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초
찬 바람 가슴에 일렁이면
입김처럼 시리게 피는
하얀 꽃이여
산길 따라 걸어가면
따라오던 향기여
달빛 고운 날 밤에
더욱 아름다워
창문 다 열어 불러봐도
고개 숙인 소녀처럼
수줍어하기만 하던 꽃이여
깊고 은은한 체취
소박한 얼굴에
혼자 좋아 불러본다.
구절초 구절초.
詩 寫眞/茂正 鄭政敏
국화향기
시 영상/무정 정정민
하늘이 높아야
바람이 맑아야
환하게 웃으며
피어나는 꽃
웃을 때마다
진한 향기를
온 천지에 날리는구나
벌도 도리 없어
향기 찾아 날아들어
행복한 입맞춤 하루가 간다.
내 마음에도
노란 국화꽃 피어
향기가 진동하나
날아드는 벌이 없네.
무릉도원 수목원 1/무정 정정민
집에서 멀지도 않고 볼거리 많은 곳
산책하기 좋고 휴식하기도 좋다
부천 식물원 혹은 자연생태박물관이라 부르기도 한다
가을이면 국화꽃 향기를 내뿜는 것을 알고 있어
걷고 싶은마음에 며칠 전 다녀왔다.
후끈한 향기를 맡으며 가을구경하고 나니
마음속에 향기가 가득 차는 듯했다.
달리 생각해보면 정말 아름다운 세상에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한다
가을이면 국화 향기가 온 뜰에 가득하지 않은가
봄이면 매화꽃이 달빛을 받으며 웃고 있었고
연꽃과 장미가 여름을 수놓았다.
겨울이면 하얀 눈이 얼마나 나를 행복하게 했던가
앞으로 몇 년을 더 살지 알 수 없지만
지금 행복한 순간이 죽는 날까지 이어지길
바라는 기도를 했다. 나에게 부족함이 없지는 않지만
지금 누리는 이 모든 것들이
참으로 가슴 벅찰 지경이다.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싶다.
해바라기
시. 사진/茂正 鄭政敏
이 세상 허다한 사물 중
무엇을 닮을까?
어떤 꽃은 해오라기를 닮고파
비상하는 새처럼 피어나고
어떤 꽃은 풀숲에 별처럼 피어나
아기 별꽃이란 이름을 얻었는데
이들에게 학 바라기 별 바라기라 하지 않았다.
해바라기는 해를 닮고
그를 사랑하기까지 하여
뜨고 지는 쪽을 향하여
끝없는 눈길을 주고
서산으로 해가 지면 고개를 숙인다.
꽃은 피고 지면 그뿐인데
해바라기는 씨앗이 되어도
여전히 해를 닮고
그 모습으로 타들어 가는
엄숙한 모습까지 지녔다.
뉘라서 단순하게
해 꽃이라고만 하랴
해를 바라고 해를 보다
해의 모습으로 생을 마치니
눈부신 그 이름 해바라기
드림파크 4/무정 정정민
국화 분재 작품은 너무 많아 눈에 확 들어오는 것만
찍어 보았다.
이렇게 구경을 다 마치고 나니
몸은 솜처럼 피곤했지만
마음은 즐거웠다.
하지만 주차장이 멀어 다소 걱정이 되었다
몸이 너무 피곤했기 때문이다.
드림파크는 워낙 넓어서 그 전체가 국화 축제장이니
다 구경하기는 체력이 무리가 왔다.
이번에도 주요 행사가 진행되는 곳과
국화 전시가 된 곳 말고는 다 보지는 못했다.
사무실과 호수 정원도 볼거리가 많은데
그곳은 다음 기회로 미루었다.
해바라기로 마무리한 국화 축제
오전은 비가 내렸지만 이내 하늘이 맑아
내 마음도 하늘처럼 맑았다.
노란 국화
시 영상/무정 정정민
노란 달빛 애잔한 시월
밤마다 신음하던
베란다 화분의 국화가 피었다.
풀벌레 소리가
창틈으로 들어오는 가을 바람이
노란 그리움을 키워
눈부신 노래가 되었다.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것은
꽃을 피우는 일
곧 시들어 사라질지라도
피우지 않고는 견디지 못한다.
나의 노래는 노란 국화菊花
내 마음은 국향菊香
드림파크 3/무정 정정민
드림파크 국화축제 국화작품을 구경하느라
꽤 많이 걸었다. 그 범위가 넓고 다양한
볼거리가 있어서였다.
언뜻 울타리 사이로 해바라기가 보였다.
저곳도 구경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대륜작 대국 설치국화 등 구경하다 쉬다
돌고 돌았다.
너무 피곤하여 집으로 오고 싶었지만
해바라기가 생각났다.
잠시 쉬고 힘을 얻어
해바라기와 목부자 석부작 등 다양하게 만들어 놓은
국화 분재를 보러 갔다.
작은 해바라기 중간 해바라기 키 큰 해바라기 등을
둥글게 심어 놓고 그 둘레에 국화 분재를 전시하여
한 바퀴 돌며 두 가지를 보는 즐거움을 누렸다.
허수아비
詩 寫眞/茂正 鄭政敏
젊은 허수아비의 뜰에는
빛나는 알곡이 가득하여
가을바람에 너울너울
춤을 추어도 되었다.
지킬만한 것이 있었고
할 일이 있어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았다.
추수가 끝난 빈 뜰
차가운 바람만 맴돌아
낡은 옷으로 추는 춤이 서럽다.
어느덧 해가 기울어 석양인데
푸석해진 얼굴
야윈 손으로
멈추지 못하는 허깨비춤
하얗게 낡아 버린 머리카락
지천명의 허세
나는 이렇게
늙은 허수아비가 되어있었다.
지킬 것도 없고 철새도 떠난
황량한 빈 뜰에 서있는.
허수아비 (농업) [scarecrow]
새 또는 다른 동물들이 씨, 어린 싹, 열매 등
농작물을 쪼아먹지 못하도록 경작지에 세워 놓은 장치.
영어 이름은 까마귀를 쫓는 데 사용한 데서 유래되었다.
전통적으로 이용되던 허수아비는 짚을 채워 넣은 인형인데
효용성을 높이기 위해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게 만들어졌으며,
바람에 의해 움직이는 부분에 반사되는 물체를 부착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총으로 동물을 잡던
사냥꾼들이 입던 옷을 입혀 놓은 허수아비가 특히 효과적이었다.
허수아비의 변형 중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은
올빼미 또는 뱀과 같은 포식자의 모형이다.
허수아비의 효용성을 높이기 위해 포식자의 울음소리
또는 시끄러운 곤충소리 등
여러 가지 음향기기를 이용하여 틀어놓기도 한다.
예를 들면 대모등에속(―屬 Chrops)에 속하는
곤충들이 날아다니는 소리를 녹음하여 틀어주면
묘목을 심어놓은 농장에 사슴들이 접근하지 못한다.
자동적으로 발사되도록 되어 있는 카바이드 대포와
이와 비슷한 총기류들은 이주하는 기러기류들이
옥수수밭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허제비라고도 부르는 한국의 허수아비는
제구실을 못한 채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사람을 빗대어 일컫는
'허수(虛首)가 달린 아비'라는 뜻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벼가 패이면서 새들이 몰려들어 알곡을 축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들판에 사람 모양의 인형을 세운다.
장대를 이용해 십자(十字)로 틀을 만들고
실물 크기의 사람옷을 입혀 모자를 씌워
새에게 공포감을 준다. 또한 무기를 들게 하거나
기다란 줄을 논둑 사방으로 드리워서
깡통을 달거나 빛깔 있는 오색천을 달아
새에게 겁을 주기도 한다.
출처: 브리태니커
드림파크 2/무정 정정민
주차장에서 떡과 음료를 사고
덩굴식물의 터널을 지나 전망대에 오르고
행사장으로 갔다.
노래자랑이 시작되고 있었다.
행사장 주변은 많은 사람과 음식코너로
왁자지껄하여 간단하게
사온 떡과 음료로 점심을 대신하는데
할머니 한 분이 무료셔틀버스가
있다고 하여 그 방향으로 가다가
정원으로 꾸며진 작은 산과 호수를 구경했다.
하지만 그 이유로 너무 많이 걸어 피곤하기만 했다
결국 셔틀버스는 타지 못하고
국화 작품이 전시된 곳으로 가게 되었다.
너무 많이 걸어 피곤했지만
국화꽃을 보는 순간 어느 사이 피곤을 잊었다.
한 코너에서 허수아비를 보게 되었다.
참으로 다양하게 꾸며놓은 허수아비를
절반 조금 넘게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coffee香氣
詩 寫眞/茂正 鄭政敏
한 잔의 coffee
그 생각 하나만으로도
그리움이 생긴다.
갈색 香氣로 다가서는
벅찬 感動
사랑하는 임만 같아
가슴 설렌다.
손끝으로 느껴지는
뜨거운 體溫
진한 키스처럼
달콤한 찻잔
온몸이 戰慄한다.
혼자 있는 늦은 밤에도
친구와 같이하는 cafe에서도
진한 coffee 한 잔은
내 마음의 노래
아무리 같이해도 질리지 않는
平生의 多精한 同伴者
내 그리움
음악/(black Coffee)
유리 섬 3
글 정정민
유리 박물관 전시실과 체험장을 두루 보고 나서
밖으로 나왔다. 갈대가 흔들리고 코스모스가 아름다워서
그 길에는 바닷냄새가 났었다.
바로 바닷가 이기 때문이었다.
또한, 코스모스 길 사이사이에
영화 속 명장면이 작품으로 만들어져
산책하는 사람의 마음을 새롭게 했다.
전시된 작품이 있는 야외 작품을 구경하며
갈대숲으로 난 데크을 따라 끝까지 갔더니
카페가 있었다.
은은하게 들려오는 음악이 가을바람 소리와
잘 어울려 마치 아주 낯선 곳의 외진 찻집에
와있는 느낌을 주었다.
어찌 차 한 잔을 외면하겠는가
이렇게 차까지 한 잔을 하고 다시
전시실로 그리고 주차장으로 해서
집으로 돌아왔다.
수요일의 즐거운 여행 지금 생각해도 그립다.
빈 잔
詩 사진 茂正 鄭政敏
투명한 유리잔
그 안에 들어 있던 얼굴은
이제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가슴에 들어와 꽃으로 피어났다.
그리움이 가득할 때는
잔 가득 와인이 넘치고
아까워 너무 아까워
조금씩 수천 번 나누어 마셨는데
다 마셔버린 빈 잔에
공허만 맴돌 뿐
눈물 같던 그대는 어디에도 없다.
옆으로 봐도
뒤집어 봐도 보이지 않는다.
눈에서 가슴으로 들어온 그대
코끝으로 맡는 향기가 아닌
눈으로 보는 즐거움이 아닌
가슴에 감추어둔 보석이 되었다.
그대가 또 보고 싶으면
빈 잔을 꺼낸다.
유리 섬 1
글 사진/무정 정정민
대부도에 유리 박물관이 있다는 것을
TV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대부도 어디에 있는지 몰라 궁금하기도 했다
내비게이션이 안내를 해주지 않아
찾고 싶어도 찾지 못하고 말았던 작년
포기하지 않고 언젠가는 알게 되리라 생각했다.
며칠 전 대부도 말부흥에 가게 되었다.
가을이 시작되는 섬을 이곳저곳 둘러보는
가벼운 여행이었는데 유리섬이란 이정표를 보게 되었다.
혹시 저곳이 유리 박물관이 아닐까 생각하며
들어갔는데 입장료가 가볍지 않았다.
만원인데 할인하여 9,000원
비교적 비싼 입장료가 이유가 있으려니 하고
들어갔다.
유리로 된 다양한 조형물에 감탄하며
다양한 색상으로 꾸며진 유리 공예품과 장신구
액세서리 제품 예술품을 구경하게 되었다.
여러 가지 색상의 조명으로 빛나는
유리 작품이 황홀한 공간을 만드는 곳에서
빛과 유리의 조화가 경이롭다는 생각도 했다.
사람의 생각과 솜씨가 참으로 놀라웠다.
단지 작품만을 전시하는 공간이 아니라
유리제품이나 액서사리를 팔기도 하고
편안하게 쉴 공간도 제공하고
유리제품이나 작품을 만드는 시연회도 했다.
가을이 시작되는 청명한 가을날
멋진 구경 잘했다.
바지락 칼국수
시. 사진/茂正 鄭政敏
바다 향기 밀려오는
칼국수 한 그릇
바지락 구수한 맛이다.
모락모락 올라오는 우리밀 냄새
산냄새 인가 흙냄새인가
익숙한 향기 어머니 냄새
바와 육지는 날마다 해후하지만
저마다 독특한 향기로
서로 만나 새로운 향기를 만든다
어찌 반하지 않을까
한 그릇 앞에 두고
어머니를 생각하고 바다를 생각하며
젓가락질 할 때마다
행복한 입맞춤
첫사랑 설렘에 잠긴다.
바지락/권오천(경남도립남해대학 호텔조리제빵과 교수)
바지락은 달콤하고 시원한 감칠맛이 나는 해산물로
우리 밥상의 된장국이나 칼국수에 단골로 등장하는 천연조미료이다.
바지락은 백합과에 속하는 이매패류 연체동물로
남시베리아에서 중국에 이르는 태평양연안에 서식하는
소형 어패류이다. 어원은 ‘바지라기’라고 불리던 것이 줄어
‘바지락’으로 되었다고 전해지며, 경남지역에서는
‘반지래기’, 동해안 지역에서는 ‘빤지락’, 인천이나 전라도 지역에서는
‘반지락’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형태를 보면 껍데기는 달걀 모양처럼 부풀어 오른
타원형으로 표면에는 방사상 무늬가 있다.
표면은 거칠고 크기나 색깔․무늬․형태 등이 서식지의 모래와
갯벌의 성분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껍질 색깔이 검은 것 보다는 갈색을 띠는 것이 더 좋다.
바지락의 생태는 모래나 진흙 속의 식물성 플랑크톤을 먹고 살며,
번식과 성장이 빠르고 이동을 거의 하지 않는 습성을 지니고 있다.
이에 따라 썰물시에 해안 갯벌에서 조개잡이 체험을 하는 대상이
바로 바지락이다. 산란기는 7월 초순부터 8월 중순인데
이때에는 독성이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바지락의 성분을 보면 필수아미노산이 골고루 들어 있고
라이신과 히스티딘이 풍부하며 비타민B 복합체
특히 B12와 철분․코발트등 조혈성분이 많은 식품이다.
조갯국물의 시원한 맛은 단백질이 아닌 질소화합물인
타우린․베타인․핵산류(이노신산)와 유기산인
호박산 등이 어울린 것이다. 간장질환이 있는 사람이나
담석증 환자에겐 매우 좋은 식품이다.
간은 신진대사의 중심체이며 큰 화학공장 같은 것으로
분해․합성․저장․해독․중화등 만능에 가까운 작업을
순식간에 해내고 있다. 누구나 사람은 매일 간을 혹사하고 있으며
이 간의 기능이 약화되면 스태미너를 제대로 발휘할 수가 없다.
술국으로 조개탕이 좋다는 것은 확실히 근거가 있는 것이다.
뜨거운 조개탕을 호호 불면서 먹는 사람들이 시원하다고 말하는 것은
그 맛이 다른 음식에선 찾지 못하는 특수한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표현을 하는 것이다.
특히 바지락에 많이 들어 있는 타우린은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콜레스테롤을 내보내 혈액순환을 좋게 하며
간의 해독기능을 촉진하는 효과가 뛰어나다.
글리코겐은 간을 보호하고 메티오닌, 시스틴등
아미노산은 해독작용을 하며, 간에 지방이 쌓여
지방간이 되는 것을 방지하는 베타인 성분도 많이 들어 있다.
저혈압이거나 황달기가 있는 사람들이 바지락을 오래 먹으면
피부가 매끈해지고 혈색이 좋아지며 빈혈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지락은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한 건강식으로
수산물가운데서도 단백가가 매우 높다.
완전식품이라 불리는 달걀과 함량이 비슷하며
소화가 잘 되는 당분을 함유하고 지방이 5% 미만으로 적어서
담석환자에게도 좋다. 바지락에는 노약자, 임신부, 어린이 등에게
꼭 필요한 철분과 아연이 풍부하다.
바지락은 조리하기 전에 갯벌과 모래를 제거하는
‘해감’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그 방법은 바닷물 또는
바닷물과 염도가 비슷한 소금물에 하룻밤을 담가 놓으면 된다.
조리시 바지락을 된장에 함께 넣으면 된장의 효소가 작용하여
바지락 단백질의 좋은맛을 더 강화시켜 준다.
그러나 우엉과 바지락은 우엉에 많은 섬유질이
바지락에 들어 있는 철분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좋지 않다.
바지락 칼국수/무정 정정민
서해 바닷가에 가면
수많은 음식점 중
칼국수를 팔지 않는 집을 찾기 어렵다.
너나 할 것 없이 바지락 칼국수다.
바지락과 칼국수를 같이 넣고 끓여
그 맛이 시원하고 소화도 잘 되어
많은 대중이 찾는 서민 음식이다.
값이 저렴하니 부담 없이 먹기도 좋다
바지락 칼국수를 먹어 보길 여러 번
어떤 것은 모래가 있어 불편했고
어떤 것은 바지락이 질기고 맛이 없어
다시 그 집을 찾지 않기도 했지만
어떤 집은 바지락을 듬뿍 넣어 주기도 하고
그 맛도 구수하여 다시 찾게 되는 집이 있다.
하지만 처음 간 집임에도
마음을 감동하게 하는 집이 있다.
분명 다른 집과 차별화된 전략이 있다.
오래 기억될 뿐만 아니라 근처를 지나거나
바지락 칼국수가 먹고 싶을 때는
일부러라도 가고 싶은 집
소나무 집이 그런 집이었다.
메뉴를 보니 바지락 칼국수가 1인분에 만원
보통은 6,000원 7,000원 하는데 좀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망설이는 나를 보고
"우리는 바지락 칼국수가 다른 집보다 비싸요."
이 간단한 설명 앞에
다른 집과 다를 것이란 판단을 하고 주문했다.
다른 집보다 더 긴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손님이 많아 그런 것도 아니고 재료가 없어 그런 것도 아닌
음식 조리시간이 긴 것이었다.
그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 혼자 추측하기로
칼국수를 직접 만들어서 그럴 것이다 생각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
커다란 그릇에 바지락이 듬뿍 든 칼국수가 나왔다.
바지락 껍질을 벗긴 알맹이만 들어 있는 칼국수
그 양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았다.
내 평생 한 그릇 국수에 이렇게 많은 바지락이 든 것은 처음이었다.
먹어도 먹어도 바지락이 계속 나왔다.
그래서인지 국수 맛도 구수했다.
만원의 값이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뇌리에 깊숙하게 각인되었다.
색다른 칼국수 집으로
이렇게 각인된 칼국수 집
바다향기 테마파크에서는 많이 멀지는 않다.
해서 다시 찾았다.
커다란 그릇에 가득 찬 바지락
그 향기가 그리워 가게 되었다.
오후가 좀 지난 늦은 시각이라
자리가 없어 앉지 못할 리는 없다는 생각도 있었다.
얼마 전에는 그냥 돌아 온 일도 있었기 때문에
조금은 신경이 써지기도 했다.
정말 자리가 많아 편안하게 자리 잡고 앉았다.
가장 좋은 자리를 골라 앉고
특대로 시켰다.
내 생각으로는 바지락만 더 줄 것으로 생각한 것이었다.
그렇지만 예상이 빗나갔다.
바지락뿐만 아니라 칼국수도 많았다.
평소 많은 양을 먹지도 못하는데 좀 무리를 한 것 같았다.
배도 부르고 질리기도 하여
결국은 다 먹지 못하고 나왔다.
뭐든 조금은 부족한 듯하여야 다시 그리운 법인데
질리고 나니 미련이 남지 않았다.
사람은 이렇게 자꾸 변하는 것 같기도 하다.
내 마음의 발전소 4
나뭇잎 붉게 물들어가면
당신을 향한 내 마음에도
붉게 단풍이 드는 것을 알아요
잔잔한 바다에 바람이 불면
파도가 점차 커지듯
그리움도 그렇게 커지고 말아요
바로 내 마음의 발전기가
힘차게 가동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당신에게 가는 나의 신호는
이전보다 더욱 아름답고 강합니다.
향기로운 마음도 같이 보냅니다.
그 어디에 있든
문을 열어 주세요
넓고 포근한 당신의 품으로 들어가
내 편안한 휴식을 얻고 싶어요
은은한 가을 향기가 묻어나는
사랑의 발전기를
당신만을 위해 가동하렵니다
시화 조력 발전소 6/무정 정정민
청명한 가을 하늘
그 높다란 하늘처럼
내 마음도 높아지는 날이 있다.
맑고 투명하여 나 자신도 감추지 못할 마음
그것은 그대를 향한 그리움
그저 아무 말 하지않고 반응도 보이지 않지만
나는 멈추지 못한다.
내 마음속 사랑의 발전기가 돌아가니까
"나의 기도가 되고
나의 위로가 되는 이여!
이렇게 청명한 날에 나를 받아 주세요
하늘 높게 날고 싶어요."
이런 마음이 생길 때가 있으니까
그 마음으로 연시를 쓰게 되는 것 같다
시화 조력 발전소는 참 멋져
지날 때마다 카메라에 담아 본다
같은 장면이 찍히기도 하지만
시간과 계절에 따라 달리 보이는 모습이 아름다워
이렇게 편집해 보았다.
저녁 놀/茂正 鄭政敏
노을이 물드는 산등성이
마지막 불꽃이 찬란하다.
자신을 다 태우고도
무슨 미련이 남아
저리 멈칫거릴까
바람도 태우고
시간도 잠재우는
위대한 불꽃놀이
멀리 있어도 지척 인양
나도 쉬 가던 길 가지 못한다.
젊은 날 사랑이 한낮이듯
이제 지는 저 해처럼
자꾸 야위어가는 열정
다 타버린 뒤의 정적을 회상한다.
한 번은 있었던 뜨거운 마음
내일이 없는 이별 뒤
지천명의 하늘이 좁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