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대공원 장미 2

薔薇 微笑 茂正鄭政敏 한 겹 두 겹 서리서리 감춘 마음 허사로다 허사로다 붉게 터진 미소 얼마나 그리우면 온 얼굴 불 같기만 할까 바람이 지나도 소용없다. 이슬이 내려도 식지 않아 낙화도 붉은 그 마음 이제야 알다니

꽃가게 여사장/글 무정 정정민 나는 꽃을 좋아한다. 어렸을 적부터 꽃밭에서 살아서인지 꽃을 사랑한다. 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마는 꽃이라는 말만 들어도 기분부터 좋다. 내가 살았던 시골집에는 특히 장미가 많았는데 그 장미를 보면서 '어쩌면 저리도 꽃이 예쁠까?' 하는 생각을 자주 했다. 특히 이슬을 머금고 피어있는 장미는 정말 예쁘기가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스름 달밤에 장미를 볼 때도 너무나 예뻐서 가슴이 뛴 적도 있다. 풋풋한 냄새를 맡노라면 살아 있다는 사실이 마냥 감사가 될 때가 있었다. 이처럼 좋아하는 장미꽃다발을 선물 받았다. 꽃가게 여사장님에게서받았다. 후레지아와 같이 요리조리 잘 꾸미고 묶어서 건네준 꽃을 받아들고 겉으로 표현을 다하지는 못했지만 많은 감정이 교차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화원에서 즉석에서 자른 꽃을 선물 받은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어떤 축하 받을 만한 공식석상에서 꽃다발을 받은 것도 아니다. 자신이 운영하는 꽃가게에서 자신이 팔 꽃을 꺼내서 전지가위로 자르고 자른 꽃대 부위에 물을 묻히기도 하고 꽃을 보기 좋게 어쓱하게 균형을 맞춘 뒤에 노란 후레지아 꽃을 그 위에 얹어서 흩으러 지지 않게 잘 묶더니 연초록 갈포지로 싸고 다시 투명한 비닐로 싸서 꽃을 들고 있을 때 습기가 손에 전달되지 않도록 한 뒤에 다시 연초록 갈포지로 싸는 것을 봤다. 많은 정성과 수고가 들어간 뒤에 아주 예쁜 꽃다발이 완성이 되었다. 장미도 붉은 장미와 분홍색 장미를 적당한 비율로 섞어서 만든 꽃다발이다. 이처럼 정성스런 꽃다발을 만드는 것을 즉석에서 본 것도 많지가 않지만 나에게 줄 선물을 직접만드는 것을 본적은 기억에서는 없다. 더구나 꽃집의 여사장님이 나에게 주기 위해서 만든 꽃다발의 전 과정을 지켜볼 일이 있기나 하겠는가. 꽃집을 하시는 분이 선물한 꽃다발을 선물로 받아본 것도 오늘이 내 생애에서 처음이니 오래도록 잊지 못할 사건임이 분명하다. 이 여사장님도 나 말고 직접포장한 꽃다발을 선물해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팔기 위해서야 수도 없이 꽃다발을 만들었을 것이지만 정성을 다 해서 만들어 선물하는 예는 결코 흔한 일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한 번도 없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그 앞에 서서 열심 그 광경을 지켜보면서 나 자신이 염치가없는 것인지 행복한 사람인지 조금 어색하기도 했다. 그러나 꽃은 나에게 행복을 주는 것이고 선물도 기쁨을 주는 것이어서 꽃 선물은 아주 특별하였다. 장미가 가지고 있는 의미도 특별하지만 이 꽃을 선물한 여사장님은 단순한 반가움의 표시로꽃을 주셨기에 야릇한 감정으로 받지는 않았다. 다만, 감사하고 다만, 기쁜 마음으로 받았다. 꽃이 기쁜 것이고 선물이 기쁜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꽃을 포장하시는 모습과 표정이 너무나아름다웠다. 보통은 사랑하는 연인이나 환심을 사기 위해서 사랑을 고백하는 마음으로 이런 꽃을 선물하는 것이지만 여사장님이 나에게 주신 꽃은 그런 의미가 아니다. 반가운 표시이며 정겨운 표시일 뿐이다. 그래서 더욱 특별하고 그래서 더욱 정겨운 세상에 행복한 나였다. 나에게 얻을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아시면서도 꽃 선물을 서슴없이 하신 것은 내가 시인이기 때문인 것을 희미하게 짐작을 한다. 좋은 시를 쓰라는 격려일 것이다. 내 마음에 드는 시를 써서 감상하게 해 주신 것이 고맙다는 뜻일 것이다. 시인이 되어서 행복한 날이었다. 내게 꽃을 주신 아름다운 마음의 향기가 모든 사람에게 전달되어서 꽃도 많이 팔리고 그 마음에 늘 행복의 꽃이 만발하기를 간절히 바랬다. 그 여사장님의 마음속에서 늘 꽃향기가 난다는 소문을 듣고 싶다. 봄은 누구에겐가 꽃을 선물하고 싶은 계절인지 모르겠다. -15년 전 선물 받았던 장미 꽃다발 추억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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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공원 장미 1   

장미낙화薔薇落花 시 사진 무정 정정민 죽어서도 화려한 꽃이여 꽃대 위에서만 빛나는 줄 알았다. 어디서든 그 아름다움이 그치지 않고 지는 모습까지 우아하니 나에게도 그 비법이 있으면 좋겠다. 어느 화원에서 자라 피고 내 책상 위에 한 주 동안 빛나더니 오늘은 가로로 누워 있구나! 서글퍼 우는 모습이 아니라. 오히려 당당한 그 자태 얼마나 아름다우면 자는 모습까지 고울까 진 꽃도 꽃이려니 너와 같이한 내 시간 나도 꽃이 되었다. 진한 색과 향기에 젖었으니 어찌 아니 꽃일까 내 죽어도 꽃과 같으리.

백 송이 장미 글.사진/무정 정정민 무더운 여름 잠시 움직이는 것도 힘든 때였다. 늦은 출근 중에 아내의 전화 벨이 울렸다. 전화를 해온 사람은 꽃가게를 하는 분이었다. "내가 지방 출장 중인데 꽃 주문이 들어왔어요. 백송이 장미 꽃바구니인데 꼭 해달라 합니다. 못한다고 할 수도 없고 어찌할 길이 없어 이렇게 전화로 사정을 이야기합니다. 대신해 줄 수 있나요?" 전화를 받은 시간은 오후 2시 꽃바구니를 완성해야 하는 시간은 오후 4시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그분의 매장으로 가서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전화를 받았던 곳은 광명시인데 그분의 매장은 양재동이었다. 더구나 그분은 아무 꽃이나 사용하지 않는 아주 까다로운 분이었다. 그날 양재공판장에서 나온 꽃 중에 최상급만을 사용하는 분이라 우선 그 공판장으로 가야 하는데 광명에서 양재동까지 보통 40분이 걸리는 거리다. 잘하면 가능한 거리이긴 한데 몇 가지 필요한 전화를 더 하다 보니 2시 20분 시간이 너무 촉박했다. 양재공판장의 폐장시간이 3시이기 때문에 그 시간 안에 가야 최상급 꽃을 구매할 수 있고 그것으로 그분의 매장으로 가서 꽃바구니를 완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비게이션을 켜고 가장 빠른 고속도로를 선택했더니 우리가 있는 곳에서 남부 순환도로로 안내했다. 이 길이 평소에서 잘 막히는 길임을 익히 아는 나인지라 걱정을 하면서 가는데 시간이 촉박하고 마음이 급해서 그런지 유난히 밀리는 길처럼 생각되었다. 그렇지만, 20년의 운전경력을 살려 최대한 노력을 기울였다. 아슬아슬한 3시 도착을 내비게이션으로 보면서 서초 IC로 접어들었다. 헌데 고속도로가 더 밀리지 않는가 후회를 하였지만 돌아갈 방도가 없어 초조한 마음을 달래며 운전하는데 점차 차가 한산하여 지더니 5분 정도 후에 양재 공판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분이 미리 지정한 도매상에 전화주문을 해놓아 그것을 찾아 꽃바구니도 샀다. 백송이 꽃바구니 주문이 많지 않기 때문에 보통 매장에 흔한 것은 아니다. 드디어 그분 매장에 도착했다. 비밀번호를 알아야 들어가기 때문에 다시 전화하고 들어가 아내와 나는 일을 나누어 하였다. 헌데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급하게 오느라 점심도 먹지 않았고 남의 매장이라 공구가 어디 있으며 소소한 부자재가 어디에 있는지 알기 어려워 그것도 시간을 잡아먹고 있었다. 근처매점에서 라면을 사다 간단하게 해결하려는데 뜨거운 물도 마땅하지 않아 정수기 물이 라면을 잘 익혀주지 않았다. 결국, 좀 덜 익은 라면으로 허기를 때우고 나는 장미 가시와 잎을 따기 시작했다. 손에 찔리고 피를 보기도 하였지만 시간을 맞추는 일에 혼신을 다하여 완성하고 나니 4시를 훌쩍 넘긴 5시 30분이나 되었다. 시간에 맞추어 완성하지 못했지만 조금 마음이 놓이는 것은 꽃바구니 받을 분이 산모라는 점이었다. 행사 꽃이라 하면 시간이 절대로 중요하지만 산모에게 가는 것이라 이 정도 시간이면 큰 문제는 아닐 것이라 생각되었다 그래도 원하는 시간에 완성하지 못해 마음이 급한데 배달지가 목동이었다. 양재동에서 목동은 25킬로 결코, 가까운 거리가 아니다. 서울 중심을 통과해야 하고 퇴근 시간이 되었기 때문에 러시아워다. 또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는 일이다. 다행이라 한다면 내비게이션이 가장 빠르고 신속한 길로 인도할 것이다. 정말이었다. 경부고속도로로 하여 올림픽도로 그리고 목동으로 인도하여 생각보다 빠른 1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또 발생했다. 병원 이름이 정확하지 않았다. 우리에게 알려준 병원 이름은 세자인데 그 번지에 도착하여 보니 목동의 번화가였고 앞 자 두 자만 맞는 병원이 보였다. 어쩔 수 없이 차를 뒤 길에 정차하고 주변 사람에게 물어보니 아는 사람이 없었다. 몇 사람에게 물어보니 그 병원은 두 자로 부르기도 하고 세자로 부르기도 한다는 말을 식당 아주머니가 해주시어 드디어 병원 주차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산모는 백송이 장미를 받고 울 듯이 좋아했다. 냉장고 위에 올려놓은 꽃을 자꾸 바라보며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것이었다. "아가 수고했다. 쾌유를 기원한다. "시부모가 쓴 이 경조어에 자꾸 눈시울이 뜨거운 모양이다. 시어머니가 아이를 낳은 며느리게 보내는 것이었다. 이 장면을 보는 순간 그간의 수고가 보람이 되었다. 무슨 첩보 영화를 방불케 하는 운전 그리고 낯선 매장에서 공구를 찾고 부자재를 찾아 고생한 일 이 모든 것이 다 보람으로 생각되었다. 그중에 경조어를 잘못 쓰기도 했었다. 꽃만 아니라 글씨도 최고가 아니면 사양하는 꽃집 사장님은 자신이 지정한 곳에서 리본 글씨를 써와야 하는데 아내가 아는 곳이라 그곳으로 가서 그분이 보내온 문자를 보여주며 그대로 써달라 부탁했는데 그분이 문자를 세밀하게 보지 않고 "득 손자를 축하합니다."로 써버렸다. 리본을 바구니에 매달려고 생각하다 전화문자를 다니 보니 경조문구가 틀린 것이었다.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보내는 문구로 도무지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득 손자 축하합니다." ㅎㅎ 이 말은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할 말이 아니었다. 그래서 결국 내가 가서 다시 써오기도 하는 헤프닝까지 겪으면서 완성한 것이라 그 바구니를 보며 감동하는 산모를 본 순간 하루의 노고가 봄눈 녹듯 사라졌다. 모든 것을 마치고 나니 7시가 다 되어 버렸다. 우리 가게의 일을 딱 하루 방학을 한 막내가 담당했는데 그것이 미안했지만 마음 가득 차오르는 보람은 백송이 장미향기였다. 최고 품질의 장미, 그 향기. -5년 전 장미 꽃 바구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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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화
  

해당화 시. 사진/茂正 鄭政敏 보내지 말걸 내 죽는 한이 있어도 절대로 보내지 말았어야 하는데 어찌 바보처럼 보내고 말았을까 보내고 후회하지 않는다면 보낸 것이 무엇이 잘못일까 보낸 뒤에 후회할 줄 도무지 몰랐다니 바보 내 누님 떠난 뒤 나는 홀로 남아 하염없이 바다만 보았다 행여나 돌아올지도 몰라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야속한 세월은 파도 따라 자꾸 멀리 사라지고 삶의 가치마저 잃어 날마다 지치고 야이워가다 이제 죽어 꽃이 되련다. 그리움의 화신 해당화로 -단둘이 살던 누님을 궁궐로 보내고 홀로 그리다 지쳐 죽어 해당화가 된 남동생의 사연-

  

꽃이 그리운 날에는/무정 정정민 그립다는 생각을 하는 날이 있지요 그리운것은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고향산천이 그리울 수 있습니다 정든 집이 그리울 수 있습니다 어린 날 즐겨 먹던 추억의 음식이 그리울 수 있지요 뿐만 아니라 철따라 피어나는 꽃들이 그리울 수 있잖아요 이때 쯤에는 해당화꽃이 그립습니다 화려하지도 않고 특별하게 소담스럽다는 생각을 하지도 않지요 더구나 가시가 있어서 가까이 가기는 좀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꽃이 자꾸 보고 싶어지는 것은 어렸을 적에 마을 입구에 그 해당화가 있었지요 가면서 보고 오면서 보고 너무나 많이 봤기 때문에 그 꽃은 너무나 익숙하여 그냥 단순한 꽃이라기 보다는 고향같은 생각이 드는 겁니다 겨울에는 앙상한 가지에 가시가 그대로 있지만 그 사이를 분주하게 넘나들던 참새들이 생각나고 가을이면 그 가지에 걸쳐진 벼짚이 생각납니다 이때쯤이면 꽃이 피고 그 꽃속에 벌들이 들락이던 모습 한잎 두잎 붉은 꽃잎이 지고 나면 씨알 굵은 열매가 연두색으로 달리고 점점 굵어지면서 노란색으로 그리고 마침내 붉은색으로 변화하는 열매를 보기도 합니다 열매가 너무나 이뻐서 손이 가는 것도 도리가 없지요 가시 때문에 찔리기도 하지만 매끄러운 열매가 좋아서 그 색이 좋아서 따곤하지요 열매를 입으로 깨물면 약간 달긴 하지만 요즘 과자처럼 달진 않습니다 이 처럼 많은 추억이 있는 해당화가 그립지 않을 수 있나요 소래에 가면 볼 수 있습니다 소래 포구 부근 수도권 해양생태공원에 가면 그 해당화가 얼마나 많이 웃음짓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 꽃을 통하여 차라리 고향을 본다는 것이 맞을것 같습니다 긴 둑길에 가득 피어난 해당화를 보면서 한참을 가노라면 해당화 사이사이 새들은 와서 사랑을 노래합니다 꾀꼬리가 아닐까 생각을 하는데 그곳에는 아리리스 아름다운꽃도 같이 있습니다 같이 우뚝 서 있는 아카시아가 은은한 향을 풍기면 찔레꽃도 지지않으려고 향을 내놓지요 이 길을 가는 것은 행복입니다 잎큰 쑥들을 보면서 아내와 같이 왔던 생각이 납니다 푸른 물을 손끝에 묻히면서 같이 뜯던 쑥들이 보이고 가을에 들국화 같이 꺾었던 기억도 납니다 오늘은 아들과 같이 왔지만 내 삶에서 이 처럼 꽃을 보는 것은 얼마나 호사인가요 부르지 않았어도 찾아온 새들과 나는 서해바다가 사라진 자리에서 행복을 줍고 있잖아요 고단한 소금밭에 흘린 염부들의 고통을 생각해 보긴 하지만 지나버린 시간들을 아쉬워만 하기는 너무나 낭만처럼 보이는 이곳이 사색을 하기는 참으로 조용하고 한적합니다 가끔은 찾아와 계절을 보고가는 곳 꽃이 그리울 때도 오지만 사람이 그리울 때도 찾아옵니다 답답하여 가슴이 터질것 같은 기분이면 소금결정을 기다리는 늦태밭에서 작은 알갱이 소금을 봅니다 물을 보내야 생기는 소금보석처럼 내 통한을 보내고 나면 반짝이는 행복을 보기 때문이지요 비오는 날에도 가고 바람 부는 날에도 가고 눈이 올때도 찾아가지만 햇살 부신 여름에도 갑니다 시꺼먼 뻘밭에 발을 담그고 싶기 때문입니다 꽃이 피는 날에는 더욱 가고 싶지만 꽃이 져도 추억을 주을 수 있어서 갑니다 -10년 전 해당화가 그리운 날에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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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드베키아
  

루드베키아 詩 寫眞/茂正 鄭政敏 바람부는 유월의 호숫가 너는 속절없이 흔들리며 어서 오라 손짓하누나 나를 오라는 이 너밖에 없어 이미 가고 있었지만 고독한 너의 영혼에 가난한 시인의 키스가 얼마나 위로가 될까 영원한 행복을 꿈꾸는 나에게 너는 한여름만 살다 가고 다시 기다릴 시간만 남은 나에게 코스모스로도 해바라기로도 위로가 안됨은 너만을 사랑한 까닭이다. 나의 사랑 나의 루드베키아

 

루드베키아 루드베키아는 원추천인국이라고도 합니다. 원추천인국 (Rudbeckia bicolor Nutt. ) 국화과(Compositae) 식물입니다. 두상화의 중심에 있는 짙은 자주색 부분이 원추형이기 때문에 원추천인국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습니다. 또한 속명을 이름 삼아서 루드베키아(rudbeckia)라고도 흔히 부릅니다. 영어로는 'pinewoods coneflower'라고 부릅니다. 굳이 번역하자면 '솔밭부리꽃'이나 '송림원추화' 쯤 될까요? 어떤 도감에는 pinewood와 coneflower가 각각 다른 이명인 것처럼 나와 있는데 이는 오류입니다. 즉, pinewoods는 coneflower를 꾸며주는 수식어일 뿐이라는 것이지요. 같은 Rudbeckia 속에 키다리노랑꽃 (R. laciniata var. hortensis Bailey)이라는 식물이 있습니다. 이 키다리노랑꽃을 다른 이름으로 '겹꽃삼잎국화'라고 부릅니다. '겹꽃삼잎국화'는 '겹꽃, 즉 여러 겹의 꽃이 피는 삼잎국화'라는 의미의 이름입니다. 키다리노랑꽃의 기본종인 R. laciniata는 겹꽃이 아니며 원추천인국과 얼추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언뜻 생각해보면 R. laciniata를 '삼잎국화'라고 부를만도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R. laciniata를 우리 나라에서는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와 비슷하게 생긴 원추천인국을 간혹 '삼잎국화'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R. laciniata의 이름이 '삼잎국화'인 것도 아닙니다. 게다가 일부 도감에서는 키다리노랑꽃을 그냥 '삼잎국화'라고 표기해 놓은 경우가 있으므로 혼란의 소지가 있습니다. 원추천인국은 북미 원산의 관상용 한해살이풀입니다. 우리 나라에는 1959년에 처음 도입되었다고 합니다. 현재 전국의 도로변에서 무척 흔하게 볼 수 있을 정도로 많이 심어놓았습니다. 특별한 관리를 해주지 않아도 잘 자라는 것 같습니다. 일부는 야생화하였으며 길가를 벗어난 산지 주변에서도 가끔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 사람 무릎 정도 높이까지 자랍니다. 전체에 털이 빽빽하게 나 있습니다. 잎은 어긋나며 잎자루(엽병)가 없습니다. 꽃은 여름에 핍니다. 두상화의 주변에 붙어 있는 혀꽃(설상화)은 노란색인데, 중심부로 갈수록 갈색으로 변하는 것이 많습니다. 중심부의 원추형 구조를 이루는 통꽃(관상화)은 짙은 자갈색입니다. 혀꽃이 겹꽃을 이룬 변이종(돌연변이)도 있습니다. 옮겨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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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계국金鷄菊
  

금계국/무정 정정민 황금빛 저 빛 6월 정원이 눈부시다 어느 꽃인들 아름답지 않을까만 유독 노란 저 꽃 황금 꽃은 아닐까 어떤 마음으로 피어야 황금이 아니어도 황금처럼 피는 걸까 내 얼굴빛도 6월의 하늘 아래 눈부신 황금색으로 빛나고 싶다. 누군가를 사랑하면 저런 빛이 아닐까!

 

金鷄菊금계국 국화과에 딸린 화초. 북미 텍사스 원산(原産)의 한해살이풀로 화단 등에 가꿈. 키는 25~60cm. 6~8월에 아름다운 노란 꽃이 긴 꽃줄기 끝에 한 송이씩 달려 핌. 영명(英名)(Golden Wave) 며칠 전 안양천을 따라 3시간을 자전거 여행을 한 적이 있다. 상류로 올라갔는데 안양 초입 노루표 페인트가 있는 지점에 이르자 이 꽃이 보이기 시작했다. 많지 않아 더 가면 더 많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조금 더 갔더니 꽤 많아 몇 장을 찍어 왔다. 하지만, 상태가 좋지 않은데다 바람까지 심하게 불어 사진을 촬영하기는 좋지 않았다. 준비 없이 간 자전거 여행에서 햇볕에 노출된 얼굴이 화끈거리고 배도 고파 와서 급하게 집으로 돌아가는 중 시흥역에 이르자 꽃이 크고 고운 꽃이 많았다. 그래서 그곳에서도 몇 장을 찍었다. 그리고 다음날 보라매 공원으로 가기 위해 안양천 하류도 가던 중 도림천으로 좀 못 간 곳에 일부러 식재한 국계국 밭이 있었다. 역시 바람이 심했지만 사진을 몇 장 찍게 되었다. 세 곳에서 찍은 사진을 편집한 것이다. 산문의 영상으로 사용한 것은 양재동 여의천에서 찍은 것이니 네 곳에서 찍은 것이 모인 것이다. 노랑 코스모스와 흡사 하지만 꽃잎이 다르고 피는 시기도 다르다. 노랑 코스모스는 가을에 핀다. 작년에 노랑 코스모스 꽃이름을 몰라 무척 애를 많이 썼는데 잊지 않고 기억한 결과는 결국 알게 되었다. 이렇게 몰랐던 이름을 알아 가는 즐거움도 작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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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곡지 30

    홍련/무정 정정민 장맛비 기승부리는 칠월에도 붉타는 마음 식지않아 푸른 잎사귀뒤에 숨어 본다 그래도 그래도 견딜 수 없어 연못속으로 들어가도 불 붙은 마음 여전하여 붉고 붉은 꽃으로 피어 낙화로 식길 하루가 천날처럼 기다린다.

[茶 한잔의 여유] 연 꽃 김연태 혜원까치종합건축 대표이사 / 한국건설감리협회 회장 2012년 07월 31일 (화) 14:49:20 국토일보 kld@ikld.kr 가장 더운 때 만발하는 연꽃은, 해가 지구의 북회귀선까지 올라오는 하지를 한달 쯤 지나 지표면이 완전히 달궈지고, 북반구의 찬 공기를 밀어낸 북태평양의 덥고 습한 공기가 자리를 장악해 연중 가장 더운 때인 요즈음에 한창이다. 연꽃은 크게 수련과 연으로 구분된다. 수련은 연 보다 작고 잎의 한쪽이 갈라졌으며, 잎은 수평으로 물의 표면과 나란하고, 꽃은 수면 바로 위에서 개화된다. 반면 연은 잎과 꽃이 수련보다 크고 물위로 1메타 쯤 나온다. 꽃 색깔은 주로 흰색(백련)과 홍색(홍련)이며, 노란색과 각색이 혼합되는 경우도 있다. 인도가 원산지이며 삼라만상을 상징하는 오묘한 법칙이 들어 있다 해서 불교에서는 만다라화(曼茶羅華) 라고도 불리는 연꽃은 한자로는 연(蓮), 하(荷), 부거, 부용 등으로 불린다. 연꽃은 군자를 의미하는데, 매화하면 조선의 퇴계와 송나라의 임포가 연상되듯, ‘연’ 하면 애련설(愛蓮說)의 염계(주렴계)로 그가 ‘연꽃은 꽃 중에 군자’라고 한데서 유래된 말이다. 그는 또 ‘연꽃을 나만큼 사랑하는 이가 몇이나 되겠는가.’라 했으니 그의 연꽃 사랑이 얼마나 깊었는지 짐작이 간다. 그러나 염계(濂溪)가 연꽃을 매우 좋아 했다지만, 매화를 좋아했던 퇴계 이황도 ‘濂溪愛蓮’ 이란 시를 통해 볼 때 연꽃을 매우 사랑했던 것 같다 염계애련 - 퇴계 이황 모란은 온 세상이 기리고 국화는 어진이의 심금을 울려 주지만 연꽃은 염계 이후 세월이 천년이나 흘렀건만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네. 퇴계의 숙부인 ‘이우’ 또한 연을 사랑하여 ‘거문고 소리 스르렁 빗소리에 섞여나고/ 찢긴 연잎 처량하나 맑은 기운 여전하네/ 서쪽 담 아래 대나무 사이로 촉규화를 옮겨 심으니/ 붉고 푸름 분명하여 제각기 드러나네.’라고 적고 있다. 흔히 연꽃을 한 꽃 받침에서 두 송이가 핀다 해서 부부간의 금슬을, 연밥에는 씨가 많아 다산을, 연밥의 씨는 수백 년 동안 생명을 유지한대서 장수를 의미한다고 한다. 또한 탄생과 환생을 의미하기도 해서 심청이가 환생할 때 인당수에서 연꽃을 타고 환생했고, 고 소설인 장화홍련전에서 장화와 홍련이 계모의 손에 죽었다가 신임 부사에 의해 억울함을 풀며 환생하는데도 연꽃이 등장한다. 석가 탄생 때는 마야부인 주위에 오색 연꽃이 만발해 있었고, 막 태어난 부처가 사방으로 일곱 걸음을 걸으며 ‘천상천하 유아독존’ 이라 외칠 때도 바닥에서 연꽃이 솟아 태자를 받쳤다고 전한다. 신라 때의 최고운전(崔孤雲傳)에 보면 최치원은 임신 중 그의 어미가 금 돼지에 납치됐던 까닭으로 그의 아비에게 버림을 받아 버려졌을 때 짐승들이 아이를 피해 비켜 다녔고, 천녀가 내려와 젖을 주고 살려내어 다시 연못에 던지니 이번엔 연꽃이 솟아 나와 아이를 공경히 받들어 살려 냈다고 한다. 가장 더운 여름날 새벽에 피어나서 밤이면 꽃잎이 닫히기를 3~4 일간 계속 되는 연꽃은 더러운 진흙 속에서도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가장 깨끗하게 피어난다. 진흙에서 낳았으나 탁하지 아니하고 / 맑은 물에 씻겨도 요염하지 않다 / 속은 비어도 겉은 곧고 / 가지도 없고 넝쿨도 없다 / 그리고 그 향기는 멀리 갈수록 고요하다. 춘향전에서 춘향이를 연꽃에 비유한 것은 ‘기생집 옆에서 딸 키운다.’는 속담을 통해 보듯 누구나 주변 환경에 물들기 쉬운데, 어미가 기생인 춘향이는 끝내 환경에 물들지 않고 굳건히 절개를 지켰대서 이다. 이와 같이 군자를 의미하고 절개를 뜻하는 연꽃도 한편으로는 사랑을 의미하기도 한다. 연꽃이 심어져 있어 연밥을 따는 연못은 남녀가 자연스럽게 만나 사랑이 무르익는 장소였으며 ‘연밥도 따고 임도 본다.’는 대표적인 꽃으로, 오늘날 전해지는 채련곡(採蓮曲)은 아주 많다. 채련 곡 - 허난설헌 가을의 맑은 호수 푸른 물 흐르는데 연꽃 핀 깊은 곳에 목란배 매어 두고 임을 만나 물 건너로 연밥을 던지다가 저 건너 남에게 들켜 반나절을 얼굴 붉히네. 연 잎은 토란잎과 같이 물이 묻지 않고 크고 질겨서 음식을 담거나 싸며, 특히 홍련 잎은 닭과 궁합이 잘 맞아 닭을 연잎에 싸서 황토를 바른 후 장작에 구워 먹으면 연향이 닭고기에 배어들어 그 맛이 또한…… 또한 ‘하심주’라 하여 가까운 사람들과의 일심동체를 다지기 위해 돌림 주를 마실 때 연잎을 오므려 술을 붓고 속이 빈 연대를 꺾어 돌려가며 빨아 마신다. 연꽃이 필 때 나는 개화 성을 들으려면 먼동이 트기전의 이른 새벽에 연 밭에서 숨을 죽이고 있으면 동이 트면서 시작되는 개화 시 ‘퍽’ 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그 신비스러움은…. 연꽃,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세속의 때가 씻긴다고 한다. 이 여름, 연꽃 만발한 연못주변을 천천히 돌며 마음을 추슬러 보자.

관곡지 30/무정 정정민 이곳저곳에서 많은 꽃을 보았지만 더위가 시작되면 연꽃이 생각난다 연꽃이 생각나면 관곡지가 떠오르는 것은 당연지사 그곳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해서 30도가 넘는 더위를 아랑곳하지 않고 가게 되었다. 다소 염려를 하며 갔는데 준비가 미흡 반소매를 입고 갔다 불볕더위로 팔뚝이 타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연 사진 몇 장을 찍었다. 아쉬움이라면 수련은 피어나 있었지만 연은 봉오리가 몇 곳에서만 올라올 뿐 대부분 잎도 다 자라지 않았었다 또 아쉬운 점은 이미 핀 수련도 진딧물이 많아 어떻게 방제를 해야 했는지 방법은 없었는지 안타까웠다. 연을 제대로 보려면 이달 말은 되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너무 오래 있기에는 자외선 강하여 주변에 핀 코스모스나 양귀비 장미 사진 오리까지 담았다. 농업기술센터까지 방문하고 그림 전시회 까지 구경하고 집으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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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방울 꽃/무정 정정민 하얀 은종이 살랑살랑 봄바람에 흔들린다 소리 없이 다가선 바람이 좋아 미소를 날린다. 수줍은 소녀처럼 얼굴 차마 들지 못하고 이파리 뒤에서 웃지만 나는 보았다 반짝이는 빛 아무리 숨어도 아무리 작게 웃어도 눈부신 아름다움까지 어찌 감춘단 말인가 봄이 가면 너도 가련만 나는 보내지 못하고 네가 서 있던 그곳 자주 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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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타워
  

아라타워 시 사진/무정 정정민 서해가 한눈에 보이는 경인항과 정서진도 아라뱃길도 눈 아래 볼 수 있는 타워 도대체 몇 미터나 하늘로 솟구쳤나 저 밑 하늘 정원도 작다 아라빛 섬도 손톱만큼 보여 23층이 하늘만큼 높은가 한다 멀리는 인천대교가 그보다 더 멀리 강화도가 보이고 점처럼 움직이는 갈매기도 보이는 하늘 위로 둥둥 떠있는 듯한 한 점 구름 같은 곳 아라뱃길 따라 서울로 가는 커다란 유람선도 작아라 주차장의 차들이 개미 같아라 분명 배 모 양을 하였는데 건물이라니 신기하다 아라타워

  

아라타워/무정 정정민 경인항의 또 다른 이름은 정서진 정동진의 반대쪽이라 생각하면 된다. 이곳은 아라뱃길의 끝이며 시작점이다 이곳에서 자전거를 타고 한강까지 갈 수 있다. 정동진이 해돋이 명소라면 정서진의 일몰의 명소다 서해 어느 곳이나 낙조가 아름답지만 정서진은 우리나라 3대 낙조 명소라 하니 날씨가 좋은 날 이곳에서 일몰 사진을 찍어 보고 구경도 하고 싶다. 정서진 팻말이 있는 곳에서 낙조를 보는 방법도 있고 하늘 정원에서 보는 방법 24층 전망대에서 보는 방법도 있다. 인천대교 쪽으로 지는 해가 무척 아름다울 것으로 생각한다. 24층 건물의 아라타워를 중심으로 하여 주변 사진을 찍어 보았다. 23층이 전망대이고 24층은 아라카페가 있다. 건물을 빙 둘러 돌아가며 주변을 구경할 수 있는데 멀리는 인천대교와 강화도까지 보인다 시원한 느낌이 들어 좋다 아라뱃길로 지나가는 배도 볼만하고 카누 연습장의 카누도 볼만하다 노을 종이나 풍차 해양경찰의 배로 만든 함상 공원도 새로운 볼거리가 되었다. 토요일이면 장도 서기 때문에 가끔은 채소도 사온다. 이번에는 토마토를 사왔다. 한강과 서해가 연결된 뱃길 그 끝점 정서진 혹은 경인항의 명물 아라타워 멀리서도 우뚝 솟아 눈에 확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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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접란胡蝶蘭/2013 오월 서서울
  

호접란胡蝶蘭 1 詩 사진/茂正 鄭政敏 노란 나비 하얀 나비 천상天上에서 춤을 추니 구름이 몰려와 천국天國이 따로 없네. 눈을 비비고 다시 봐도 틀림없는 나비나비 호랑나비도 있다. 향기香氣 있는 나비 앞에 봄날이 온다.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화원花院 나비인가 꽃인가 분간하기 어려우니 그것이 차라리 행복이다.

  

호접란 2013 오월/무정 정정민 봄이면 화분을 사고 싶다 이제 봄이 되었으니 화원에 들르고 싶었다. 지난주에 갈려다 시간이 없어 못 갔지만 이번 주는 시간이 되었다. 죽은 화분 정리도 끝내고 서서울에 갔다. 화려한 봄꽃 잔치가 열리는 곳에는 내 눈을 유혹하는 수많은 꽃이 웃고 있었다. 먼저 관엽식물을 골랐다. 고무나무 여러 가지 색이 화려한 화분 하나 그리고 이내 란집으로 갔다. 아무래도 화려한 양란에 눈길을 빼앗기고 화분 두 개를 산 뒤 허전한 마음이 남은 듯하여 동양란도 샀다. 이렇게 집으로 돌아와 화분을 배열하니 부자가 된 듯도 하고 좋은 환경에 사는 듯한 생각으로 마음이 즐거웠다. 이렇게 화분을 산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다 고무나무는 싱싱하게 잘 자라는데 양란이 낙화하여 허전했다 다시 양란 몇 뿌리 더 사려고 란집에 들렸는데 그곳에서 아는 목사님을 만났다 반가운 마음에 그간의 안부를 묻고 강단에 쓸 화분 두 개를 사드렸다 극구 사양했지만 그래도 내 마음은 선물하고 싶어 싫다시는 목사님께 강권하여 강대상 양 옆에 놓아 둘 빨간색 꽃이 핀 화분을 드리고 돌아왔다 양란이 유난히 더 곱게 느껴진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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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旺亭천왕정
  

비에 젖는 천왕정 詩 寫眞/茂正 鄭政敏 창밖 빗소리 들리면 나도 몰래 우산을 든다 천왕정에 가고 싶어 높다란 나무에 앉아있는 새 둥지 같은 집에서 엘리베이터 날개를 펴면 어느 사이 아스팔트에 안착 노란 우산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가 들린다 눈물 글썽이는 아이 눈 같은 풀잎 위 물방울 수정처럼 아름다워 걸음이 더디지만 어느 사이 훔뻑젖은 천왕정이 보인다 푸른 천왕산을 뒤로하고 맑은 천왕 연지를 앞에 둔 모습 듬직한 장군 같은데 오늘따라 외로워 정자에 올라 보니 솔부엉이 나를 반겨 자꾸 울음 운다 하염없는 빗소리도 따라 운다 회한의 육십 년 무심한 세월에 손마디 절이고 무릎도 아파 흐린 눈으로 뒤돌아 보는 삶 퇴색하는 단청 야위어가는 난간 홀로 있는 천왕정 같아라

  

天旺亭천왕정/무정 정정민 요즘 신기한 습관이 하나 생겼다 저녁밥을 먹은 뒤에 천왕정에 오르는. 걸어서 10분 정도면 도착하는 곳이지만 가는 길목 어디를 봐도 사랑스럽지 않은 것이 없다 집 문을 나서면 문을 닫는 순간 문이 닫혔다는 여성의 음성이 들린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면 신속하게 문이 열리고 나를 안전하게 태워 1층까지 내려다 준다 마치 새 둥지에서 내려서는 새처럼 나는 엘리베이터라는 날개를 단것 같다 천왕정으로 가는 길은 몇 코스가 있지만 될 수 있으면 가장 평평한 길로 간다 내가 아는 수많은 종류의 나무들 이름을 생각하여 보는 것도 즐거움 요즘은 밤꽃향기가 진동한다 얼마 전에는 라일락 그리고 아카시아 벌써 밤꽃향기가 좋다 천왕정에 오르면 솔부엉이 소리가 끝없이 들린다 물소리 개구리 울음소리 개 짖는 소리도 들린다. 달 뜨는 밤이면 십자가 탑도 아름다워 보이는데 나이 들어가는 외로움도 느낀다 이 천왕정이 친구 같기도 하고 피난처 같기도 하고 가고 싶은 카페 같기도 하여 묘한 감정이 생기는 곳이 되었다. 날마다 올라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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