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국장
청국장/무정 정정민
된장이 맛있다
고추장이 좋아해도
찬바람 이는 가을이면
청국장이 최고
시어 버린 총각김치 넣고
돼지고기 몇 점 넣어보라
세상에 이만한 맛 없다 하리
배가 불러도 멈추지 못하는 건
그 향기 그 맛이 아닐까
어머니의 청국장
청국장 [淸麴/靑麴醬]
장(醬)의 한 가지로, 푹 삶은 콩을 띄워서 반쯤 찧다가
소금과 막고춧가루를 넣어 만든 된장. 또는 그것으로 끓인 찌개.
담가서 바로 먹는 속성 된장
된장은 발효시켜서 먹기까지 몇 달이 걸리지만
청국장은 담근 지 2~3일이면 먹을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며,
콩을 통째로 발효시켜 그대로 먹으므로 영양 손실이 적다.
예전부터 재래 된장은 만드는 데 오래 걸리고 간이 세며
맛도 덜해 따로 속성 된장을 담가 먹기도 하였다.
담가서 바로 먹을 수 있는 장으로는 담북장, 퉁퉁장,
막장 등이 있는데, 청국장을 퉁퉁장이나 담북장과
혼동해서 부르는 곳도 있다.
청국장은 남쪽 지방에서 특히 많이 만들어 먹는데
추운 겨울에 김장김치를 넣고 구수하게 끓인 청국장찌개는 별미이다.
대개 메주 쑬 때 삶은 콩을 조금 덜어서 만들기도 하고,
일부러 콩을 삶아서 만들기도 한다.
다른 장과는 달리 만들기가 쉽고 바로 띄워서 먹을 수 있으므로
도시에서도 부담 없이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청국장은 삼남 지방에서 만들기 시작해
점차 서울로 퍼졌다. 충남 지방의 담북장과
충남 당진·서산 등지의 퉁퉁장이 그것인데
햇콩이 났을 때 소량의 메주를 쑤고 여기에 마늘,
소금, 고춧가루를 적당히 섞어서 찧되
너무 오래 찧지 말고 콩짜개가 보일 정도로만 찧는다.
된장보다 싱겁기 때문에 오래 두고 먹지는 못한다.
고기, 두부, 김치 따위를 섞어 찌개처럼 끓이는데
약간 되게 끓인다.
청국장을 발효시키는 균은 볏짚에 많이 묻어 있으므로
미리 볏짚을 씻어서 말려 두면 언제라도 만들 수 있다.
시루나 소쿠리 그리고 헌 담요가 필요한데,
시루가 없으면 밑바닥에 구멍이 뚫린 오지화분을 사용해도 된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는 청국장을
말려서 두고 먹는 법이 나오는데,
“청국장 띄운 것을 온돌이나 볕에 말려서
종이 주머니에 넣어 두고 때때로 꺼내어 끓여 먹되
냉수에 삶을 때는 소금을 타서 끓여 먹는다”고 하였다.
짜개청국장을 끓일 때는 콩을 맷돌에 타서
껍질을 버린 다음 삶아서 찧지 않고 띄운다.
청나라 군인의 군량
청국장(淸國醬)은 전국장(戰國醬)이라고도 하는데,
조선 시대 병자호란 무렵 청나라 군인의
군량으로 쓰던 장이어서 붙여진 이름인 듯하다.
전쟁할 때는 한 곳에 오래 주둔하지 못하고 자주 이동해야 하는데
장이 익을 때까지 기다릴 수 없으므로
만들어 바로 먹을 수 있는 부식품으로 생겨난 것 같다.
『증보산림경제』의 ‘치선(治膳)조’와 『오주연문장전산고』에는
‘전국장(戰國醬)’으로 나와 있고,
빙허각 이씨가 쓴 『규합총서』에는 ‘청육장’으로 나와 있다.
일본에도 이와 비슷한 것으로 ‘낫도’가 있는데
남쪽 지방인 큐슈나 관서 지방 사람이 즐겨 먹는다.
밥공기에 낫도를 반쯤 담고 젓가락으로 휘저어
진이 더 생기면 생달걀과 간장(진간장)을 넣고 고루 섞어서
그대로 먹거나 밥 위에 쏟아서 먹는다.
전형적인 일본의 아침 식사 메뉴이다.
일본의 가정에는 ‘고다츠’라는,
상 밑에 전깃불이 들어오는 난방 겸용의 탁자가 있는데
겨울에 이불을 씌워 놓고 주로 밥상으로 사용한다.
이 속에 청국장을 띄우면 아주 잘 되지만
지금은 거의 가공 식품을 사서 먹으며,
우리처럼 청국장으로 찌개를 해 먹지는 않는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 청국장 만드는 법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콩을 붉게 볶아 맷돌에 타서
껍질 없이 까불러 물을 많이 붓고 삶아 건진다.
즙은 따로 두고 콩은 오장이에 넣어 떼거나 항아리에 넣어
가랑잎으로 덮고 헝겊으로 입을 동여매어
더운 방에 거꾸로 엎어 놓는다.
3~4일 후에 열어 보면 줄이 죽죽 지고 빛이 검고 뜬내가 난다.
국 끓일 만큼 솥에 넣고 먼저 삶은 즙을 붓고 달이되
잡탕에 넣는 여러 고기와 쇠꼬리, 등심 힘줄에 말린 대구,
북어, 해삼, 전복, 홍합, 다시마, 무, 겨울 파를 모두 넣어 삶되
무와 파는 나중에 넣는다.
다 익으면 꺼내어 무는 네모지고 굵게 썰어
갖은 고명하여 주물러 넣고 다시 한소끔 끓인다.
먹을 때마다 떠서 끓여 국수도 말고 밥도 말아먹는데
술 먹는 사람은 겨울에 특히 좋다.
처음에 콩 삶은 즙은 국에 넣지 않아도 된다.
국을 한 동이쯤 끓이려면 띄운 것은 한 사발쯤 넣고
나머지는 두고두고 먹어도 좋다. 대개 깊은 겨울이나
이듬해 정월에 먹으며 토장국이나 젓국에는 넣지 못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청국장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음식
백가지 1, 초판 1998, 10쇄 2011, 현암사)
청국장[淸麴/靑麴醬] / 무정 정정민
어릴 적에는 청국장이 싫었다.
냄새도 고약하고 나중에
옷에도 그 냄새가 나서.
그렇지만 몇 번인가 먹기 시작하자
이내 무척 맛있는 음식이 되었다.
무엇보다도 무청에 청국장을 풀고
돼지고기 두어 점 넣고 끓이면
그 맛이 정말 일품이었다.
참기름 두어 방울 떨어트리면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았다.
결혼 후에는 아내가 청국장을 끓였다.
시골에서 보내온 것이다.
늘 먹던 방법으로 먹었다.
우거지와 같이 끓이기도 하지만
신김치와 끓여도 더 없이 맛이 좋았다.
돼지고기를 넣지 않고 몇치 몇 마리 넣어도
정말 그 맛이 더없이 좋았다.
그러던 어느 날
신 열무김치를 넣어 보게 되었다.
내 권유였는지 아내의 지혜였는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신 열무김치와 청국장의 만남은 환상이었다.
이제껏 먹어본 그 어떤 재료보다
맛이 좋았다.
이 내용을 써서 방송국에 보냈더니 채택되어
무슨 상품인지 받았던 기억이 난다.
청국장에 대한 많은 추억이 있는 걸 보면
정말 청국장을 좋아하는 것 같다
오늘은 자주 가던 다슬기 집에서 청국장을 먹었다.
직접 담근 청국장은 정말 맛이 좋았다
짜지도 않고 기분 좋은 향기만 났었다
그것도 지금까지 먹었던 청국장과 달리
신김치도 우거지도 아닌
생배추를 넣어 끓였다
그래도 담백하게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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