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서울 꿈의 숲 1
  

고독의 숲 詩 寫眞/茂正 鄭政敏 숨을 곳 없는 외로움이 석양빛 슬픈 자작나무 숲에서 낙엽처럼 뒹군다. 늘 낯선 시간 때문에 희망의 거미줄 가지마다 걸어 둔 여름이 부질없는 달빛처럼 부서져 나무는 하얗게 야위어 간다. 자신을 감추지 못한 고독 천적을 피하는 다람쥐처럼 재빠르게 나무 끝까지 오르지만 나목의 겨울 숲은 추위만 기승부린다. 아직 버리지 못한 미련 지천명의 겨울 숲은 까치 울음으로 더 휑하다.

북서울 꿈의 숲 1/무정 정정민 북서울 꿈의 숲은 처음이다. 이전의 드림파크로 불리던 때는 바이킹을 타러 가기도 했었는데 그때도 두 번 정도만 간 것 같다 이곳에서 탔던 바이킹은 정말 무서웠다 당시의 건강이 무척 좋지 않아 급하게 내려오는 바이킹은 너무너무 무서웠다. 그렇지만 산으로 올라가 전체를 구경하는 일은 하지 못했다. 그때가 10년은 된 것 같다. 지금은 이름도 바뀌어 북서울 꿈의 숲 새로 단장하였다는 이야기만 들었지 실제로 가보지 못했다. 언젠가는 시간을 내 가보리라 했는데 어제는 자동차 검사를 마치고 시간이 좀 있어 이사 간 지인 댁으로 친교를 나누러 가려 했는데 김장을 하는 중이고 딸과 사위가 와있어 다음 기회로 미루자 하여 북서울 꿈의 숲으로 가게 되었다. 가는 길은 험했다. 30킬로나 되는 먼 길도 그렇지만 가는 길마다 차가 밀려 꽤 긴 시간 운전하여 가야 했다. 도착하여 주차하기도 쉽지 않았다 예식장과 같이 사용하는 주차장은 만차에 가까웠다. 이렇게 하여 화초원부터 구경을 시작했다. 청운답원, 월영지를 지나 전망대로 향했다. 낙엽이 뒹구는 늦가을은 아무래도 쓸쓸하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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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 집
 
  

물레방아 詩 寫眞/茂正 鄭政敏 맑은 물 흐르는 개울가 낡고 허름한 집 한 채 오래된 목조 방아가 쉬고 있다. 시집살이 고단한 어느 여인의 한과 가족의 밥상에 올릴 곡물을 수 없이 찧고 관절 마디마디 아프지 않은 곳 있었을까 겨울 찬 바람 뼛속에 스며 한여름 더위도 감당하기 어려운 여윈 몸뚱이 가을 낙엽도 서럽다. 고단해도 아팠어도 물레방아 돌고 한숨짓던 여인이 찾았던 그 시절이 그립다. 풀벌레 소리도 슬프지 않았고 달빛도 외롭지 않았다.

장어 집/무정 정정민 장어를 정말 맛있게 먹었던 적이 있다. 18세의 청소년기였다. 전남 무안의 산골이었다. 목포서 사용하는 수원지가 있는 곳이었는데 글을 쓰는 순간 그 산이 생각나지 않는다 그 산에는 도덕사란 절이 있었고 수원지는 물이 참 맑았다. 이곳엔 밤나무가 많아 밤꿀 채취를 위해 사촌 형과 들어갔는데 개울물이 흐르는 옆에 텐트를 치고 때론 혼자서 지내기도 했었다 형님이 다른 일이 생기면 집으로 가시기도 하여 혼자 잘 때도 있었는데 짐승 소리 때문에 무서울 때도 있었지만 지금도 그곳의 생활은 나에게 아름다운 일로 떠오를 때가 많다 개울에 나가 어떤 물고기가 있는가 하여 살펴보던 중 장어를 발견했다. 지금 누구나 좋아하는 바로 민물장어였다. 미끄러워 무척 잡기 힘들었지만 모래와 같이 잡았더니 잡혔다. 문제는 요리를 어떻게 하는지 몰라 고민하다 호박잎으로 장어의 몸을 닦고 별다른 양념 없이 냄비에 끓였다. 기름이 많아 국물에 기름기가 자르르 흘렀는데 살은 부드럽고 고소하여 너무 맛이 좋았다 뼈는 생각보다 억세어 먹지 못했다. 이런 추억 하나 있어 장어집에 갈 때마다 그 맛을 기대하고 가지만 다시 그런 맛을 경험하지 못했다. 천둥산 민물장어 집은 친구의 안내로 몇 년 전에 가게 되었는데 이번 모임에 다시 가게 되었다. 당시엔 2만 원이 1인분이었는데 친구들 모두가 맛이 좋았다고 다시 가자고 했다 하지만 그 값이 당시의 두 배인 4만 원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우리는 좀 벅찼다. 해서 게장 백반을 먹어 아쉽기만 했다. 식당 뜰에는 이상하게 생긴 소품이 많아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작은 호수나 물레방아 꽃 새장과 새집 정자가 스산한 가을 풍경을 잘 보여 주었다. 여름에 왔다면 더욱 좋았을 곳 배밭과 어우러진 풍경이 정겨웠다. 이만하면 한 날의 쉼표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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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외포리 3

가을바다/茂正 鄭政敏 뜨거운 태양이 떠나 버린 가을의 바닷가에는 이별의 노래를 하는 파도소리만 아픔처럼 가슴을 울린다. 불러도 불러도 먼바다로 도망치는 여름 날의 달콤한 사랑이 수면 위에 반짝이다 사라지고 차가워진 수온처럼 식어가는 그대를 향해 눈물의 흔적을 지우며 텅 빈 소라 껍질이 되어 간다. 바다는 여전히 그곳에 있지만 같이 한 사람은 철새가 되었다. 나는 떠나지 못하고 해당화 붉은 열매로 남아있다.

  

강화도 외포리 가을/무정 정정민 바다는 가을이라고 특별하지 않았다 여름 바다와 겨울 바다의 색이 같은 것 같았다 단풍도 없고 특별한 상징이 없어 그런 것 같다 물론 눈 내리는 날은 겨울 바다로 보이지만 얼음이 없거나 주변에 눈 내린 흔적이 없다면 바다만 볼 때는 겨울 여름 가을이 특별하지 않다 하지만 가을에 가면 가을 바다다 친구들과 강화도 나들이에 나섰다 강화도 어딘가에서 1박 하자는 가을여행 갈매기 날고 얼큰한 매운탕 싱싱한 회를 먹을 수 있는 곳 강화도는 그런 모든 것을 충분하게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곳 아쉬움이라면 오후 늦게 출발하여 강화도에 도착하니 벌써 밤이 되었다는 것이다 더구나 비까지 내려 움직이는 일이 어려웠다 더구나 8명이 갔는데 내 차가 7인승이라 이동하는 일은 좀 까다로웠다. 그렇다 해도 친구들과의 여행은 쉽지 않아 다소 무리를 하여 풍물시장에서 식사하고 10킬로가 넘는 외포리로 향했다. 캄캄한 저녁의 빗길 신경이 써지는 날이었지만 차량통행이 잦지 않아 천천히 운전하여 외포리에 도착 하룻밤을 지냈다 차가운 바람이 부는 아침 해장을 먹기 위해 외포항을 기웃거리며 몇 장의 사진을 찍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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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대명항 함상공원
  
  

대명포구 시. 寫眞/茂正 鄭政敏 대명포구에 갈 거나 하얀 갈매기 날고 비린내 정겨운 윤기나는 갯벌도 반갑고 뱃고동 소리도 반가운 곳 파도소리가 들리면 젓갈도 향기로운 포구 고단한 아낙네의 밴댕이 물 좋다는 말도 싫지 않아 이 상점 저 상점 기웃거리다 간자미 한 접시 사본다. 덤으로 주는 인심과 미소 칼국수라고 마다할까 따끈한 국물에 가슴을 데우고 나면 문득 친구가 생각난다 아무래도 혼자보다는 둘이 둘이 보다는 셋이 즐기는 음식이 좋아 대명포구에 갈 거나 비 오는 날도 눈 오는 날도 한 잔의 막걸리가 그리운 곳 뱃고동이 들리는 곳

  

김포 함상공원 5/무정 정정민 지난 겨울에 갔던 김포 대명항의 함상 공원 지독하게 추웠던 겨울에도 함정 내는 따뜻했다 구석구석 잘 둘러보았는데 올 늦가을에 또 가게 되었다. 중학교 동창회를 강화도에서 하였는데 외포리에서 1박하고 서울로 돌아가는 길에 잠시 들려보기로 한 것이다. 친구들은 무척 놀라워하며 온갖 생활 집기와 무기가 장착된 함정을 보며 신기해하기도 했다. 생각보다 무척 커서 또 놀래는 것을 봤다. 내가 안내하여 이런 곳을 보게 한 것이 다소 마음속으로 기쁨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나처럼 속속 살펴보지는 않는 것 같았다. 그렇다 해도 친구와 같이 보는 것은 아내와 보는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소꿉친구는 흉허물이 없고 어린 날의 추억이 같이 있어 그것으로 하여 즐거움이 더 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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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궁골 메뚜기
  

허수아비 詩 寫眞/茂正 鄭政敏 젊은 허수아비의 뜰에는 빛나는 알곡이 가득하여 가을바람에 너울너울 춤을 추어도 되었다. 지킬만한 것이 있었고 할 일이 있어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았다. 추수가 끝난 빈 뜰 차가운 바람만 맴돌아 낡은 옷으로 추는 춤이 서럽다. 어느덧 해가 기울어 석양인데 푸석해진 얼굴 야윈 손으로 멈추지 못하는 허깨비춤 하얗게 낡아 버린 머리카락 지천명의 허세 나는 이렇게 늙은 허수아비가 되어있었다. 지킬 것도 없고 철새도 떠난 황량한 빈 뜰에 서있는.

 

수궁골 메뚜기/무정 정정민 메뚜기 골은 무릉도원 수목원의 산너머에 있다. 다시 말하면 메뚜기 골에서 산을 넘으면 바로 무릉도원 수목원이 된다. 이곳은 궁동의 생태공원이 있고 정선옹주의 묘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생태공원 바로 앞에 메뚜기 생태원을 조성하여 메뚜기가 좋아하는 식물을 심고 메뚜기가 잘 성장하고 살 수 있는 환경 조성했다. 여러 가지 행사를 하겠지만 자세하게는 모른다 이곳에서 하는 행사에 참여해 보지 않아서다 근처에는 학교가 여럿 있다. 과학고등학교 일반 중학교 국악학교 등이 있다. 이곳을 지나서 회사로 가면 거리가 가깝지만 길이 조금 협소하여 2킬로를 돌아서 간다 바로 서울 푸른 수목원으로 해서 간다. 이 근처는 구로구 주말농장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부천과 서울의 경계이기도 한 비교적 시골 분위기가 나는 곳이다. 공장이나 주택도 많지 않아 구로구민의 쉼터로 참 좋은 곳이란 생각을 해본다 생태공원' 정선옹주 묘, 와룡산 등이 같이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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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릉도원 수목원 2

상수리나무 숲 詩 寫眞/茂正 鄭政敏 아침 햇살 빛나는 상수리 나무 숲에 아침 이슬로 오세요. 그대는 밤을 세워 별을 노래하고 그 입술 가득한 가을을 상수리 나무 향기로 보내시나요. 가지마다 가득 담은 갈잎들 내 오는 길목마다 오색 깃발처럼 걸어 놓고 한들 한들 흔드시나요. 찬 바람 지날 때마다 바스락거리는 잎 소리 그대의 귀여운 밀어 아침 햇살 빛나는 상수리 나무 숲 내 마음에 이슬처럼 가만히 오셨군요.

무릉도원 수목원 2/무정 정정민 무릉도원 수목원은 와룡산과 붙어있다 와룡산 자락에 무릉도원 수목원이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수목원에 가끔 가면서 와룡산에 올라 보고 싶었다 야산 수준인 동네 뒷산 정도지만 기회가 넉넉하지 않아 가보지 못했는데 지난 토요일에 가보기로 했다. 산에는 상수리나무가 잎을 많이 떨어트려 산 전체가 낙엽으로 가득했다. 조심하여 올라가니 이네 정상이 나왔다. 정상을 지나 조금 더 내려가면 선조의 7녀인 정선옹주 묘가 있는 곳이다. 그곳에 궁궐 같은 집이 있었다 하여 궁동으로 불리는 곳이다. 6·25 동란으로 피난 다녀오니 집이 소실되었고 근처 주민이 밭을 일구어 지내다 지금은 서서울 과학고등학교가 지어진 곳이다. 묘는 아직도 그곳에 있어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다. 이렇게 바스락거리는 낙엽을 밟는 만추를 느끼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후에 친구들과 강화도에 가기로 약속이 되어 있어 집에서 멀지 않은 이런 수목원이지만 오래 있지 못했다. 잠시라도 걸어보는 즐거움과 잘 조성된 여러 가지 시설과 나무를 보는 일이 무척 행복했다. 사계절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수목원 늘 감사함으로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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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릉도원 수목원 1

공작단풍 詩 寫眞/茂正 鄭政敏 웬 붉은 공작인가 온몸이 다 붉어 불날까 걱정 잔잔한 깃털을 보라 훨훨 바람을 탈까 염려다 화목이 가장 화려할 때는 자신의 모든 공력을 모아 한 송이 꽃을 피울 때지만 단풍이 가장 빛날 때는 그동안 인고한 모든 것을 가지에 붙은 잎에 채색할 때이다 나도 이제 나에게 채색을 해보련다 머리에 흰색 피부에는 검은 반점 후회 없는 미소를 입가에 담고 하늘을 보며 대소 하련다 가을이라고.

 
 

무릉도원 수목원 1/무정 정정민 가을이 가고 있어 수목원에 갔다. 얼마 전 국화 전시를 보러 갔지만 한주만 지나도 무언가 달라 보이는 것이 가을 모습이기 때문이다 국화는 벌써 사라지고 단풍이 많아졌다 물론 낙엽도 많이 늘었다. 벚나무 단풍도 만추를 충분하게 느끼게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공작 단풍이 눈을 현혹했다. 아래서 위로 보기도 하고 위에서 아래로 보기도 하며 옆에서 바라보다 그저 놀라워했다. 많은 단풍이 보기 좋지만, 이것도 나를 충분하게 불러들였다. 공작새의 깃털 같아 공작 단풍이라 한 것일까 잎이 어딘가 모르게 공작새의 깃털 같았다. 가을은 이런 단풍을 통하여 더욱 가을 다운 때 곧 가버릴 가을을 잡기 위해 카메라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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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초香醋
  

향초香醋 詩 寫眞/茂正 鄭政敏 가을비 내리는 밤 창밖 단풍이 쓸쓸하다 외로움에 젖은 창백한 얼굴이 가로등에 보인다 나도 따라 허전해 불을 켠다. 딸아이가 사온 허브 초 어둠이 밀려나고 방안 가득 향기가 넘친다 그녀의 향기 나에게 다가올 때마다 나던 달콤한 향기 이제는 먼 추억이 되었지만 가을밤이면 잊지 못한다.

  

향초/무정 정정민 둘째가 조금은 엉뚱한 구석이 있다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일을 할 때가 있어 그런 생각을 하면서 웃기도 한다 얼마 전 신발을 집는 집게를 주문했다 허리를 굽히지 않고도 신발을 들어 올릴 수 있는 것으로 식당에서 손님 신발을 정리하는 데 사용하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가정에서 그런 것을 사용하는 것은 신발의 숫자가 많지 않아 보통은 안 하는 일이다 그런데 엄마가 허리 아프니까 혹 신발 정리할 일이 생기면 그것으로 하라고 사왔다 같이 배달된 것으로 세탁소에서 사용하는 옷을 걸고 내리는 것도 있었다 그저 웃고 말았다 실제로 사용하지는 않고 있다 어제는 향초를 가져와 방에 피웠다 제법 굵기가 컸다. 허브 초가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사용한 적은 없다 그런데 세 개를 주문하여 자신의 방과 동생과 우리 방에 각각 켜놓았다. 향기가 좋았다 이 향초를 켜거나 끄거나 심지를 자를 때 사용하는 기구도 같이 사왔다 손잡이가 있는 긴 라이터 식당에서 가스 불을 켤 때 사용하는 것이었다. 또 심지가 실로 되어 있지 않고 금속으로 되어 있어 입으로 불면 초가 손상되거나 튄다며 그것을 집게처럼 생긴 것으로 끄는 기구 또 심지가 탈 때 타닥타닥 소리가 났다 이것이 이 향초의 또 다른 멋이라며 심지를 자를 때 사용하는 기구도 사왔다. 비가 오거나 집안 공기가 눅눅하거나 특별하게 분위기를 낼 때 사용할 수 있다며 내 방으로 와서 촛불을 켜고 갔다 가을비가 내리던 밤이었다. 창밖은 만추의 낙엽이 가로등 밑에서 우는 듯했다. 묘한 우울함이 생기는 날이었다. 하지만 향초의 향기로 안개가 거치는 듯한 느낌도 받았다 가족 자식이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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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가을 3
  

마지막 이파리 詩 寫眞/茂正 鄭政敏 파르르 떨리는 이내 마음 이별이 두려워서입니다. 허공에 매달려 몸부림을 쳐보나 오히려 시간을 재촉하는 일 모두가 떠난 빈 뜰로 내가 간다 한들 아무도 서러워하지 않건만 무슨 미련이 그리도 많아 찬바람에 대항하는 것일까 이제 가야 할 시간 마른 몸뚱이 하나 꺼칠한 눈빛 서럽기 한이 없지만 할 일을 다했으니 미련은 버리자 안녕.

  

우리 집 가을 3/무정 정정민 가을은 짧아 서둘지 않으면 가을 단풍을 담지 못한다 더구나 직장에 다니기 때문에 주말이나 주일이 아니면 집 앞의 가을도 쉽게 놓치고 만다. 이번 주말에는 아파트 바로 아래 가끔 운동하는 주변의 단풍나무를 카메라에 담았다. 이번 주말이 단풍 사진을 찍는 마지막이 될 거라 생각하니 자꾸 아쉬워졌다. 이렇게 가을이 간다는 생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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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역 詩 寫眞/茂正 鄭政敏 그역驛에 가고 싶다. 노란 은행잎 하늘에서 눈부시게 지는 작지만 아름다운 산골 마을이 있는 까치 울고 감이 익던 낙엽 냄새 난는 그 산山에 가고 싶다. 두고온 정情 수 번의 가을이라도 언제나 그 자리 오가는 열차는 나를 그 역驛으로 싣고 간다. 울먹이던 사람이 차마 날 보내지 못해 그 애타는 마음으로 온 산을 다 붉게 한 그 사람 있는 곳

  

전설/옮긴 글 옛날 중국에 정건이라는 사람은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너무 가난하여 종이와 붓을 살 돈이 없었다. 정건은 큰 감나무가 있는 절을 찾아가 감나무 잎을 한아름 가져왔다. 그리고 그 감나무 잎에 글을 써서 공부를 하여 후에 장원 급제를 하였다. 관리가 된 장건은 예전에 감나무 잎에 써 놓았던 글과 그림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황제인 현종에게 바쳤는데 현종은 매우 기뻐하며 정건의 뛰어난 실력과 그의 노력을 칭찬하고 큰상을 내렸다고 한다.

  

감나무 집/무정 정정민 감나무 집에는 들어서는 입구부터 잎진 감나무가 수 많은 감을 메달고 있었다. 마치 황금색 꽃송이 같았다. 가지를 흔들어 우릴 반기는 듯했는데 마당에 들어서자 노란 잔디가 깔려있어 양탄자를 깔아 놓은 것 같았다. 비로서 주변을 둘러 보자 정면에 바로 대봉 감이 가는 가지에 겨우 메달려 휘청거렸다. 이 얼마나 정겨운 풍경인가 대문에서 보이는 우편에 반은 감잎이 지고 반은 남은 감나무에 감이 많이 달려있어 신기하다 생각했다. 나중에 듣고 보니 찰감이라 하였다. 대봉감이 메달려 있는 곳에도 감잎이 아름다워 한 장 찍어 보기도 했다. 안채 빙 둘러 서 있는 감나무 나무 가득 메달린 감 가을의 정취가 흠뻑 느껴졌다. 곧 저 감을 따볼 생각에 가슴이 설레기도 했다. 이 얼마만의 일인가 한 30년 만의 일 같았다. 바람 부는 날의 감따기 아무래도 쉽지 않겠지만 이것이 진정한 감따기 일거라 생각했다. 장대 끝에 작은 감가지를 끼우는 일이 쉽다면 그것은 허망하다 바람불어 더욱 어렵지만 그것이 오히려 긴장감을 주어 감따는 신묘한 맛을 더할 것이라 믿었다. ㅎ

  

유래/옮긴 글 우리나라에서 감나무가 언제부터 재배되어 왔는지 확실한 기록은 없으나 우리나라의 토박이 과수였음은 분명하다. 감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고려 명종 때(1138년)에 고욤에 대한 기록이 있고, 고려 원종때(1284~1351년)의 《농상집요》에 감에 대한 기록이 있다. 조선 성종 때의 「국조 오례」에는 감을 중추절의 제물로 사용한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 때부터 제례 때에 "조율이시,홍동백서"라는 말로 감을 중히 여기고 애용하게 된 듯하다. 현재 과실로 이용되고 있는 감나무는 크게 나누어 감나무와 고욤나무가 있다. 감은 흔히 식용으로 이용하는 것이며 고욤은 쥐밤만큼이나 작은데 종자가 많이 들어 있어 이것을 생과실로는 먹을 수 없고 먹으려면 항아리에 담아 두어 물러진 다음에 으깨어 수저로 떠먹기도 하나 대체로 생즙을 내어 약용이나 염료로 많이 사용한다. 감은 우리 나라의 재래과수로서 밤, 대추와 함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관혼상제 의식에도 꼭 들어가는 우리와 친근한 과실이다. 옛사람들은 감에는 일곱 가지 뛰어난 점이 있다고 하였는데 감나무에는 새가 집을 짓지 않아 벌레가 생기지 않고, 그늘을 만들어 주고, 수명이 오래가며, 단풍이 아름답고, 낙엽은 거름, 열매는 맛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감은 옛날부터 별도로 과수원을 조성해서 재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집 뜰안에 심어 봄에는 꽃을 보고 그 꽃을 먹기도 하고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을 즐기며 가을에는 열매를 맺는 대표적인 정원 과수이다.

  

감의 효능/옮긴 글 비타민 C가 풍부하여 숙취해독과 멀미예방에 뛰어난 효과 비타민 A,C는 몸의 저항력을 높이고 점막을 강하게 하여 꾸준히 먹을 경우 감기예방에 효과적 감즙우유 : 갑자기 혈압이 높아졌을 때 좋음 떫은 감즙 : 탄닌이 풍부해 뇌졸증을 예방 치질에 의한 출혈에 좋음 감잎 달인 물 : 눈의 피로를 풀어줌 떫은 땡감은 타박상, 화상, 동상, 벌에 쏘인데 등에 바르면 효과적 ※ 위장이 찬 사람이나 산후 또는 병을 앓고 난 후에는 과식 회피 ※ 탄닌성분이 있어 과식할 경우 변비가 생기는 점에 유의 감은 처음에는 색이 푸르고 맛이 쓰고 떫으나 익으면 색이 붉고 떫은 맛이 없어진다. 떫은 맛을 내는 탄닌 성분은 수렴작용을 하기 때문에 장의 점막을 수축시켜 설사를 멎게하고 또한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하여 동맥경화,고혈압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특별히 감은 1년 이상 숙성, 발효시킨 감식초를 만들어 복용하면 피로 회복, 체질개선 등의 효능이 있는데 소주 한컵 분량인 30cc정도를 매일 2~3회 장복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으며 냉수, 요구르트, 꿀물, 야채즙 등과 섞어서 마시면 더욱 맛이 좋다. 홍시는 맛은 달지만 성질은 차가우며 독이 없고 심폐를 부드럽게 하고 갈증을 멎게 하며 폐위와 심열(심화로 생기는 열)을 낫게 하고 열독(더위로 일어나는 발진)과 주독 (술독)을 풀어주며 토혈을 그치게 한다. 곶감은 장위와 비위를 보하는데 음식의 소화를 돕고 얼굴의 기미를 없앤다. 또한 카로틴과 비타민C(귤의 2배)가 많아 감기 예방에 탁월한 효과 있고 포도당과 당질은 숙취를 풀어준다. 출처 : http://www.daenamfarm.com/gam3.html

  

대봉/무정 정정민 육중한 몸 작은 가지에 붙어 날마다 위태한 그네 타기 단단한 꼭지 절대 놓지 않으려는 가지 세상의 온갖 풍파도 이긴다. 가을 태양의 정기를 받아 붉게 익노니 곱게 숙성된 향기는 농밀한 밀어 내 널 볼 때마다 입안에 감도는 군침 참을성 없다 말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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