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누리 공원 바람의 언덕/가을
  

가을바람 시. 寫眞/茂正 鄭政敏 창문을 흔드는 소리 잠결에도 예사롭지 않다. 가슴까지 떨리니 왜 아니 그럴까 그리는 이 없건만 잊었다 하는 그 사람일까 급하게 일어나 열어 보니 붉은 벚나무 잎이 손짓한다. 시베리아 어느 산골에서 태평양을 건너 내 긴 기억마저 넘어온 저 바람은 분명 가을바람인데 잠을 깨우고 기억마저 일으키니 그리움은 잠자지 않은 바람인가 봐.

  

가슴에서 들리는 바람소리 글 사진/무정 정정민 창 밖이 어둑해진 초저녁이다. 내가 있는 곳의 불빛에 밖이 보이지 않는다. 마치 이 빛 무리에 갇혀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눈을 크게 뜨고 보지만 자꾸만 그런 생각을 버리지 못하겠다. 아무래도 혼자 있는 것에 대한 무료함 인 것 같다. 책을 보다가 그것도 심드렁해지고 음악을 들어봐도 그것도 마음에 즐거움이 되지 못한다. 가끔은 혼자 있고 싶어 하는 때도 있다. 무엇엔가 골똘하고 싶은 경우인데 그것도 억지로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 혼자 있는 시간에 골똘할 무엇이 있다면 좋은데 그러고 싶지 않고 자꾸 무료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혼자 있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성격인지도 모른다. 혼자 있다 하더라도 자유롭게 가고 싶은 곳을 훌쩍 갈 수 있는 몸이라면 좋겠는데 근무중이니 보이지 않는 시간에 감금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런 일이 늘 있는 일임에 오늘 유난한 것은 이해가 가고 있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집안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 홀로 남은 사람이란 이상한 생각마저 하게 되었다. 아내가 누군가와 약속이 있어서 꽃 단장을 하고 나갔다. 아들도 무슨 심사를 받아야 한다면서 준비운동을 하고 콧노래를 부르면서 나갔다. 직장에 다니는 둘째가 종무식을 했다면서 유난히 일찍 들어오더니 언니와 외식약속을 했다면서 또 밝은 표정으로 나가 버린다. 나는 남아 있고 가족들이 하나하나 나가니 아무렇지도 않던 기분이 묘하게 외로워졌다. 가족들이 있을 때는 아무래도 나는 군림하는 입장이다. 아내가 아이들을 일사불란하게 관리하면서 아빠에게 잘하라는 당부를 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공손하고 "무엇을 드시겠느냐? 피곤하시지 않으세요? "하는데 강아지만 남아서 나에게 무엇인가를 기대하고 있으니 혼자서 왕 노릇도 틀린 것이고 당연히 쓸쓸해 지지 않겠는가? 지금이야, 자신의 볼일을 보러 나간 가족이 자정을 넘기지 않고 다 돌아올 것이니 긴 시간을 홀로 보내게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아이들이 결혼을 하게 된다면 얼마나 그립고 보고 싶어질지 생각하니 이런 연습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지만, 지금 초 저녁의 내 기분은 뜰에 가득한 향기나는 과일이 모두가 다른 곳으로 옮겨진 것만 같은 기분이다. 주렁주렁 매달린 과일이 있던 자리에 헐렁한 바람만 지나가고 있는 것 같다. 그 소리가 가슴에서 들린다.

  

임진각 바람의 언덕/정정민 임진각에 가보고 싶었다. 어떻게 변했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참게탕을 먹어보고 싶은 것도 있어서. 오래전에 갔었던 곳인데 문득 궁금했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놀라웠다 광장도 크고 주차장도 생각보다 무척 컸다 더구나 바람의 언덕도 있어 거제의 바람의 언덕을 생각하며 연을 날리는 아이들이 있는 언덕을 보았다 사람 형상의 구조물도 있었다. 이 구조물은 안산 화랑유원지나 강원도 산정호수에서 보았던 것과 비슷했다 어쩌면 같은 작가의 작품 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형형색색의 바람개비도 돌아가고 있었다. 바람을 생각하면 연이 떠오르고 무척 추운 겨울 2킬로의 논길을 걸어 학교에 갔던 초등학교 일도 생각난다. 슬픈 사람을 더욱 슬프게 하기도 한 바람 이젠 봄바람을 맞아보고 싶다. 따뜻하고 향기로운 꽃바람도 좋겠다. 벌써 몇 번인가 다녀온 평화누리공원 이번에는 장단콩을 사고 싶어 갔다. 가는 날이 장날이었다 포크송 페스티벌이 있어 많은 사람이 공원에 모여있었다. 주차가 힘들어 바람의 언덕 뒤에 주차하고 바람의 언덕을 넘어왔다. 언젠가는 바람의 언덕을 걸어 보리라 했는데 이날 걸어보게 되었다. 연을 날리는 아이들도 있고 바람개비 앞에서 사진을 찍는 연인들 축제장 옆에 텐트를 친 사람들 수많은 사람 사이로 걸어 장단콩을 사고 돌아왔다. 가을 초입이라 더웠다. 그래도 즐거운 날이었다. 바람과 관련된 글을 모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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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하강변

벼 이삭 시 寫眞/茂正 鄭政敏 활처럼 휘어진 팽팽한 허리에 잠자리 앉아 서커스 하면 그 아슬아슬한 긴장이 좋아 풍요한 미소 짓고 서해에서 오는 갯바람 겨드랑이 파고들며 여기저기 들쑤시면 온몸 떨리는 간지러움에 자지러지길 수차례 그 환희만큼 황금색으로 익어가는 벼이삭은 거미가 걸어 놓은 시위에 귀뚜라미 노래를 연주한다. 농부의 수고가 헛되지 않음이다. 하늘과 땅의 결실이다. 우주의 씨앗이 물결친다.

 
 

염하강 인천광역시 강화군과 경기도 김포시 사이의 해협(海峽)이다. 인천광역시 강화군(강화도)과 경기도 김포시 사이에 있는 남북 방향의 좁은 해협(海峽)이다. 마치 강(江)과 같다 하여 염하(鹽河)라고 부르며 강화해협 또는 김포강화해협이라고도 한다. 폭이 좁은 곳은 200~300m, 넓은 곳은 1km 정도이고, 길이는 약 20km이다. 밀물 때의 최대 유속은 약 3.5m/sec로 물살이 거세고 수심이 얕아서 썰물 때에는 곳에 따라 바닥이 드러나기도 한다. 염하의 북쪽으로는 한강과 임진강, 예성강의 강물이 흘러들어 오는데, 염하 북쪽의 월곶과 남쪽 황산도 간에는 물높이(해수면 높이) 차이가 아주 커서 물살이 빨라지게 된다. 염하는 예로부터 우리나라 해상교통의 요충지로, 조선시대에 삼남지방에서 서해를 북상해 온 세곡선(稅穀船)이 염하를 통해 한강으로 진입하여 한양으로 들어갔다. 염하는 교통의 요지였을 뿐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외세를 막는 군사적 요충지였는데 개항기 때에는 병인양요(1866년)와 신미양요(1871년)를 치른 격전지였다. 염하를 따라 군대 주둔지인 진(鎭)과 보(堡), 초소인 돈대 등 수많은 방어유적이 산재해 있다. 대표적인 유적으로는 초지진(草芝鎭, 사적 제225호), 덕진진(德津鎭, 사적 제226호), 덕포진(德浦鎭, 사적 제292호), 광성보(廣城堡, 사적 제227호), 갑곶돈(甲串墩 갑곶돈대, 사적 제306호) 등이 있다. 염하는 한국전쟁 전까지만 해도 북한 신의주까지 오가던 뱃길이었는데 전쟁 후 뱃길이 봉쇄되었다가 2007년부터 민간어선이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염하를 가로질러 강화대교와 초지대교가 놓여 있다. 참조항목강화 갑곶돈, 강화군, 김포시, 김포 덕포진, 강화 초지진, 강화 덕진진, 강화 광성보 [네이버 지식백과] 염하 [鹽河] (두산백과)

 
 

염하강을 따라/무정 정정민 강화도에 가면 염하강변을 달리기도 한다 김포 쪽은 길이 완전하지 않아 길이 잘 닦여있는 강화도에서 염하강을 따라 달려 본적이 많다 초지대교에서 강화대교까지 달리거나 강화대교에서 초지대교까지 달린다. 강화대교를 통하여 강화도에 이르고 강화도에서 볼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초지대교로 할 때가 있고 그 반대로 하는 때도 있다 이렇게 수 없이 다녀본 길이지만 늘 새롭다 우리나라가 계절의 변화가 많기 때문이리라 그렇다 해도 이 해변을 천천히 답사해 본적은 별로 없다 광성보는 두어 번 갔지만 나머지 여러 전적지는 가보지 못했다. 벼가 누렇게 익어가는 초가을 강화도에 볼일이 있어 강화대교를 건넜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초지대교로 정해 해안 길을 달려 보는데 오두돈대가 눈에 들어왔다. 그냥 지나치기는 아쉬움이 있어 잠시 쉬어갔다 낚시꾼과 배와 해변 그리고 누렇게 익어가는 벼를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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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국장
  

청국장/무정 정정민 된장이 맛있다 고추장이 좋아해도 찬바람 이는 가을이면 청국장이 최고 시어 버린 총각김치 넣고 돼지고기 몇 점 넣어보라 세상에 이만한 맛 없다 하리 배가 불러도 멈추지 못하는 건 그 향기 그 맛이 아닐까 어머니의 청국장

청국장 [淸麴/靑麴醬] 장(醬)의 한 가지로, 푹 삶은 콩을 띄워서 반쯤 찧다가 소금과 막고춧가루를 넣어 만든 된장. 또는 그것으로 끓인 찌개. 담가서 바로 먹는 속성 된장 된장은 발효시켜서 먹기까지 몇 달이 걸리지만 청국장은 담근 지 2~3일이면 먹을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며, 콩을 통째로 발효시켜 그대로 먹으므로 영양 손실이 적다. 예전부터 재래 된장은 만드는 데 오래 걸리고 간이 세며 맛도 덜해 따로 속성 된장을 담가 먹기도 하였다. 담가서 바로 먹을 수 있는 장으로는 담북장, 퉁퉁장, 막장 등이 있는데, 청국장을 퉁퉁장이나 담북장과 혼동해서 부르는 곳도 있다. 청국장은 남쪽 지방에서 특히 많이 만들어 먹는데 추운 겨울에 김장김치를 넣고 구수하게 끓인 청국장찌개는 별미이다. 대개 메주 쑬 때 삶은 콩을 조금 덜어서 만들기도 하고, 일부러 콩을 삶아서 만들기도 한다. 다른 장과는 달리 만들기가 쉽고 바로 띄워서 먹을 수 있으므로 도시에서도 부담 없이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청국장은 삼남 지방에서 만들기 시작해 점차 서울로 퍼졌다. 충남 지방의 담북장과 충남 당진·서산 등지의 퉁퉁장이 그것인데 햇콩이 났을 때 소량의 메주를 쑤고 여기에 마늘, 소금, 고춧가루를 적당히 섞어서 찧되 너무 오래 찧지 말고 콩짜개가 보일 정도로만 찧는다. 된장보다 싱겁기 때문에 오래 두고 먹지는 못한다. 고기, 두부, 김치 따위를 섞어 찌개처럼 끓이는데 약간 되게 끓인다. 청국장을 발효시키는 균은 볏짚에 많이 묻어 있으므로 미리 볏짚을 씻어서 말려 두면 언제라도 만들 수 있다. 시루나 소쿠리 그리고 헌 담요가 필요한데, 시루가 없으면 밑바닥에 구멍이 뚫린 오지화분을 사용해도 된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는 청국장을 말려서 두고 먹는 법이 나오는데, “청국장 띄운 것을 온돌이나 볕에 말려서 종이 주머니에 넣어 두고 때때로 꺼내어 끓여 먹되 냉수에 삶을 때는 소금을 타서 끓여 먹는다”고 하였다. 짜개청국장을 끓일 때는 콩을 맷돌에 타서 껍질을 버린 다음 삶아서 찧지 않고 띄운다. 청나라 군인의 군량 청국장(淸國醬)은 전국장(戰國醬)이라고도 하는데, 조선 시대 병자호란 무렵 청나라 군인의 군량으로 쓰던 장이어서 붙여진 이름인 듯하다. 전쟁할 때는 한 곳에 오래 주둔하지 못하고 자주 이동해야 하는데 장이 익을 때까지 기다릴 수 없으므로 만들어 바로 먹을 수 있는 부식품으로 생겨난 것 같다. 『증보산림경제』의 ‘치선(治膳)조’와 『오주연문장전산고』에는 ‘전국장(戰國醬)’으로 나와 있고, 빙허각 이씨가 쓴 『규합총서』에는 ‘청육장’으로 나와 있다. 일본에도 이와 비슷한 것으로 ‘낫도’가 있는데 남쪽 지방인 큐슈나 관서 지방 사람이 즐겨 먹는다. 밥공기에 낫도를 반쯤 담고 젓가락으로 휘저어 진이 더 생기면 생달걀과 간장(진간장)을 넣고 고루 섞어서 그대로 먹거나 밥 위에 쏟아서 먹는다. 전형적인 일본의 아침 식사 메뉴이다. 일본의 가정에는 ‘고다츠’라는, 상 밑에 전깃불이 들어오는 난방 겸용의 탁자가 있는데 겨울에 이불을 씌워 놓고 주로 밥상으로 사용한다. 이 속에 청국장을 띄우면 아주 잘 되지만 지금은 거의 가공 식품을 사서 먹으며, 우리처럼 청국장으로 찌개를 해 먹지는 않는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 청국장 만드는 법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콩을 붉게 볶아 맷돌에 타서 껍질 없이 까불러 물을 많이 붓고 삶아 건진다. 즙은 따로 두고 콩은 오장이에 넣어 떼거나 항아리에 넣어 가랑잎으로 덮고 헝겊으로 입을 동여매어 더운 방에 거꾸로 엎어 놓는다. 3~4일 후에 열어 보면 줄이 죽죽 지고 빛이 검고 뜬내가 난다. 국 끓일 만큼 솥에 넣고 먼저 삶은 즙을 붓고 달이되 잡탕에 넣는 여러 고기와 쇠꼬리, 등심 힘줄에 말린 대구, 북어, 해삼, 전복, 홍합, 다시마, 무, 겨울 파를 모두 넣어 삶되 무와 파는 나중에 넣는다. 다 익으면 꺼내어 무는 네모지고 굵게 썰어 갖은 고명하여 주물러 넣고 다시 한소끔 끓인다. 먹을 때마다 떠서 끓여 국수도 말고 밥도 말아먹는데 술 먹는 사람은 겨울에 특히 좋다. 처음에 콩 삶은 즙은 국에 넣지 않아도 된다. 국을 한 동이쯤 끓이려면 띄운 것은 한 사발쯤 넣고 나머지는 두고두고 먹어도 좋다. 대개 깊은 겨울이나 이듬해 정월에 먹으며 토장국이나 젓국에는 넣지 못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청국장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음식 백가지 1, 초판 1998, 10쇄 2011, 현암사)

청국장[淸麴/靑麴醬] / 무정 정정민 어릴 적에는 청국장이 싫었다. 냄새도 고약하고 나중에 옷에도 그 냄새가 나서. 그렇지만 몇 번인가 먹기 시작하자 이내 무척 맛있는 음식이 되었다. 무엇보다도 무청에 청국장을 풀고 돼지고기 두어 점 넣고 끓이면 그 맛이 정말 일품이었다. 참기름 두어 방울 떨어트리면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았다. 결혼 후에는 아내가 청국장을 끓였다. 시골에서 보내온 것이다. 늘 먹던 방법으로 먹었다. 우거지와 같이 끓이기도 하지만 신김치와 끓여도 더 없이 맛이 좋았다. 돼지고기를 넣지 않고 몇치 몇 마리 넣어도 정말 그 맛이 더없이 좋았다. 그러던 어느 날 신 열무김치를 넣어 보게 되었다. 내 권유였는지 아내의 지혜였는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신 열무김치와 청국장의 만남은 환상이었다. 이제껏 먹어본 그 어떤 재료보다 맛이 좋았다. 이 내용을 써서 방송국에 보냈더니 채택되어 무슨 상품인지 받았던 기억이 난다. 청국장에 대한 많은 추억이 있는 걸 보면 정말 청국장을 좋아하는 것 같다 오늘은 자주 가던 다슬기 집에서 청국장을 먹었다. 직접 담근 청국장은 정말 맛이 좋았다 짜지도 않고 기분 좋은 향기만 났었다 그것도 지금까지 먹었던 청국장과 달리 신김치도 우거지도 아닌 생배추를 넣어 끓였다 그래도 담백하게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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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서울 푸른 수목원
  
  

우연 같은 인연 시 사진/茂正 鄭政敏 이 세상 어느 것 하나 의미 없는 일이 있을까? 길가에 초라하게 피운 꽃 한 송이에도 수많은 사연이 숨어 있듯이 나에게 일어나는 일 우연 같은 인연 하나 있다. 작고 볼품 없어도 밤마다 달빛이 내려와 향기를 만들고 바람은 어느 곳으로 향기를 날라 아름다운 나비 한 마리 날아왔다. 꽃과 나비의 조우가 우연이라 아무도 말할 수 없다. 수억의 시간 속에 수많은 꽃과 나비 중에 만났기 때문이다. 나는 아마도 꽃이었을 것이다. 향기가 많지 않은 색이 곱지 않아 아름답지도 않은 초라한 길섶에 피운 꽃이었을 것이다. 눈이 밝고 마음 고운 나비는 다정하게 날아와 입맞춤 하네 멈추지 못할 미소와 향기는 나비가 날아와서 더 밝아지고 그윽해진 꽃이 되었다. Melody With Khoomii / 몽골음악 (마두금연주)

  

9월의 서울 푸른 수목원/무정 정정민 걷는 것이 운동에 무척 좋다는 말을 듣고 자꾸 걸으려 한다. 이것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우선 습관이 되지 않아 그렇고 퇴근 뒤에는 편안하게 앉거나 누워 TV를 보려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런 시간에 걸어야 한다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한다 집 주변만 걸어도 얼마나 좋겠는가 사실 걷고는 있지만 휴일이면 수목원이나 공원길을 걷고 싶다 그래서 가까운 푸른 수목원을 찾곤 한다 9월의 수목원은 어떨까 큰 변화는 없었지만 그래도 변화는 있었다 나뭇잎의 색이 변했다. 분명 가을이 시작된 것이다 없던 열매도 달리고 열매의 색도 달랐다 가을이다 아름다운 가을 단풍이, 하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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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허브 아일랜드 201308-8 폭포
  

폭포瀑布 詩 사진/茂正 鄭政敏 거침없이 내려오는 저 물길 조금도 망설이지 않는 행동 운명이라는 것일까 참았고 참아서 쌓이고 쌓인 정이 이제 더는 멈추지 못해 브레이크도 소용없는 지경에 이른 것일까 내 그대를 향하여 질주하는 마음 감히 막을 것이 있을까 커다란 폭포다 한꺼번에 쏟아지는 물길이다 신이여, 용서하소서!

허브 아일랜드 폭포/무정 정정민 모든 구경을 마치고 돌아가려 할 때 폭포가 보였다. 아로마 테라피 간판이 보이는 곳 아래 그곳을 옆으로 지나치고 말아 들어가 보기로 했다.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진 인공폭포 정서적 충전을 하기 또 다르게 좋은 곳이었다. 시원하게 내려오는 물줄기나 하늘로 올라가는 분수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어 정말 시원한 느낌을 주었다. 이렇게 포천 허브 아일랜드 구경 잘했다. 아직도 보지 못한 곳이 있다 숙박 시설과 세미나실 그리고 힐릴센터 다음 기회로 미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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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허브 아일랜드 201308-7 허브박물관

마른 꽃 향기 詩 寫眞/茂正 鄭政敏 내 마음의 천정에 마른 꽃이 걸려 있다 수십 년이 지났지만 바람이 불면 흔들리고 그곳에서 향기가 난다. 강하지 않아도 그 향기를 맡고 마는 날은 당신이 보고 싶다 어느 가을 당신이 나에게 주었던 들꽃 한 다발 다 시들어 가루가 되도록 벽에 두고 늘 보았던 아름다운 추억이 있어 오늘은 허브 농원에서 마른 꽃을 보았다 내 마음속에서도 향기가 났다.

 

포천 허브 아일랜드 7/茂正 鄭政敏 허브카페에 들려 잠시 쉬었다 카페는 높은 곳에 있어 주변이 잘 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 있었고 창문이 많아 앉아서도 밖이 잘 보였다 카페 주변에는 화초와 식물을 많이 식제하여 그것을 보는 즐거움도 주었다 야외의자도 많아 그곳에서 한 잔 허브를 즐기는 것도 색다른 느낌이 들 것이라 생각했다 워낙 습하고 더운 날이라 실내에서 허브차를 마셨다 장식물의 상당 부분이 피에로였다 그네 타는 벽에 붙어있는 다양한 동작의 피에로도 볼거리였다 유럽풍의 실내장식도 이색적이었다 또 연세가 있으신 할머니가 소녀처럼 의상을 입고 손님을 맞이하는 것도 특색있어 소녀란 생각을 해보았다. 몸과 마음도 편안하게 잘 쉰 카페 한 잔의 달콤하고 향기로운 꽃차도 허브 아일랜드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다. 이렇게 몸과 마음이 충전되어 가볍게 걸으며 도착한 곳은 허브 상품이 전시된 허브 가게 카메라에 담기는 부담되어 이내 나왔다 그리고 허브 박물관으로 향했다 입구에 예쁘게 생긴 아가씨가 허브 목도리를 해주었다 따뜻한 온도가 기분 좋았다 허브향기도 좋았다. 목에 두르고 박물관을 구경하고 허브 목도리를 샀다 전자레인지에 데워 지금 사용 중이다 방안에서 침대에서 날마다 허브향기를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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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허브 아일랜드 201308-3 허브랜드
  

허브랜드 시. 사진/茂正 鄭政敏 내 추억의 정원 후미진 곳 발길도 잘 닿지 않은 곳에서 문득 낙엽 지는 소리가 나면 스스로 막지 못할 그리움은 바람으로 달려간다. 한 잔의 허브차 그 인연이 생각나 잔주름 깊어지는 나이에도 허브랜드에 간다. 민트향 온몸을 전율케 했던 가을 붉은 단풍 보일 때마다 아련한 추억의 전등이 켜진다. 또 그날처럼 살고 싶어.

  

포천 허브 아일랜드 3/무정 정정민 허브 갈빗집에서 식사하는 동안에도 창 밖에 내리는 비는 대단했다. 실내 허브만 구경해야 한다면 먼 거리를 달려온 내게는 큰 아쉬움이다 이곳은 실내외 모두가 아름답기 때문이다. 집에서 출발할 당시 기상예보는 북쪽에서 부터 차차 비가 남쪽으로 내려가 오후에는 비가 갤 것이라 했기 때문에 집에서 포천에 도착하면 비가 갤 것으로 예측했는데 포천에 도착할 무렵 시야 확보가 잘 안되었다. 장대비가 쏟아져 내리고 있어서 후회하면서도 돌아가기가 아쉬워 식사하면서 비가 그치길 바랐는데 내 기대를 알기나 한 듯 비가 그쳤다. 실내 허브 정원을 구경하고 산타 마을을 거쳐 다시 실내정원을 구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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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허브 아일랜드 201308-2 산타마을
  

크리스마스 기도 시. 寫眞/茂正 鄭政敏 나에게 사랑할 사람이 생기면 좋겠습니다. 나의 전부를 다 드리고 싶어 안달이 나도 좋을 밤에는 너무 보고 싶어 잠을 이루지 못해도 좋고 수많은 편지를 쓰고 써도 그 샘이 마르지 않아도 좋을 같이 걸어 보고 싶은 흰눈이 내리는 산길이 생각나 어서 눈이 내리길 바라고 자꾸 창문을 열어 보는 그런 마음이 생겨도 좋을 강이 내려다보이는 작은 찻집 하루 내내 앉아 있어도 둘이라면 지치지 않을 사람이 나에게 생기면 좋겠습니다. 크리스마스에 더욱 생각나 무작정 거리를 거닐다 캐럴이 반짝이는 교회에서 꼭 만나게 해달라는 기도를 할 사람이 생기면 좋겠습니다.

  

아들 없는 성탄절 글. 寫眞/茂正 鄭政敏 20번째의 성탄을 맞는 늦둥이 아들이 당당한 장부가 되어 군에 간 올 성탄절 우리 가족 네 명은 같이 기도했다 건강하게 군 복무 잘하고 돌아오라고... 작년엔 둘째 딸이 영국에 있어 아들과 같이 기도했는데 올해는 두 딸과 같이 아들을 위해 기도했다. 가족은 이렇게 서로 위해 기도하며 잘 지내길 바라는 것을 보고 누군가를 위해 기도할 사람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 일인지 모른다 생각했다. 이 땅에 평화가 가득한 성탄절이 되길 기도했다. 허브 아일랜드 산타마을에 들어가니까 두해전의 일이 생각났다. 이제는 가족 모두가 함께 살기 때문에 무척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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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허브 아일랜드 201308-1 허브갈비
 

갈비탕 詩 사진 무정 정정민 맑게 끓여낸 저 국물 동동 떠있는 푸른 파 모락모락 올라오는 김 구수한 맛이 식욕을 재촉한다. 어릴 적 감히 저 갈비탕을 먹었던가 요동치는 창자를 부여잡고 식은 보리밥에 김치 한 가닥이면 눈이 밝아지고 다리에 힘이 생겼었다. 그저 음식점을 지나며 냄새만으로 배를 채웠던 시절도 있었다. 이제 인생의 황혼기를 지나며 갈비탕 한 그릇은 대수가 아니다 부담되는 값도 아니려니와 수많은 갈빗집은 어디나 있다. 오늘은 갈비탕 한 그릇 아내 앞에 놓고 그것도 많아 서로 나누어 먹는다 얼마나 남았을지 모를 여생의 시간을 계산하며.

갈비탕/위키백과 소의 갈비부위를 주재료로 하는 탕류의 한국 요리다. 갈비부위를 오랜시간 동안 우려낸 뒤에 국간장과 소금에 기반한 양념을 하게 되는데 식성에 따라 면류를 넣어 먹기도 한다.

 

허브갈비/무정 정정민 포천 허브 아일랜드 안에는 다양한 음식점이 있다 꽃 비빔밥을 먹었던 얼마 전을 생각하며 이번에는 갈비를 먹어 보기로 했다. 8월이 가는 아쉬움을 달래려고 연차를 냈다. 그런데 비가 좀 많이 내렸다 비 오는 날은 밖으로 나가는 일이 쉽지 않다 걷기도 하고 무언가를 보기 좋은 곳이 어떤 곳일까 궁리하다가 포천의 허브 아일랜드를 생각했다 가기만 한다면 실내에서 허브를 구경하며 허브향기를 맡고 꽃구경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데 먼 거리이기도 하고 비가 내려 망설였지만 아내가 한 번 가보자 하여 집에서 오전 10시 출발하여 도착하니 점심시간이 되었다. 가는 동안 비가 너무 많이 내려 후회를 하기도 했지만 가다 포기하기도 좀 아쉬워 조심 운전하여 도착했다. 그리고 바로 허브 갈빗집으로 들어갔다 식당 문앞에 주차하고 갈빗집으로 들어가는 그 짧은 순간에도 옷이 다 젖을 지경이었다 우산을 쓰고도 그랬으니 정말 대단한 비였다. 아내는 허브 갈비탕을 나는 허브 갈비찜을 시켰다. 알록달록한 꽃과 채소도 내놓아 눈요기도 잘했고 장거리 여행으로 피곤한 몸도 갈비로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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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왕저수지
 

홍련 시. 사진/茂正 鄭政敏 장맛비 기승부리는 칠월에도 붉타는 마음 식지않아 푸른 잎사귀뒤에 숨어 본다 그래도 그래도 견딜 수 없어 연못속으로 들어가도 불 붙은 마음 여전하여 붉고 붉은 꽃으로 피어 낙화로 식길 하루가 천날처럼 기다린다. 음악:천년의 침묵/김영동

물왕저수지/무정 정정민 오이도를 산책하며 갯고둥을 사 먹었다. 그리고 커피도 한잔 했더니 아쉬움이 생겼다. 바로 점심시간이 되어 식사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 것이다. 호객을 하는 식당이 많았지만 모든 유혹을 뿌리치고 물왕저수지로 향했다. 집으로 가는 길목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한 물왕저수지 칼국숫집은 김치가 맛있다. 칼국수는 연 칼국수 바지락을 넣고 끓이지만 다른 해물도 같이 넣어 맛이 무척 좋다 그래서 오이도의 유혹을 뿌리치고 물왕저수지로 향했다. 물왕저수지 칼국숫집은 막걸리도 먹을 기회를 준다 병아리 눈물 정도만 맛보지만 그래도 그것이 좋다 식전에는 보리밥을 된장을 비벼 먹을 기회도 주니까 이래저래 기분 좋은 집이다 그중 가장 마음을 끄는 것은 김치다. 이렇게 푸짐하고 편안하게 식사하고 바로 앞에 있는 연방죽을 둘러보았다. 연꽃의 절정기는 지났지만 가볍게 보기 좋았다 그리고 내친김에 물왕저수지도 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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