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도 펜션파크

나의 집 詩 寫眞/茂正 鄭政敏 대궐처럼 크지 않아도 된다 창문을 열면 뜰이 보이고 뜰에는 작은 야생화가 보이면 된다. 내 차가 드나들 길이 있고 더러 날 사랑하고 내가 기다리는 사람이 달빛을 받으며 올 수 있으면 된다.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작은 서재가 있으면 된다 집 뒤에 산이 있어 새소리가 들리면 된다. 잠 못 드는 새소릴 들으며 같이 외로워 하기 도하고 새벽에 우는소리에 잠에서 깨면 된다. 비가 오는 날에 빗소리가 들리면 된다 침대에 누워 아름다운 추억을 돌아볼 수 있게 가을 단풍도 한겨울 설경도 작은 창문을 통하여 볼 수 있다면

대부도 펜션파크/무정 정정민 가끔 대부도에 가게 되면 펜션 파크를 지나가게 된다 겨울이면 겨울에 맞게 아름다운 설경이 펼쳐진다 지붕의 눈이나 정원 잔디 나무 쌓인 눈이 제법 볼만한 겨울 풍경이 된다 바로 옆 바다도 그것이 어울려 그저 다녀만 가도 좋은 곳이다 봄이나 여름 가을도 아름다워 이곳에서 사진을 자주 찍어 본다 하지만 한 번 이 시설을 이용해 보지는 못했다 가족과 같이 와 하룻밤이라도 쉬고 간다면 파도소리나 갯내음이 얼마나 좋은지도 알련만 그럴 생각도 해보지 못했다. 최근에 펜션 숙박비를 보니까 작은 평수도 있어 하루 쉬는 것이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 어느 계절이 좋을지 혼자 생각해보기도 했다. 아무래도 봄이 좋지 않을까 주변 연계하여 볼 수 있는 곳이 많아 이른 아침에 바닷가를 거닐거나 해솔길을 산책하고 썰물 때는 등대섬까지 가보는 것도 얼마나 좋겠는가 조개구이라도 같이 하며 지나온 일상을 이야기하는 것도 참 좋으리라 하지만 경제성이 강조되어온 살림살이를 아내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몰라 성사되기는 쉽지 않으리라 생각하기도 한다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여행길 늘 즐거운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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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 조력발전소 공원 4

내마음의 발전소 3 시 사진 茂正정정민 먼바다에서 바람이 불어왔다. 파도가 움직여 따라온 바람일까 바람이 불어 파도가 밀려왔을까 수위가 높아지고 넘치는 에너지가 가로막힌 둑 너머로 흘러갔다. 기어이 수차를 돌리고 말아 전기가 생산되었다. 어느 집으로 배달된 전기는 음식물을 조리했고 방을 따뜻하게 온갖 전기제품도 가동했다. 온실 온도를 높여 꽃을 피게 했고 공장을 가동해 우리에게 필요한 수많은 필수품을 생산했다. 가로막힌 내 마음의 둑을 허물고 당신이라는 파도가 밀려왔다. 잠자고 있던 뇌 속의 수차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사랑이라는 전기가 생산되었다. 온몸의 피가 활발하게 돌고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한겨울에도 오세요 당신은 내 마음의 발전소를 가동 시키는 사람 멈추지 않게 해주세요.

  

시화호 조력발전소始華湖 潮力發電所 경기도 안산시 시화방조제에 지어진 세계 최대 규모의 조력발전소. 2004년 공사에 착수해 7년 만인 2011년 8월부터 일부 발전기에서 전력 생산에 들어감 경기도 안산시 대부동 시화호방조제에 지어져, 수차발전기 10기에서 25만 4,000kW의 발전시설용량을 갖춘 세계 최대 규모의 조력발전소다. 연간발전량은 5억 5,200만kWh로 소양강댐의 1.56배이자, 이전까지 세계 최대 규모였던 프랑스 랑스 조력발전소를 넘어서는 것으로, 인구 50만 명이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한편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밀물 때의 낙차를 이용한 단류식 창조(漲潮) 발전으로 가동된다. 시화호 조력발전소를 통해 연간 86만 2,000배럴의 원유 수입을 대체해 매년 약 942억 원을 절감하고, 연간 이산화탄소 발생량도 31만 5,000톤을 줄여 약 66억 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시화호 바닥에 축적된 중금속 물질들이 조력발전소를 통해 바다로 그대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어 환경오염에 대한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시화호 조력발전소/무정 정정민 세계 최대 조력발전소인 시화호 조력발전소에 공원이 생겼다. 지난해 정월에 갔을 때도 바다와 잘 어울려 풍광이 빼어나 잠시라도 거닐기 좋았다. 시화 방조제 중간에 있어 마치 배를 타고 바다의 중심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곳이다. 이번에 갔을 때는 하얀 눈이 쌓여 다른 때와 분위기가 달랐다. 상당히 추워 오래 걷지는 못했지만 사진을 몇 장 찍어왔다. 조력발전소 기계 시설이나 건물은 찍지 못했지만 휴게소의 조망이 좋아 잠시 쉬기 참 좋았다. 물새와 배와 반짝이는 수면 파도소리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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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에섬/무정 정정민 홀로 있어도 외롭지 않다. 때가 되면 물 들어 춤 추고 고기들 찾아와 노닐었다. 뜨는 해와 지는 해가 얼마나 아름답던가. 썰물 되면 육지와 통하는 길 나고 수많은 사람 찾아와 등 밟고 바다 보며 감탄하며 놀라워하고 연인들은 더욱 정들어 가지 않았던가, 가을이면 향기 가득한 국화가 섬 가득 피어나 멀리서 벌 나비 날아오니 공장 하나 없고 상점 하나 없어도 사람들은 천국이라 했다. 밤이면 등대 불 밝히고 길 헤맬지 모르는 선박 인도했으니 이만하면 외로울 이유없다. 모습이 누에 닮아 천년을 그리 살지만 벌레 같은 삶이 아니라 비단 같은 삶이지 않는가. 살고 또 살고 수만 년 살아도 몸 다 헐어 바다 되어도 등대로 살다 가리니 그 빛 명주실 같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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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화석化石 /茂正 鄭政敏 언제부터일까 눈물 많은 내 가슴에 단단한 화석이 생겼다. 아무리 문질러도 사라지지 않는다. 슬픔이 소용돌이쳐 폭포수처럼 눈물이 날 때도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단단하게 남아 오히려 가슴을 아프게 했던 뜨거워 온몸이 들끓어도 녹아내릴 생각도 하지 않고 오히려 더욱 단단해진 화석 그대라는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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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 새 / 무정 정정민    
      별마저 얼어버린 겨울 밤을
      이름 없는 초라한 동굴에서 
      얼굴을 깃 속에 감추고 
      숨죽여 울다 잠들어도 
      찾아와 주는 이도 
      불러주는 이도 없어
      허기진 그리움만 
      또 노래해야 한다.
      잎 진 나뭇가지에서 
      몸부림을 치면서 울어도 
      나무는 잎을 내지 않고 
      무심한 눈빛으로 하늘만 본다.
      창가에 다가서서
      이른 새벽을 깨우듯 불러도
      창문을 열어보는 이 아무도 없다.
      겨울
      가슴 깊이 스미는 고독의 계절
      떠나지 못하는 시간 앞에서
      사랑의 봄을 기다릴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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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매화紅梅花 
                 詩 /무정 정정민
      노을빛 붉은 
      양화나루
      내 마음인양 
      매화꽃 피었다.
      천년의 세월
      흐르고 흘렀을 한강처럼
      조금은 잊었는가 했더니
      봄마다 피는 꽃은
      노을보다 더 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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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 공룡알 화석지
      
        

      공룡 시 寫眞/茂正 鄭政敏 인간의 수천 배는 됨직하고 대적할 상대도 없을 것 같은 세상에서 오직 최강자로 살아온 생명체 힘이 부족하여 멸종하지 않았다 먹을 것이 없어 죽지 않았다. 환경의 변화를 예측 못 한 미래를 준비하지 못한 어리석음으로 단종되었다. 인간의 미래는 수천 년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수만 년도 지날 것이다. 이 땅에 영원할 것이다 천지 만물을 지으신 창조자 하나님을 믿으니까

        

      겨울 갈대/무정 정정민 시 사진/무정 정정민 발등을 덮는 한설이 서러운가 겨울 냇가 갈대는 옷깃을 세운 듯 한껏 부풀어 까치 집 되었다. 가는허리 칼바람 감당하기 벅차 활처럼 휘었네! 팽팽한 긴장이 더 춥다. 모두가 떠난 빈들에 혼자 떠나지 못하는 것은 내심 봄을 기다리는 것이겠지. 멀리 아파트 불빛 아련해도 기다려야 할 자릴 아는 갈대는 오한에 부스스 몸만 떨 뿐 여전히 그대로 그 자리에 있었다.

        

      화성 공룡알 화석지 /옮긴 글 화성 고정리의 공룡알화석 산출지는 중생대 백악기에 형성된 퇴적층(약 8300만∼8500만년 전으로 추정)으로 시화호 간석지가 조성되기 이전에는 섬이었던 6∼7개 지점에서 공룡알화석 및 알둥지가 발견되었다. 세계적으로 공룡알 화석이 발견된 곳은 대부분 중국과 몽고 지역이었으나 시화호처럼 많은 공룡알화석이 한꺼번에 발견된 것은 매우 드문 경우이다. 시화호 화석지에는 가로·세로 50∼60㎝ 크기의 둥지 20여 개에서 둥지마다 5∼6개, 많게는 12개의 공룡알 화석이 발견되었다. 공룡알 화석은 보통 주먹 크기보다 작은 타원형으로 지름 11∼12㎝이고, 큰 것은 14㎝나 되며, 지금까지 모두 180여 개가 발견되었다. 현재 뻘로 덮여있는 부분에서도 뻘을 제거하면 더 많은 공룡알 화석이 발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외에도 줄기에 마디가 있는 늪지 갈대 등의 식물화석과 생물의 흔적이 있는 화석도 대량 발견되었다. 전문가들은 공룡알 화석이 여러 퇴적층에서 발견된 점으로 미루어 시화호 일대가 약 1억년 전 공룡의 주요 서식지였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화성 고정리의 공룡알 화석 산출지는 공룡의 서식 근거지라는 증거 뿐만 아니라 당시의 환경 및 생태계 연구에 중요한 학술적 자료로서의 가치가 높다.

        

      공룡dinosaur , 恐龍 /옮긴 글 파충강 조룡아강의 용반목 및 조반목에 속하는 화석동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오늘날에는 중생대 트라이아스기 후기에 시작하여 백악기말까지 번성했던 육상 파충류의 한 집단으로 그 어원을 살펴보면 1841년에 영국의 고생물학자 리처드 오언이 화석으로 나오던 모든 파충류들을 통칭하여 dinosaur 즉 공룡목이라는 명칭을 제안했으나 현재는 분류학적 용어로는 사용되지 않고 있다. 'Dinos'는 'deinos'라는 그리스어에서 파생된 것으로 ‘무시무시한, 강력한'이라는 뜻을 가지고있으며, 'saur'는 그리스어 'sauros'에서 파생된 것으로 ‘도마뱀’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중생대에 번성했던 파충류에는 공룡 외에도 수중에서 생활하던 수장룡, 하늘을 날아다니던 익룡이 있으며 모두 백악기 말에 멸종하였다. 공룡의 분류학적 위치는 명확하지는 않으나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파충강(Reptilia)에 속하는 동물 중에 조류(새)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거북이류(Testudines)와 다른 파충류의 촌수가 조류와의 거리보다도 훨씬 멀다. 공룡을 더 세분하여 나누면 용반목(Saurischia)과 조반목(Ornischia)으로 나눌 수 있으며 이러한 기준은 골반(엉덩이뼈)의 모양이 오늘날의 새의 모양인지 또는 도마뱀의 모양인지에 따라서 나눈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새들은 모두 조반목이 아니라 용반목에서 진화하였으며 최근에 그 증거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공룡의 멸종 공룡은 6500만년전에 홀연히 지구 전체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이는 중생대에서 신생대로 넘어가는 경계에 해당하며 (이 멸종현상을 기준으로 신생대와 중생대를 나눔) 사실 이 시기에 일어난 대량 멸종현상은 해양에서 활동하는 생물종의 60에서 75%를 지워버릴 정도로 전 지구적으로 거대한 변화를 가져왔다. 이러한 멸종현상에 대해서 그동안 여러 설명들이 있었으나 오늘날 가장 널리 인정되고 있는 것은 소행성의 충돌로 인해 전지구적으로 엄청난 먼지를 일으키고 이로 인해 지구의 기온이 급격히 내려감으로서 추워진 기온을 적응하지 못하고 얼어죽거나 굶어죽었다는 시나리오이다.

       

      공룡알 화석 산출지/무정 정정민 공룡에 대하여 아는 바가 미천하다 조카 아들이 영특하여 초등학교 전인데도 공룡의 이름을 줄줄 외는 것을 보고 무척 신기해 한 적이 있다. 판타지 소설에서 날아다니는 공룡이나 걸어 다니는 공룡은 힘이 워낙 탁월하여 주변의 어떤 생명체도 감히 대적하기 어려워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며 산다는 내용도 읽었다. 하지만 이런 공룡을 길들이는 기인이나 탁월한 내공을 지닌 사람이 공룡과 싸워 이기는 내용도 읽었다. 공룡이 이 땅에 왜 사라지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보통은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절멸했다는 것으로 추론하는 것 같기도 하다 우리나라에도 공룡이 살았다니 그것이 궁금하다 공룡의 종류만도 수십 가지기 때문에 그 복잡한 내용을 알기 어려워도 화성 송산면 고정리에 가보기도 했다. 내린 눈이 녹아내리던 주말 추위가 다 가시지 않아 고정리 공룡 알 산출지는 길이 질척거렸다. 시화호의 바람도 차가워 방문자 센터에 들어가 주변을 둘러보는데 해설사가 공룡 알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었다. 어떤 이는 관찰로 해서 공룡 알 화석 지까지 걸어서 가는 이 보고 돌아오는 이가 있었는데 나는 감히 더 나가지 못하였다 겨울바람이 싫어서였다. 꼭 보고 싶은 마음도 생기지 않아 봄바람이나 불면 시화호의 갈대를 보며 산책하기로 마음을 정하고 집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배도 고픈데 근처에는 식당도 없어 방문자센터에서 멀지 않은 우음도까지 드라이브하며 넓은 시화호 마른 갈대만 보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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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왕 백운사 3 겨울 
      
        

      동자승 시. 사진/茂正 鄭政敏 천진한 눈웃음 새가 날아와 놀고 봄바람 같은 손짓에 나무가 춤을 춘다 진정한 해탈을 모른다고 아직 어리다고 참 진리를 모른다고 뉘라서 말하랴 아이는 어른이 되고 싶어해도 어른은 아이가 되고 싶어 하지 않던가 사바의 고통은 욕심이 아니던가 부질없는 소유를 떠나면 마음이 자유로워 청정심 절로 생겨 마음은 동자승 된다 솔바람 불어오면 가슴으로 안고 행여 슬픔이 생기면 감로수로 씻어 염불하지 않아도 반은 부처인 동자승

        

      겨울 산사 2/무정 정정민 젊은 날 직장에 다닐 때 산사에서 하숙했던 적이 있다. 절밥은 정갈하고 검소하여 참살이 음식으로 그만인 점이 있지만 남기면 안 되는 법칙이 있어 불편하기도 했다. 절밥을 공양이라 하는데 당시 나는 주지 스님과 겸상을 했다. 주지 스님은 체격이 좋으신 여자 분으로 무뚝뚝하기도 했지만, 잔정이 있었다. 나에게 특별하게 잘해 주시어 지금도 기억된다. 스님이 체격이 있다 보니 식사량이 좀 많았다 해서 스님 수준의 밥을 주시기 때문에 밥 먹는 일이 힘들 때도 있었다 나는 소식을 했기 때문이다. 남길 수 없으니 다 먹어야 하는 규칙 양을 줄여 주면 좋았으련만 그것이 그리 힘들었다. 절에서 보낼 때 풍경소리 바람 소리를 많이 들었다. 물론 염불 소리도 무척 많이 들었고 산새 소리 또한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사찰에 가면 부엌도 기웃거리는 습관이 있다. 백운사에서 무청 사진을 찍은 것도 그 이유다 어린 동자승을 보면 귀엽다. 세상의 근심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 편안한 표정이 좋아 가만 들여다 보기도 한다. 여승으로 살아가신 누님을 생각하며 내가 잠시 머물기도 했고 몸이 아파 요양도 했던 곳 추운 겨울은 따뜻한 온돌이 생각나기도 한다. 나는 그곳에서 무슨 책인지 열심히 읽기도 했었는데…

      茂正鄭政敏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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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왕 백운사 2 겨울 
      
        

      산사山寺 시. 사진/茂正 鄭政敏 청솔 맑은 숨소리 산사가 고요하다 풍경소리에 잠 깬 새소리 크다. 귀를 깨끗하게 하는 약수 떨어지는 소리 소음에 지친 나를 향기롭게 한다. 어쩌다 지나는 발길 흰 구름 같지만 아무 인연 없이 왔을까 우연도 인연이라 마음에 남으리라.

        

      겨울 산사/무정 정정민 눈 내린 산사로 향하면 마음이 평범해 지지 않는다 아픈 추억하나가 있어 그렇다 산사의 겨울은 추웠다. 풍경을 울리는 바람소리는 더욱 외로웠다. 바람에 휩쓸리던 낙엽소리도 산새소리도 모두가 나를 슬프게 했다. 꿈을 이루기 위해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던 28세의 겨울을 산사에서 보냈기 때문이다.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했던 한 여자를 그리워 했지만 곧 죽을 것처럼 힘들게 병마와 싸우던 나에게 한 번도 와주지 않았다. 아픈 사람에게 위로는 더욱 절실했는데 사람이 더욱 그리웠는데 가장 그리웠던 사람은 도무지 와주지 않았다. 오지 못하는 만큼 많이 힘들었을 터이지만 그것이 못내 서운하기만 했다. 오래된 일이 이 겨울에 문득 생각났다. 혹 그 여인도 가끔은 나를 생각할까 지금은 할머니가 되어 있을 터지만 기억하는 나에게는 아름다운 20대 지금이야 원망하는 마음도 미움도 없지만 그때 일을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이 절로 생긴다 내가 아파 있었다해도 그것을 보는 상대는 나보다 더 아파 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노년을 어디선가 잘 살기를 기원 해본다

      茂正鄭政敏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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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동지 4
      
       

      수련睡蓮 詩&寫眞/茂正 鄭政敏 수줍어 키 낮추고 물속에 숨어 피우는 꽃 해님을 부끄러워하는 모습 천진한 동자승 같아라. 진흙탕 속에 살아도 오히려 그 물을 맑게 하고 아침 이슬처럼 맑게 피나니 청 정 심 淸 淨 心 잠 많은 이유가 눈감고 기도하는 것이었더냐 너를 닮고파 눈을 감노라

      항동지 수련/무정 정정민 봄에 보던 수련 꽃을 황동 지에서 10월에 보니 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오후에 보았으니 더욱 이상했다. 수련은 보통은 오전에 볼 수 있고 햇살이 눈 부신 날은 낮에는 오므라든다 비 오는 날이라 흐린 날이 아니면 오후에 수련 꽃을 보기는 쉽지 않은데 가을 햇살이라 그런지 오후에도 수련이 피어나 있었다. 수련睡蓮이란 한문을 보면 물에 있는 연이란 뜻이 아니고 잠을 자는 연이란 뜻이다. 즉 수련은 밤에 피고 햇살이 비추면 오므라들기 때문에 낮에는 보기 어렵다는 뜻이다. 낮에는 잠을 잔다 하여 수련睡蓮이란 이름이 생겼다. 어떤 연유였을까 항동지에는 가을인데 꽃이 피어나 있었고 오후인데도 꽃이 피어나 있었다 혼자 짐작하기는 가을이라 햇살이 강하지도 않고 항동지가 넓지 않아 햇살이 잘 비추지 못하여 그랬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데크 길도 그렇거니와 갈대가 꽃을 피워 햇살이 항동지 수면에 많이 비추지는 않았다. 어찌 되었든 낮에 그것도 오후에 수련을 보게 되어 나름 반갑기만 했다. 이렇게 하여 항동지 전체를 둘러보았다. 연꽃과 조경수로 심은 멋진 소나무 연못과 장미원 메타쉐커위어 길 정자와 철길이 쉼터로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먹거리 촌과 철길 자전거만 생긴다면 더없이 좋은 쉼터가 되리라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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