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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어 4
송어
시. 사진/茂正 鄭政敏
맑은 물이 아니면 싫다
은 비늘 반짝이며
유유자적하는 저놈
어떤 놈은 동해 저 멀리
차가운 오호츠크까지 간다는데
긴 여행은 다녀온 것이더냐
수족관이든 양어장이든
물속이 좋아
오늘도 물장구 여전하구나
나도 너와 같이 물속에 살까?
송어/田祥麟 글
한국의 동해와 동해로 흐르는 일부 하천에 분포하며,
북한·일본·사할린·연해주 등지에도 분포한다.
몸은 길고 좌우로 납작한 편이며, 비늘은 작고,
옆줄비늘수는 112~140개이다. 등지느러미의 뒤쪽에
기름지느러미가 있다. 등쪽은 짙은 청색이고, 약간의 작은
흑색 점이 흩어져 있으며, 몸의 양옆은 은백색이다.
어렸을 때는 몸의 양옆에 10개 내외의 크고 둥근
흑색 반문(斑紋)이 있는데 바다로 내려갈 때가 되면
이 반문은 모두 없어진다.
그러나 어린 송어가 바다로 내려가지 않고 하천에 남아 있게 된
육봉형(陸封型) 또는 하천잔류형(河川殘留型)의 경우에는
몸의 양옆에 있는 반문이 일생 동안 없어지지 않는다.
한국의 동해에서 사할린, 오호츠크 해까지 회유하며
새우류, 작은 물고기 등을 잡아먹는다.
산란기는 9~10월이며 7~9월 사이에 비가 와서
강물이 불어나면 소상(遡上)해 산란기까지 깊은 곳에서 기다린다.
암컷이 여울의 자갈을 꼬리지느러미로 파낸 다음
수컷과 함께 산란, 방정(放精)이 이루어지며,
알은 바로 묻어서 보호한다.
전장 40~50㎝인 개체는 흔히 볼 수 있으나,
전장 60㎝ 이상인 개체는 매우 드물다.
송어회 4/무정 정정민
송어회를 먹으면 소화가 감쪽같다
이렇게 편안하게 소화되는 회를 먹어보지 못했다.
소화기관이 좋지 않은 나는
소화에 부담되는 음식은 피하는 편이다
소화를 잘 시키기 위해 자극적인 마늘이나
청양고추를 곁들여 먹는 경우가 많다.
회는 비교적 소화가 잘 안 되기 때문에
먹고 나서 다소 불편함을 느끼는데
송어는 회이면서도 밥보다 오히려 소화가 잘된다.
다만 의문인 것은 왜 콩가루와 같이 먹는가이다
콩가루도 영양 만점이니 피할 이유가 없지만
송어가 담백한 맛이 없어 그럴지도 모른다는
개인적인 추측을 해보기도 한다.
어찌 되었든 소화가 잘 되는 회라서
선호하게 되었다.
지난해 연말에도 피로회복에 좋다는 송어회를
온천에 다녀오면서 먹었다.
킬로에 22,000원이라 크게 부담되지는 않았다.
맨 처음 이 회를 먹게 해주신 안전도사님
춘천의 송어 집 그곳은 당시 만원이었고
2회 리필도 가능했는데 이곳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가격으로 따진다면 춘천보다 무척 비싸지만
집 근처와 비교하면 싸다
집 근처는 킬로당 3만 원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리필도 되지 않았다.
그래서 화성온천에 가게 되면 송어를 먹게 되는 것 같다
혼자보다는 아내와 같이 먹고 장어탕 하나까지 추가해도
29000원이니까 크게 부담되지 않았다.
배도 알맞게 불러 아주 적당한 양과 가격으로
호사를 누려본다.
겨울바다
2014. 1. 8. 22:25
새해 새날의 겨울바다
겨울 바다 8
시. 寫眞/茂正 鄭政敏
찬바람 부는 겨울 바닷가
작은 어선 한 척
주인을 기다린다.
흰 눈이 내려
머릴 적시고 있어도
자릴 뜨지 못한다.
떠나는 것은
때가 있는 법
바람이 분다고 떠나는 것이 아니다.
파도가 밀려 와도
주인이 허락하지 않으면
그 자리 그대로 있어야 한다.
낡아 헐어도
극심한 추위가 밀려와도
언제나 변함없는 충성심
겨울바다의 배는
주인을 기다린다.
정서진 함상공원/무정 정정민
정서진에 몇 번인가 갔지만, 함상 공원에 올라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혹 몰라서 구경하지 못한 것인 줄 알았는데
지난해 말일 해넘이 축제를 할 때
개장한 것이라 한다
정호승 님의 시비와 함께 새로운 볼거리가 생긴 것이다
또 노을 종도 새로 생겨
종소리를 내보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 되었다.
함 내의 구석구석을 둘러보며
조타실에 앉아 보기도 하고
포대 앞에서 적을 겨냥하는 연습도 해봤다
또 해군 장교 복장으로 사진도 찍어 보았다.
얼어버린 바다를 배 위에서 보는 것도
겨울의 낭만이 되었다.
이런 추억이 있던 정서진
올해도 해넘이 축제를 했다는데
아직 가보지 못했다.
올해도 가볍게 걸어보고 싶은 곳이다.
몇 번인가 가보고 싶었는데
꼭 갈 일이 있지 않아 망설이다 가지 못했다
해넘이가 장관인 곳이라 해 질 무렵에 가면
아름다운 낙조를 볼 수 있으니
때를 맞추어 가보고 싶다.
茂正鄭政敏印
설야
2014. 1. 7. 21:40
눈 내리는 밤
눈 내리는 밤/정정민
얼마나 아름다운 별들이면
그 속삭임
저리 고울까
내려오는 이야기마다
하얀 솜사탕
내가 사랑할 때마다
하늘에 별이 뜨고
유성이 졌는데
오늘은 그리움이
흰 눈으로
내려 내려서 쌓인다.
밤을 새워도 좋을
하얀 그리움아
맑고 고운 모습으로
가로등 불빛 사이로
내 가슴에도 가득가득 하거라
옥상 설경
글. 寫眞/茂正 鄭政敏
내가 다니는 회사는 주차장이 두 곳이다
지하 주차장과 옥상 주차장이다.
옥상 주차장에 주차 하려면
지하 주차장에서 자동차 엘리베이터에
차를 태워 옥상으로 올라와 주차 시키는데
나는 주로 옥상 주차장을 이용한다.
점심 시간에 옥상에 있는 차안에서
과일도 먹고 커피도 마시며
주변 풍경을 보는 즐거움을 누리고 싶어서다.
물론 음악 감상도 한다.
비가 오는 날은 비를 보고
눈이 내리면 눈을 본다.
가까운 산에서 새가 날아와 울면
그 소리도 듣고
옥상의 장미원에 장미가 피면 그 꽃을 보기 때문에
옥상을 참 좋아한다.
더구나 퇴근 하는 시간에는
하늘의 별을 보기도 하고
달을 보기도 한다.
하지만 미등을 켜놓아
자동차 바테리가 방전
시동이 걸리지 않아
보험회사에 전화를 했던 적도 있고
소낙비가 너무 내려
자동차 엘리베이터가 고장이 나
차를 두고 퇴근하였던 적도 있어
때론 불편하지만
가을 산을 보거나
설산을 보는 즐거움을 놓치고 싶지 않아
악천후에도 옥상 주차장을 이용한다.
백 년만에 내린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지만
그래도 여전히 옥상에 주차했다
설경을 즐기고 싶어서......
위 글은 의왕으로 출근할 때의 사연과 사진
지금은 부천으로 출근하니까
의왕에서 누렸던 옥상주차장의 한적하고
조용한 평화는 누리지 못한다
부천은 주차장이 없어 노상주차를 하기 때문이다
눈오는 날
낭만과 걱정이 동시에 생긴다
출근하지 않는다면 정말 한가하게
설경을 구경 하련만
눈오는 날은 길이 미끄러워 운전이 조심스럽다.
그렇지만 추억마저 잠재우지는 않는다
눈오는 밤의 사연
전남 송정리 강가의 밤
직장이 그곳이라
숙소에서 본 설야는 정말 좋았다
온 천지가 온통 다 하얗던 밤
창호지 사이로 보이는 눈을
하염없이 보았던 일이 생각난다.
-음악:러브 스토리-
온돌
2014. 1. 6. 23:30
온돌
고향 집/정정민
내 고향 집에는
어린 날의 내 꿈이 그대로 있다.
짚 냄새 흙냄새 나는
건넛방 책장에
내가 읽었던 책들이 있어
고향 집에는
아버지 어머니 손때 묻은
낡은 가구와
벽장 손잡이
삽과 호미까지
다정한 부모님 체온이 그대로 있다.
장롱 속에
형제와 같이 덮고 자던 이불과 벼게
책걸상엔 같이 공부하고 장난하던
형의 얼굴 누님과 동생 얼굴이 있다.
부엌과 장독대 헛간과 창고
뒤뜰과 앞뜰
사립문과 담벼락
모두가 그리운
내 고향 집
온돌 [溫突]난방장치 | 브리태니커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구들고래를 만들고
고래 위에 구들장을 놓아 아궁이를 통하여 받아들인 열을
구들장에 저장했다가 서서히 복사열을 방출하여
방바닥이 따뜻해지도록 고안된 난방구조.
이를 중국에서는 항(炕)이라 하고
한국에서는 구들이라고도 한다.
온돌과 항은 그 외형과 재료에 있어서 많은 차이가 있으나
그 구조와 방법이 동일하고 원류도 같다.
온돌 [溫突]/무정 정정민
어릴 적 고향 집은 온돌이었다.
저녁밥을 지을 때 방이 따뜻해지는데
이 열기로 온 밤을 지내야 한다
하지만 새벽이 되면 온돌은 식어버려
더욱 추워지는 새벽에 정말 춥다
창호지 문이라 보온도 잘 안 되는 문으로
바람이라도 솔솔 들어오면
그 바람이 얼마나 추위를 타게 했는지 모른다
그렇지만 온돌은 정말 반갑고 좋은 곳이다
명절이나 특별한 음식을 만들 때는
아궁이에 불을 지필 일이 많아
방이 쩔쩔 끓었기 때문에
그곳에서 앉아 있거나 누워있으면
온몸이 편안하고 피로가 풀리는 것 같았다.
이런 온돌 문화에 익숙한 나에게는
도시의 보일러 보다는 시골의 온돌에 대한 향수가 있다.
겨울은 온천이 좋은 곳이라
김포의 한 온천에 가게 되었다.
주말이라 가족탕이 없었다.
남은 하나가 온돌방이었다.
그것이라도 이용하려고 들어갔더니
콩기름을 먹인 장판처럼 보이는 누런 방바닥
햇살이 들어오는 창
창밖의 눈
그리고 차곡차곡 개어져 있는 이불이
고향 집을 연상케 했다.
정겨운 모습을 대하니
고향 생각이 났다.
겨울날의 내 추억어린 고향.
Shado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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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봉도 낙조대
낙조
시. 사진/茂正 鄭政敏
눈이 부셔서
다 바라보지 못한 낙조는
오이도 해변을
붉게 물들이고
내 그리움만
덩그러니 남겨둔 체
침묵하고 맙니다.
갯내음 쥐고서서
안타까운 마음을 바다에 두나
여전히 낙조는 말이 없고
해변을 간지럽히는 바다만
가슴까지 차오릅니다.
돌아서지 않는 발길
하나 둘 옮기면
물새 울음
내 울음이 됩니다.
영혼의 깊이까지
침묵할 그리움 이던가!
낙조를 삼킨 바다가
원망스럽기만 합니다.
음악:천년의 침묵/김영동
구봉도 낙조대/무정 정정민
대부도 부속섬 구봉도 작지 않은 섬이다
지금이야 대부도와 붙어있어
차로 쉽게 접근하는 곳이다
이 구봉도와 오누이처럼 붙어있는 작은 섬으로
고깔 섬이란 곳이 있다.
지금은 고깔 섬과 구봉도를 무지개다리로 연결하여
만조가 되는 때라도
고깔 섬으로 걸어 들어갈 수 있다.
이 고깔 섬 옆으로 데크을 설치하여
그 끝에 낙조대를 만들어 놓았다.
아직 이 낙조대에서 낙조를 보지 못했다
한 번밖에 가보지 못하였기 때문에
차기에는 낙조를 보게 되리라 생각한다
이번 여행길에 들어갈 때는 해안으로 해서 갔고
나올 때는 무지개다리를 건너 산등성이로 해서 나왔다.
전국에 낙조대가 참 많다
낙조가 아름다운 곳에 인위적으로 만든 낙조대
얼핏 기억나는 곳으로 전남 진도의 세방 낙조대
시흥시 옥구공원의 낙조대
강화도 적사뒤에 있는 낙조대
모두가 풍광이 빼어난 곳이었다.
이곳 구봉도 낙조대도 아름다운 곳이었다.
언젠가는 물이 넘실거리는 해안 길과
붉은 낙조를 보게 될 날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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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봉도 개미허리
꼬깔섬
시. 사진/茂正 鄭政敏
서해 출렁이는 구봉도
그 곁에 찰싹 붙어있는 작은 섬
천 년일까 만 년일까
다정한 오누이처럼 지낸다
어느 때는 손을 잡고
어떤 날은 토라진 모습으로
붉게 지는 낙조를 얼마나 보았을꼬
속삭이는 파도소리
성난 파도소리
바닷새의 노래도 들었으리라
더욱 다정하게 살라고
우리에게 그 모습 더 가까이 보이라고
무지개다리를 만들었다
개미허리라 부르는 이도 있는 다리
차가운 겨울바람 불어오는 날도
파도소리 요란한 날도
봄바람 살랑거리는 날도
달빛 고운 날에도
찌는 더위가 있는 날에도
내 널 잊지 않으마
변함없는 오누이 정
배우려 찾아가마
음악:천년의 침묵/김영동
꼬깔섬/무정 정정민
대부도에는 구봉도란 섬이 있다
봉우리가 9이었다는 기사를 읽은 것 같기도 하다
이 섬이 좋아 찾아간 적이 수도 없다
하지만 섬의 깊숙한 안쪽 가보지 못했다.
궁금한 적이 많았지만
아내가 좋아하지 않아 가보지 못했는데
그곳에 새로운 명소가 생겼다는 기사를 읽고
아내가 가보자는 제안을 해왔다
그렇지 않아도 속으로 궁금해서
언젠가는 가보리라 했던 곳이라
성탄절에 가보았다.
종현갯벌체험장을 지나
2킬로 정도 걸어 들어가는 곳에
고깔 섬이 있었다
구봉도와 무지개다리로 연결하여
멀리서 보면 개미허리처럼 보이기 때문에
개미허리라 부르기도 하는 곳이다.
대부 해솔길이기도 하여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인데
그곳에는 고깔 섬 옆으로 데크을 설치하고
데크 끝 중앙에 낙조대를 만들어 놓았다.
아직 낙조대에서 낙조를 보지는 못했지만
구봉도의 새로운 명소가 되어
작은 주차장이 날마다 사람으로 들끓어
주차하기 너무 힘든 곳이 되었다.
어찌 되었든 구경한 번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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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껴두는 그리움
시 寫眞/茂正 鄭政敏
언제나 그리운데
보고 싶어 미칠 것 같은데
만나고 싶어 죽을 것 같은데
참아야 될 이유가 없다.
그래도 참는 것은
너무 그리워
아끼고 견디면
더욱 고와질 사랑 같아
터져 나오는 노래를
오늘도 누르나니
아! 가슴이 아프다.
문득 그립다
시 寫眞/茂正 鄭政敏
바람소리가 들린다.
전깃줄을 흔들고
늦가을 남은 낙엽을 흔드는
거리의 방랑자가
차갑게 지나가는
그러면 창가로 간다.
김이 서리는 유리창에는
외진 섬 하나 떠올라
갈매기 날고
출렁이는 파도가
수도 없이 밀려들고
하얀 조가비 줍던 작은 손
시리다며 내 주머니에 넣고
지그시 기대어 왔던
그녀의 머리결에서는
갯내음이 났었지.
아!
그리움이다.
잠잠했던 심해가
거리의 바람소리에 일어나는
옛사랑의 그림자/정정민
추수가 지나간 들에는
마른 풀이 삭풍에 울고
고향을 찾아가는 기러기는
칼바람에 한숨 짓는다.
세월의 강을 건너 초로의 언덕에
서있는 외로운 소나무 하나는
오늘도 긴 그리움을 끝내지 못해
동구 밖 그 자리에 서 있다.
오월의 장미꽃 같던 사람
반짝이던 별처럼 다가서던 눈빛
참지 못하여 흔들리던 호수처럼
마구 뛰던 가슴이
수십의 풍상에도 지워지지 않았다.
원망했던 탄식의 노래도
채송화꽃처럼 수줍던 그리움도
먼 세월을 돌아 온
동구 밖 그 소나무 였다.
사랑은 시작만 있다.
영원히 끝나지 않은 세월의 그림자다.
다만, 숨어 있을 뿐이다.
사이버 그리움
시 寫眞/茂正 鄭政敏
어느 하늘 아래 어느 땅일까
주소를 알길 없어도 날마다 그리운 사람
사진에서 보고 애틋한 마음 돋아나고
글에서 만나 보고 싶은 마음 무성하더니
댓글에서 성장한 나무 메신저
대화로 꽃 피운다.
컴퓨터 켤 때마다 그 카페 찾아가고
창가에 어리는 닉 반가움에 부르면
어느 나라든 어느 별이든
마음은 유성처럼 번개처럼
만날 수 있었다.
보이지 않는 날은
아무도 없는 산길을 걷는 것처럼
쓸쓸한 바람만 가슴에 일었다.
만난 적 한 번 없어도
가슴에 등록한 그리움
굵은 글씨로 붉게 새겨져
삭제되지 않고 있다.
그리움
시 寫眞/茂正 鄭政敏
달빛이 서러운 밤에
미처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까치의 외로움처럼 처마 밑에서만
그리운 것이 아니었다.
바람이 불어 눈물처럼 흩어지는
처량한 낙엽이 갈 길을 잃어 버린 것처럼
거리를 배회하는 것을 볼 때만
가슴이 저리도록 그리운 것이 아니었다.
천 년을 기다려도 그 자리 그대로
차갑게 빛날 수밖에 없는
높은 하늘의 별처럼 기다림이 멍이 될 때만
그리운 것이 아니었다.
장미꽃 한 송이 민들레 홀씨 하나
가냘픈 음악소리에도 내 그리움은 언제나
호흡처럼 일어나 있었다.
잠이 들어도 그리운 이여
그대도 나를 그리워하지 않나요.
무엇을 위하여 멀리 가십니까?
이승의 시간이 백 년도 못 되는 세상
어서 오세요. 기다림이 너무 힘들어요.
도자기 펜션/무정 정정민
언제던가 이 펜션 앞을 지나며
신기하기 짝이 없어 카메라에 담았다
당시엔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겉모양만 찍었었다.
그 이후로 몇 번인가 지나며
결국 사장님도 만나게 되었고
내부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해서 언젠가는 이곳에서 하루 정도
묶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마땅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자보지는 못했다.
그리고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다
페인트도색도 변하고 금이 조금 간 곳도 있어
좀 아쉬운 생각도 들었다.
자주 지나는 곳이 아니라 잊었는가 했는데
이번 정월에 영흥도에 가게 되어
지나가며 카메라에 담았다.
기회가 생이면 이 도자기 펜션 안에서
하루 정도 지내보고 싶다
영흥도 바다의 파도소리를 들으면서
겨울 바다의 사랑
시 寫眞/茂正 鄭政敏
낯선 해안길
갈대꽃이 깃을 세우고
차가운 겨울을 견디는 갯벌에
밤이 소리없이 찾아왔다.
철새도 숨을 죽여 졸고
어느 등대의 불빛인가
조용한 그리움처럼 지나가면
초저녁별 하나 곱게 지는데
엄숙한 밤 공기를 견디지 못한
나그네 한 사람
겸손한 나루터에 흔들리는
오래된 뱃전의 깃발 위로
초승달을 보았다.
달빛 가난한 바다는
소리없이 다가와 긴 한숨을 짓고
그리운 이름하나 내려놓고
가만히 사라진다.
겨울 바다는
가슴이 얼어 터지도록
시린 그리움을 안으로 잠재우는
서글픈 사랑이다.
그리운 마음/정정민
마른 나무에 잎이 돋아
그 위에 매달린 이슬이 곱고
어느 사이 빛나는 햇살 영롱한 봄이
아지랑이 걸음으로 다가와
봄이 오는 길목마다
향기 고운 꽃들이 피고
새 노래가 더욱 정겨운데
꽃구경 가자 하던 이는 오시지 않고
바람에 지는 꽃잎이
흐르는 물속에 멀어져도
나무는 푸른 잎이 무성해 졌어도
새소리 처량하고
달빛 고와도
여전히 혼자 있습니다.
오늘도 창 밖을
바라만 보는 마음 아시나요.
바람결에 이 마음 전합니다.
겨울 바다
시 寫眞/茂正 鄭政敏
푸른 파도가 밀려오고
뜨거운 태양이 빛나던 모래사장
내 사랑 그녀는
아름다운 인어였다.
섬광처럼 번쩍이며
장미 향기처럼 향기롭게
내 혼을 다 앗아가
달콤한 행복에
내 여름은 찬란했다.
그 여름 가고 단풍이 물들자!
그녀는 황금빛 모래사장에서
자취를 감추고 말아
내 마음속 낙엽이 하나 둘 지기 시작했다.
뜨거운 함성이 메아리치던 바다
푸른 파도가 넘실거리고
작열하던 태양이 멈추었던 그곳
모두 떠나고 그 모래만 남았다.
지워진 그녀 발자국
얼어버린 열정
겨울바다는 쓸쓸히 흐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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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바다 11 선착장
2014. 1. 2. 08:33
겨울바다 11
선착장
시. 寫眞/茂正 鄭政敏
사람은 집에서 쉬고
새는 둥지에서 쉬듯
배는 선착장에서 쉰다.
출항 할 때는 혼자 가지 않는다.
선원을 태우고 출발하고
선장의 지시를 받아서만 간다.
목적 없이 가지 않고
분명한 이유가 있을 때만 바다로 간다.
늘 순탄하지 않아
때론 파선될 위기를 맞기도 한다.
거친 파도 때문이고
때론 서로 부딪치기도 하여
생명의 위험을 느낀다.
너무 먼길을 가거나
길이 어두워 돌아오는 길을 잃으면
망망한 바다에서 표류하기도 한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배는 돌아와야 한다.
일정한 기간이 아니어도
목적을 이루면 돌아와야 하는 곳
그곳은 평화와 안식이 있는 선착장이다.
내 선착장은 어딘가
하늘일까
땅일까
반드시 돌아가야 하는 그곳
혹 바람 속은 아닐까
오늘 밤도 작은 항구에서
잠시 하늘을 보며
좌표를 살피고 있다.
겨울 바다 11/무정 정정민
갑오년 첫 날
바닷가에 가보고 싶었다
집에서 쉬는 큰아이에게
같이 가겠냐고 물었더니 쉬고 싶단다
결국 출근한 둘째와 막내는 없고
아내와 둘이서 바닷가를 찾았다
시원한 바다가 잘 보이는 시화방조제
점심시간이 되어 먼저 식당을 찾았다
영흥도의 제 3부두
해물 칼국수를 시키고 바라본 바다는
영흥대교 아래 출렁거렸다.
지난 2013년을 돌아보고
새해는 어떻게 보낼지 생각을 정리했다.
무엇보다도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지금으로서는 그보다 중요한 것은 없는 것 같았다
삶의 질을 생각할 때도 그렇고
자식들을 생각해서도 그렇다
요즘 아내는 허리 통증으로 고생 중이고
나또한 허리가 좋지 않아
늘 잔잔한 고통속에 지내는 것을 보면
나이가 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직장 생활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남은 기간동안도 최선을 다하며
동료와 잘 지내야 겠다고 다짐했다.
사람이 가장 우선해야 할 일
그것은 사람과의 관계를 좋게 하는 일
무엇을 하든 행복을 위해 일하는 우리가
당연시 해야 할 것이니 더욱 지혜가
필요하리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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