화석이 생겼다. 아무리 문질러도 사라지지 않는다. 슬픔이 소용돌이쳐 폭포수처럼 눈물이 날 때도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단단하게 남아 오히려 가슴을 아프게 했던 뜨거워 온몸이 들끓어도 녹아내릴 생각도 하지 않고 오히려 더욱 단단해진 화석 그대라는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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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 새 / 무정 정정민    
      별마저 얼어버린 겨울 밤을
      이름 없는 초라한 동굴에서 
      얼굴을 깃 속에 감추고 
      숨죽여 울다 잠들어도 
      찾아와 주는 이도 
      불러주는 이도 없어
      허기진 그리움만 
      또 노래해야 한다.
      잎 진 나뭇가지에서 
      몸부림을 치면서 울어도 
      나무는 잎을 내지 않고 
      무심한 눈빛으로 하늘만 본다.
      창가에 다가서서
      이른 새벽을 깨우듯 불러도
      창문을 열어보는 이 아무도 없다.
      겨울
      가슴 깊이 스미는 고독의 계절
      떠나지 못하는 시간 앞에서
      사랑의 봄을 기다릴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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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매화紅梅花 
                 詩 /무정 정정민
      노을빛 붉은 
      양화나루
      내 마음인양 
      매화꽃 피었다.
      천년의 세월
      흐르고 흘렀을 한강처럼
      조금은 잊었는가 했더니
      봄마다 피는 꽃은
      노을보다 더 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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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5월 백만송이 장미원 14
      

      薔薇 微笑/茂正鄭政敏 한 겹 두 겹 서리서리 감춘 마음 허사로다 허사로다 붉게 터진 미소 얼마나 그리우면 온 얼굴 불 같기만 할까 바람이 지나도 소용없다. 이슬이 내려도 식지 않아 낙화도 붉은 그 마음 이제야 알다니

      꽃가게 여사장/글 무정 정정민 나는 꽃을 좋아한다. 어렸을 적부터 꽃밭에서 살아서인지 꽃을 사랑한다. 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마는 꽃이라는 말만 들어도 기분부터 좋다. 내가 살았던 시골집에는 특히 장미가 많았는데 그 장미를 보면서 '어쩌면 저리도 꽃이 예쁠까?' 하는 생각을 자주 했다. 특히 이슬을 머금고 피어있는 장미는 정말 예쁘기가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스름 달밤에 장미를 볼 때도 너무나 예뻐서 가슴이 뛴 적도 있다. 풋풋한 냄새를 맡노라면 살아 있다는 사실이 마냥 감사가 될 때가 있었다. 이처럼 좋아하는 장미꽃다발을 선물 받았다. 꽃가게 여사장님에게서받았다. 후레지아와 같이 요리조리 잘 꾸미고 묶어서 건네준 꽃을 받아들고 겉으로 표현을 다하지는 못했지만 많은 감정이 교차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화원에서 즉석에서 자른 꽃을 선물 받은 아니다. 그렇다고 어떤 축하 받을 만한 공식석상에서 꽃다발을 받은 것도 아니다. 자신이 운영하는 꽃가게에서 자신이 팔 꽃을 꺼내서 전지가위로 자르고 자른 꽃대 부위에 물을 묻히기도 하고 꽃을 보기 좋게 어쓱하게 균형을 맞춘 뒤에 노란 후레지아 꽃을 그 위에 얹어서 흩으러 지지 않게 잘 묶더니 연초록 갈포지로 싸고 다시 투명한 비닐로 싸서 꽃을 들고 있을 때 습기가 손에 전달되지 않도록 한 뒤에 다시 연초록 갈포지로 싸는 것을 봤다. 많은 정성과 수고가 들어간 뒤에 아주 예쁜 꽃다발이 완성이 되었다. 장미도 붉은 장미와 분홍색 장미를 적당한 비율로 섞어서 만든 꽃다발이다. 이처럼 정성스런 꽃다발을 만드는 것을 즉석에서 본 것도 많지가 않지만 나에게 줄 선물을 직접만드는 것을 본적은 기억에서는 없다. 더구나 꽃집의 여사장님이 나에게 주기 위해서 만든 꽃다발의 전 과정을 지켜볼 일이 있기나 하겠는가. 꽃집을 하시는 분이 선물한 꽃다발을 선물로 받아본 것도 오늘이 내 생애에서 처음이니 오래도록 잊지 못할 사건임이 분명하다. 이 여사장님도나 말고 직접포장한 꽃다발을 선물해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팔기 위해서야 수도 없이 꽃다발을 만들었을 것이지만 정성을 다 해서 만들어 선물하는 예는 결코 흔한 일은 아닐 것이다. 어쩌 면 한 번도 없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그 앞에 서서 열심 그 광경을 지켜보면서 나 자신이 염치가없는 것인지 행복한 사람인지 조금 어색하기도 했다. 그러나 꽃은 나에게 행복을 주는 것이고 선물도 기쁨을 주는 것이어서 꽃 선물은 아주 특별하다. 장미가 가지고 있는 의미도 특별하지만 이 꽃을 선물한 여사장님은 단순한 반가움의 표시로꽃을 주셨기에 야릇한 감정으로 받지는 않았다. 다만, 감사하고 다만, 기쁜 마음으로 받았다. 꽃이 기쁜 것이고 선물이 기쁜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꽃을 포장하시는 모습과 표정이 너무나아름다웠다. 보통은 사랑하는 연인이나 환심을 사기 위해서 사랑을 고백하는 마음으로 이런 꽃을 선물하는 것이지만 여사장님이 나에게 주신 꽃은 그런 의미가 아니다. 반가운 표시이며 정겨운 표시일 뿐이다. 그래서 더욱 특별하고 그래서 더욱 정겨운 세상에 행복한 나였다. 나에게 얻을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아시면서도 꽃 선물을 서슴없이 하신 것은 내가 시인이기 때문인 것을 희미하게 짐작을 한다. 좋은 시를 쓰라는 격려일 것이다. 내 마음에 드는 시를 써서 감상하게 해 주신 것이 고맙다는 뜻일 것이다. 시인이 되어서 행복한 날이었다. 내게 꽃을 주신 아름다운 마음의 향기가 모든 사람에게 전달되어서 꽃도 많이 팔리고 그 마음에 늘 행복의 꽃이 만발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 여사장님의 마음속에서 늘 꽃향기가 난다는 소문을 듣고 싶다. 봄은 누구에겐가 꽃을 선물하고 싶은 계절인지 모르겠다. -15년 전 선물 받았던 장미 꽃다발 추억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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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달래
      
        

      애기능의 봄 詩 寫眞/茂正 鄭政敏 광명에서 안산으로 가는 길 안티나들목 지나 작은 언덕 뽈깡 넘고 나면 저수지 하나 작아서 귀여운 애기능 어느해나 봄은 남쪽에서 전철을 타고 독산역에 하차를 한 뒤에 흰색 승용차를 타고 바람처럼 언덕을 넘어 이곳 저곳에 금가루를 뿌리면 개나리꽃으로 피어나고 진달래 꽃으로도 피어나 벌 나비를 부르면 할미꽃도 덩달아 춤을 추었다. 아직 이른 봄 그 언덕에 앉아서 흰색 차를 기다리는 신사 눈부신 2월의 햇살 받으며 자꾸 몸을 떤다. 약속된 봄이 오련만 기다림은 떨림 남몰래 가슴 졸이는 고요한 흔들림

        

      진달래꽃 보다 아름다운 당신 詩 사진/무정 정정만 진달래를 보면 청초하리만큼 고왔던 18세 당신이 생각납니다 수줍어만 하던 모습 나도 차마 말 못하고 가슴만 태우던 시절 돌이켜 보니 황홀하게 아름다웠던 그때로 다시 한번 꼭 가보고 싶습니다 당신은 이 꽃과 비교되지 않을 만큼 아름다워 얼마나 가슴 깊게 담았는지 내 평생 잊지 못할 고운 모습입니다 이 꽃은 피면 지고 계절이 다시오면 또 피련만 우리의 지나버린 모습은 다시 오지 않으니 감당하기 어려운 아픔에 조용히 눈을 감아 봅니다 이 세상의 모든 만물이 시간 앞에 무력하여 변화를 거듭하고 쇠퇴하지만 내 사랑은 더욱 고와지고 더욱 성숙해진 깊은 뿌리가 되어 단단하고 튼튼한 나무가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당신 이 세상 무슨 꽃이 당신보다 더하리 내 맘에 핀 꽃 이 사랑 꽃은 이 생명이 다하여도 변하지 않는 청초한 18세 당신입니다.

        

      옥구도 낙조대 시. 사진/茂正 鄭政敏 옥구도는 바다에 있었다 해가 지면 너무 쓸쓸하여 속으로 울었다. 눈물이 가슴에 고여 생금 우물이 되자 나무가 살고 새가 사는 곳이 되었다. 한 사람 두 사람 이 섬이 좋아 찿게 되고 드나들기 편하게 하려고 섬과 육지를 연결하여 공원을 만들었다. 정상에 정자를 만들고 그 옆에 낙조대도 만들었다. 그래도 섬은 외로웠다 진달래 피고 장미가 피어도 수 많은 사람이 찾아와도 해는 섬을 두고 밤마다 떠나갔다 이 세상 이별 없는 것이 있을까 이별이 슬퍼 만남이 더욱 찬란했다. 옥구도 낙조대에 서면 수많은 이별이 눈물처럼 보인다. 꽃이 지는 것이 배가 떠나는 것이 사람이 떠나는 것이.

        

      바다가 보이는 진달래 숲/茂正 머리가 아픈 날이 있다. 원인을 알 수 있는 날도 있지만 불분명하지만 무엇엔가 탁 막힌 느낌이 머리를 짓눌러 눈까지 피곤해 지는 날이 있다. 이런 날은 만사 귀찮다. 자칫하면 화를 내기 쉽고 그 화가 다시 나에게 돌아와 우울함이 증폭되는 날이 있다. 이런 날은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거칠게 호흡을 하고 나면 그런 증세가 사라지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이런 날은 작은 산으로 간다. 급하게 오르고 숨이 턱에 차면 앉을 곳을 찾아 가만히 자신의 일을 돌아보면 어느 사이 무거운 머리가 가벼워 지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찾아간 옥구 공원은 진달래가 피어 있었다. 천천히 걸어도 주차장에서 산에 오르고 내려와 다시 주차장까지 한 시간이면 되는 곳이다. 코스가 많아서 늘 생각을 하게 되는데 오늘은 진달래가 많은 곳을 택했다. 평일이라 사람도 많지 않고 햇살이 눈 부시지도 않아서 산을 오르기 좋은 날이라 생각하며 부지런히 올랐다. 있는 힘을 다 풀어놓을 것처럼 급하게 오르고 내친김에 낙조대까지 올라 시흥시를 보노라니 오늘따라 맑지 않은 공기가 아쉽기만 했다. 그러나 꽤 많이 핀 진달래는 그런 중에도 위로가 되었다. 진달래 숲은 아이들의 시가 걸려 있었다. 한적한 장소를 골라 앉아 보았다. 탁자와 의자가 붙어 있는 간이의자였지만 산책하는 많은 사람이 비켜가는 자리였다. 서해 바다가 보이는 곳에는 막 핀 진달래와 산수유가 개나리와 생강나무와 같이 어우러져서 작은 정원 같았다. 턱을 괘고 자신을 돌아보니 아직도 버리지 못한 세상의 잡다한 욕심이 나를 괴롭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누구나 가진 것을 더 많이 가지길 원하고 상대적 박탈감으로 스스로 괴로워하는데 그러고 있는 나를 보고 놀랐다. 어떻게 이 세상 떠나갈 것을 알지만 어느 사이 손으로 쥐기를 원하니 그것이 고통이 되었다. '쥔 것이 없이 왔으니 가볍게 살자'. 이 작은 생각이 나를 회복시켰다. 그러자 들리는 새소리. 이름을 알 수가 없지만 7종 이상의 새소리가 들렸다. 이런 봄에 짝을 찾는 소리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리고 너무 희미하지만 바람소리도 들렸다. 물결소리도 들렸다. 어쩌면 이미 들었던 소리를 기억하는 소리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진달래 꽃술이 작게 흔들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조팝나무 푸른 잎도 버드나무 고운 잎도 다 보였다. 청설모 한 마리 곡예 하듯 나뭇가지를 타는 것도 보였다. 먼바다도 보이기 시작했다. 그 모든 것이 있는 중심에 내가 있다는 것을 알자! 아, 이렇게 신비한 곳에 앉아 있다는 행복이 턱 앞에 있었다. 혼자 짓는 미소가 즐거웠다. 진달래 숲은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었다. 꽃이 피는 숲에서 우울은 가당치도 않다. 나도 어느 사이 꽃이 되어 미소 꽃을 피워내고 있었다. 이런 자연에서 왔다 이름없이 간들 그것이 어떠랴. 꽃이 피는 것은/정정민 햇살이 벙긋하니 따라 웃었다. 부끄러워 붉게 피니 진달래라 하고 개나리도 따라 웃다 입이 찢어지는 것도 모르고 겨우내 참은 웃음 햇살처럼 웃는다. 산수유는 작은 방울 가지에 걸어놓고 살랑살랑 봄바람에 솜털을 흔들더니 견디지 못할 간지러움 향기만 날린다. 이웃사촌 생강나무 새소리에 웃고 나니 노란 털이 부스스 그것보고 웃는 나는 무슨 꽃이라 할까

      그리움은 진달래꽃 필 때마다 詩*寫眞/茂正 鄭政敏 사랑노래 지치도록 부른 종달새 소리에 우리들의 뒷산에 연분홍 진달래 피고 그 꽃 한 다발 꺾어 순금에게 주던 창현 우리는 모두 순금이고 창현이었다. 눈을 감아도 잊히지 않아 편지를 쓰고 너무 정겨운 편지에 가슴에 새긴 연서 어제 일 같은데 벌써 50년 세월 진달래 꽃 필 때마다 그리운 얼굴 종달새 노랫소리 가슴에서 났다. 못 잊을 얼굴 잊히지 않는 이름 눈감으면 생각나서 지금도 불러 보는데 어느 곳에 살든 어떻게 변했던 내 첫사랑, 언제나 그리운 사람 엄다라는 말이 신계리 성천리 삼정리가 똑같이 그리운 사람 진달래 필 때마다 그 향기날 때마다 만나고 싶은 이 모두 모였다. 내년에도 그 이듬해도 수십 년 뒤에도 지금처럼 만나자! 보고파서 잠 못 이루는 사람 되자! 보석 같은 추억이 되자! 너와나는 순금 이와 창현이니까

        

      화성의 진달래/정정민 작년엔 화성 우리꽃 식물원 산책로를 따라 산으로 올라가 진달래를 보았다. 올해는 아직 일러 온실 안에서 여러 컷을 찍어 보았다 봄의 화신은 온실 안이라 해도 반갑기 그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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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인장/일산호수공원 2
      

      선인장 茂正정정민 목마른 땅 아무나 살지 못할 저주의 땅에서도 살아남아 꽃을 피우는 나를 아시나요 독수리 날카로운 부리에서 살인적인 태양의 열기 속에서도 살아남아야 하는 나는 온몸에 가시를 둘렀습니다. 오직 한 사람 당신을 만나야 하는 시지프스의 형벌을 안고 있습니다. 몸이 사그라지면 새롭게 싹을 틔우고 견디고 참는 세월 이제 그만하고 싶습니다. 기다림이 끝나게 해주세요 나의 사랑아.

      선인장(仙人掌)/위키백과 석죽목 선인장과 식물의 통칭이다. 선인장은 다육 식물의 일종인데, 다육식물은 건조한 환경에 견디기 위해 수분을 저장하는 조직을 진화시킨 식물들을 말하며, 현재 전 세계에 약 8000종 이상이 보고되고 있다. 다육식물들 중에 아메리카 대륙의 한 무리의 식물들은 잎을 가시로 변화시키거나 퇴화시켜 건조에 특히 더 강하게 진화하였는데, 이를 선인장(仙人掌)이라 부른다. 선인장은 신선의 손바닥처럼 생겼다는 의미를 갖고 있으며, 제주도를 비롯하여 한국에 자생하는 선인장(Opuntia 속, 일명 부채선인장)의 모습이 마치 손바닥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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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대공원 꽃양귀비
      

      꽃 양귀비 茂正정정민 바람처럼 스친 눈길 먼 곳에 있어도 자꾸 가는 마음 눈을 감아도 여전하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다가갈 때마다 더 세차던 호흡 헛본 것이 아니라면 꿈이 아니라면 정녕 꽃이란 말이냐? 봄바람에 살랑살랑 천상에서 오신 것인가 잠자리 날개처럼 투명한 색 현기증 날까 두렵다. 잊을 수 없지만 가슴에 꽉 차면 숨인들 제대로 쉴까 부질없어도 조금은 잊으려 하마.

      심학산 붉은 양귀비 -무정 정정민- 내가 그대를 만나고 싶은 곳 산과 들이 가장 아름다운 꽃으로 붉게 타는 심학산 뜨거운 가슴이 신열로 들끓어 붉은 꽃을 피우지 않고 견딜 수 없어 수만 송이 피우고 또 피우는 곳 그대 고운 손을 잡고 꽃 사이 소로를 따라 아침 해가 뜨는 시간에 걷고 싶다. 무지개처럼 영롱한 그대 눈이 꽃물로 가득하고 그대 숨결이 향기로 가득하여 꽃 중의 꽃으로 눈부시게 피는 것을 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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