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항 4
  

대명포구 詩 寫眞/茂正 鄭政敏 대명포구에 갈 거나 하얀 갈매기 날고 비린내 정겨운 윤기나는 갯벌도 반갑고 뱃고동 소리도 반가운 곳 파도소리가 들리면 젓갈도 향기로운 포구 고단한 아낙네의 밴댕이 물 좋다는 말도 싫지 않아 이 상점 저 상점 기웃거리다 간자미 한 접시 사본다. 덤으로 주는 인심과 미소 칼국수라고 마다할까 따끈한 국물에 가슴을 데우고 나면 문득 친구가 생각난다 아무래도 혼자보다는 둘이 둘이 보다는 셋이 즐기는 음식이 좋아 대명포구에 갈 거나 비 오는 날도 눈 오는 날도 한 잔의 막걸리가 그리운 곳 뱃고동이 들리는 곳

 

대명항 4/무정 정정민 비릿한 갯내음 나는 포구 어선이 들어와 쉬고 생선장수가 싱싱한 물고기를 파는 곳 향긋한 바지락 칼국수 구미를 당기는 것이 한둘이 아니다 절친과 같이하면 한 잔의 소주가 좋고 연인끼리면 회 한 접시가 좋다 가족끼리라면 해물 칼국수가 어떨까 갈매기도 날고 뱃고동이 들리면 정서적으로도 안정되는 곳 도심 생활에서 스트레스받고 좌절과 절망 속에서 지내다가도 이런 곳에서 새로운 도전을 받고 충전을 받아 거뜬하게 살아갈 용기가 생기게 하는 곳이다. 이번 겨울에도 가볍게 다녀왔다. 시원한 매운탕을 먹고 싶어 물매기를 샀지만 요리법을 잘 몰라 실패 하지만 갈매기나 어선 고단한 생선장수의 삶을 보고 마음은 새로운 힘을 얻었다. 바다는 정신적으로도 충전을 주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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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 밥
 

보리 밥 시. 사진/茂正 鄭政敏 찬바람 살을 에는 동짓달 찢어진 창호지로 황소바람 들어와 방은 냉골 내 몸도 얼음장이던 이른 새벽이었다. 까치울음 처량 하더니 오랜 지병으로 고생하시던 아버지 몸 부르르 떠시더니 세상의 모든 것을 놓아 버렸다. 이웃이 먼저 알고 찾아와 호곡하던 그 날 누런 얼굴 지친 어머니 눈물 겉보리 서 말도 안 되는데 어이 살란 말인가 통곡하던 음성 동짓달 그 차가운 바람보다 더 추웠다 심장도 오그라들게 한 소리 50년도 더 지났는데 한 그릇 보리밥을 보니 생각난다 모진 생명 죽지 않고 살다 보니 돌아가신 아버지 연세보다 더 살아 어느 사이 할아버지가 되었는데 자꾸만 어린아이가 되어간다 슬픈 추억은 나이도 먹지 않고 내 가슴에 그대로 정지해 있어. 음악:천년의 침묵/김영동

  

기와집 보리밥집 글 寫眞/茂正 鄭政敏 길을 가다가 우연하게 들린 보리밥 집 초가지붕이거나 문이 너무 허름하거나 방바닥이 우습게 보이거나 하지 않았다 너무나 정갈하고 깨끗하여 마치 부잣집 안방에라도 들어온 것 같았다. 황태와 보리밥을 주문하였다. 한 그릇 보리밥은 꽁보리밥이 아니었다 드문드문 쌀도 섞인 제법 고급 밥이었다. 내 어릴 적 먹었던 보리밥은 새까만 꽁보리 밥이었으니까 혀끝에 닿는 느낌도 깔깔하여 입안에 굴러다녔던 것 같은데 지금의 보리밥은 부드럽고 먹기도 편안하다. 지독하게 가난하여 추수가 끝나도 쌀밥 구경하기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다. 아버지가 오랜 병고로 누워계시어 도시로 진학하지 못하고 시골로 내려와야 했던 형님과 우리 형제들이 힘든 겨울을 보내던 어느 해 아버지 소천하시던 순간을 나만 보았다. 유난히 추웠던 날 구들도 다 식어 춥고 내 몸도 추웠다. 아버지 돌아가신 것도 서러웠지만 먹을 것도 없다며 눈물 흘리시던 어머니 생각 그 서러운 눈물 오랜 병고 끝에 어린 자식들만 줄줄이 8남매 놓고 가신 아버지가 야속하고 살아갈 일이 막막해 우시던 어머니 생각도 난다. 이제는 그 보리밥을 건강식으로 먹는다 그렇지만 보리밥을 대하면 겨울 식량도 없다시며 한숨짓던 어머님 얼굴도 언제나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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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청자 2
 

도자기 詩 사진 무정 정정민 어느 도공이 혼을 불어넣었나 고매한 자태 눈부신 빛깔 황궁에서나 봄 직하다. 저 그릇에 빵을 담아 보면 저 그릇에 반찬을 담아 보면 그것마저 눈부실 것 같은 황홀한 모습 절로 가는 손길 달래기 어렵다. 푸른 바다가 보이는가 하면 아름다운 꽃이 보이고 청아한 새소리도 들리는 듯하니 내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 다가서지 못하고 만지지도 못하고 사용은 더더욱 못 하니 애 끓는 마음 어찌할거나.

 

녹청자 2/무정 정정민 녹청자 박물관 1층을 구경하고 나니 이 층을 지나치기 어려웠다 천천히 올라가 보니 그곳에도 전시물이 있었다. 어느 아름다운 카페에나 온 것 같아 카메라에 담고 옆 홀로 이동했다 그곳은 작가의 작품 실도 있고 체험장도 있었다 체험교실도 있어 관심 있는 사람은 수강이나 체험할 기회도 제공되었다. 또 하나의 도자기 녹청 자를 보게 되어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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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청자1 
 

도예원陶藝園 詩 사진 무정 정정민 한낱 흙이지 않던가 어디에나 있는 흙이라 눈여겨보기나 했던가 흔하디흔한 것이 흙인데 흙이라 해도 보통 흙이 아닌 거야 물과 만나 끈기가 생긴데다 다양한 성형을 하여 천도가 넘는 고온에 한 삼일 푹 달구었더니 겉모양 반지르르하고 모양 또한 곱기만 한 그릇이 되었다 어디 그릇의 기능만 하던가 작가의 땀과 혼이 담기니 도예라 했다. 마음을 정리하고 싶은 사람 외로움을 견디기 어려운 사람 사랑을 만들고 싶은 사람 너도나도 모여 자신만의 도예품을 만드는 곳

녹청자1/무정 정정민 인천의 청라지구에 가거나 정서진에 가며 가끔 지나게 된 곳이 바로 녹청자 박물관 앞이었다 녹청자가 어떤 것인지 궁금했다. 언젠가는 가보게 되리라 생각했는데 며칠 전 그 앞을 지나가게 되었다 우선 들어가 보기로 했다. 백자니 청자니 분청자기니 하는 말은 들은 적이 있지만 녹청자란 말은 이곳에서 처음 대했다. 막상 보니까 갈색 자기였다 좀 더 자세하게 자료를 보다 보니 꼭 갈색만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아직 정확하게 알지 못하지만 자기를 만드는 조형이나 재료 색상에 의해 분류되는 것인가 하는 의문도 들었다 가끔 관심을 두고 살펴볼 생각이 들었다. 이곳을 관람하며 이천에서 본 도자기 생각이 났다 특히 진사 백자 명장 임항택 선생님이 생각났다. 내게 선물하신 백자도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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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기도 시. 寫眞/茂正 鄭政敏 나에게 사랑할 사람이 생기면 좋겠습니다. 나의 전부를 다 드리고 싶어 안달이 나도 좋을 밤에는 너무 보고 싶어 잠을 이루지 못해도 좋고 수많은 편지를 쓰고 써도 그 샘이 마르지 않아도 좋을 같이 걸어 보고 싶은 흰눈이 내리는 산길이 생각나 어서 눈이 내리길 바라고 자꾸 창문을 열어 보는 그런 마음이 생겨도 좋을 강이 내려다보이는 작은 찻집 하루 내내 앉아 있어도 둘이라면 지치지 않을 사람이 나에게 생기면 좋겠습니다. 크리스마스에 더욱 생각나 무작정 거리를 거닐다 캐럴이 반짝이는 교회에서 꼭 만나게 해달라는 기도를 할 사람이 생기면 좋겠습니다.

  

28살의 크리스마스 글. 寫眞/茂正 鄭政敏 35년 전 가을 이른 아침 충무로 하숙집 근처 일어 학원으로 향하던 나는 갑자기 기침을 심하게 했다. 3층에 있는 학원에는 처녀 선생님이 서너 사람의 수강생을 기다리고 있는데 나도 그 수강생의 한 사람이었다. 계단을 올라도 멈추지 않아 잠시 2층 화장실에 들려 마지막 기침을 하려고 좀 심하게 했는데 목구멍에서 비릿한 냄새가 올라오는 것 같았다 뱉어 보니 각혈하고 있었다. 너무 놀랍고 걱정되어 머리라 텅 빈 것 같았다. 간헐적으로 나오는 기침을 참고 수강하던 중 창백한 나를 본 선생님은 어디가 아프냐고 물었다. 감기인가 보다고 대답을 했지만 각혈했던 기분 나쁜 생각이 그 냄새가 수강시간 내내 나를 불안하게 했다. 하숙집으로 돌아와 아침을 먹고 성수동에 있는 회사로 향했다. 하지만 일손이 잡히지 않아 왕십리 내과병원으로 가서 검사를 받았다. 예상대로 폐결핵이었다. 그렇지만 믿어지지 않아 을지로 백병원에 들러 다시 검사를 받았다 하지만 역시 결과는 같았다. 아침엔 일어를 배우고 낮엔 회사에 나가고 저녁엔 남영동에 가서 학원강의를 하면서 젊은 날의 꿈을 키워가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사이 내 몸 안에 결핵이 침투하여 나를 망가뜨리고 있었다. 도저히 서울에 있을 수 없어 익산시 마동에 있는 한 사찰에 머물게 되었다. 결핵의 기초치료라 할 스트렙토마이신을 매일 주사 맞고 약도 먹었다. 위가 좋지 않아 약을 먹고 나면 한 두 시간 잠에 빠져야 했다. 식곤증인지 약곤증인지 졸음을 견디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치료를 두어 달 하던 어느 날 사찰 뒤에 있는 작은 산을 산책하게 되었다. 그곳엔 5평쯤 되어 보이는 작은 토담교회가 있는 것을 봤다. 근처엔 난민 몇 가족이 살고 있는데 그들이 예배드리는 교회 같았다. 큰 사찰 뒷길 소로에 그런 교회가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그 뒤로 그 산길을 자주 산책하노라면 그 교회에서 찬송가 소리도 들리고 아이들 소리도 들리는 것이었다. 사찰 앞엔 작은 논들이 펼쳐져 있는데 추수가 다 끝난 길에 까치들이 날아와 먹이를 찾던 싸락눈이 내리던 12월 24일 그날도 약을 먹고 비몽사몽 간에 어느 꿈속을 헤매고 있었다. 그런데 찬송가 소리가 들렸다. 아이들 소리도 들렸다. 내가 기거하던 방에서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는데 작은 토담교회 찬송가 소리가 들리자 전주에서 친구들과 같이 대학생 성경 읽기에 나가 예배드리던 일이 생각났다. 그때가 내 나이 27세의 성탄절이었고 내 생애 처음으로 연극을 했었다. 전주 예수병원 의사와 중고교 선생님 직장인과 대학생으로 구성된 그 모임에서 난 처음으로 아주 열성적으로 일대일 성경공부를 했고 연극도 하게 되었다. 예수를 기다리는 안나의 남편역으로 대사가 많지 않았었다. 하지만 그때 그 모임 친구들은 모두가 너무 열정적이었다. 그리고 아주 순수했다. 해외선교도 나가고 직장 내에서도 제자 훈련을 하는 아주 열성적인 친구만 모였었다. 금요 모임에서는 생활 속에서 발견한 믿음에 대하여 편지글로 발표하는 시간도 가졌는데 처음으로 그런 종류의 편지글도 써보았다. 그 자리에 참석한 친구들이 내 편지를 읽자 무척 놀라워했었다 믿음이 좋다는 말보다 편지를 잘 쓴다고 표현했었다 모두 아름다운 친구로 기억하는데 그해 난 서울로 가게 되었고 몸이 아파 익산에 내려와 요양하던 중 정말 내 인생에서 가장 쓸쓸하고 외로운 누워서 성탄절을 맞이하게 되었다. 친구도 없고 교회에 가지 못하고 사찰 뒤 작은 토담교회에서 들리는 아이들 캐럴을 들으며 눈물지었었다. 지나고 나니 다 추억이지만 오늘 문득 그때 일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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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우리 꽃 식물원 26
  

눈 소식 /茂正 鄭政敏 하얀 눈이 내렸으면 좋겠다. 온 세상이 잠잠한 새벽 첫 발자국을 남기며 교회에 나가 기도하고 싶기 때문이다. 밤을 새워도 잠재우지 못한 안타까운 그리움을 차가운 눈송이가 덮을지도 몰라 감사의 기도를 하고 싶기 때문이다. 하루 이틀 하늘을 봐도 곧 내릴 것 같은 눈은 내리지 않고 그리움은 보름달보다 더 커지고 말았다. 오늘 이른 아침 멀리 까치소리 은은하더니 전화기 문자 음이 귓전을 울린다. 함박눈이 내린다는 눈이 내려도 창 밖이 온통 하얀색으로 변해도 내 마음에 눈이 내리지 않으면 여전히 잠 못 이룰 일 그대로 있겠다.

  

화성 우리 꽃 식물원 26/무정 정정민 하얀 눈이 쌓인 산길이나 들길 한 겨울에 걷는 즐거움은 색다르다 겨울만이 주는 낭만일 것이라 생각한다 뽀드득 소리가 나는 길 눈이 그치고 햇볕이 쏟아지는 눈부신 눈길을 걸으면 그저 기분이 좋다 호젓한 산길에 새라도 푸드득 날며 나뭇가지에 쌓인 눈이 쏟아지면 그것도 색다른 겨울의 풍미가 된다 마른 청미래 붉은 열매라도 본다면 그것도 반가움이 된다. 들길 물이 솟는 곳에 이르면 작은 물고기가 헤엄치는 것을 보기도한다 아무리 추워도 물고기는 여전히 활발하다 생명있는 수 많은 것들이 숨죽여 겨울을 맞이하는 것도 볼만하다 우리나라 최대의 유리온실이라 하는 우리 꽃 식물원 많은 사람이 오지 않았지만 창 밖의 흰눈과 온실 안의 꽃이 무척 기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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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우리 꽃 식물원 25
  
호자 열매/정정민 어디서 보았을까 본적 없는데 익숙한 마음 지난겨울 보았던 매자 열매가 생각난다 열매 붉고 가시가 있었다 흰 눈 내리던 공원 그래서 더 선명하던 열매 가시에 상해도 손을 내밀던 나 그보다 가시가 더 커도 또 다가가다니 새빨간 열매 나를 부른다.
  

호자나무 옮긴글. 寫眞/茂正 鄭政敏 한방에서의 정력제 한방에서 사용하는 정력제 중에 재미있게도 땅이름 파(巴), 찌를 극(戟), 하늘 천(天)자를 사용하여 "땅에서 하늘을 찌른다"는 뜻을 가진 파극천(巴戟天)이란 약재가 있다. 이것을 먹으면 남근이 성을 내어 하늘을 향해 찌를 듯이 솟구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허준의 동의보감을 보면 파극천의 성질은 약간 따뜻하며 맛은 맵고 달며독이 없다. 정액이 저절로 사정되는데 좋고, 꿈에 사정하는 증세와 음경이위축되어 발기가 안 되는 것을 치료하고 정력을 돋우기 때문에 남자에게좋다고 하였다.

  

화성 우리 꽃 식물원 25/무정 정정민 작년 겨울 이곳에서 성탄추리를 보았다 올해도 성탄추리를 기대하고 갔는데 작년보다 많이 미약했다. 다소 아쉬웠지만 가볍게 구경했다. 우리 꽃을 실내에서 볼 곳이 흔하지 않기 때문에 이곳저곳 기웃거렸다. 아기 동백과 진달래 꽃망울을 보았다. 골담초와 붉은 열매가 달린 호랑 가시와 호자 열매 사철나무를 보았다. 이만하면 먼 거리를 달려간 것이 보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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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만화 박물관
  

그 여자 시 사진/무정 정정민 눈감으니 생각난다. 손 한번 잡아 본 일 없고 어디 사는지도 모르는데 배시시 웃던 얼굴 자꾸 떠오른다. 얼마 전 눈 내리던 날 하늘을 보며 손뼉치는 모습 길을 지나다 본 것뿐인데 그 환한 미소 빨간 스웨터가 아무래도 잊을 수 없다. 광명시 하안 사거리 우체국 앞 그녀가 서있던 자리 지금은 아무도 없는데 그 길을 지날 때마다 그 자릴 본다. 눈이 온다는데 다시 그 길을 지나가 볼까 빨간 스웨터 입은 그 여자 있을지 모르니 하늘 보며 웃는 그 미소 볼지도 모르니.

 

부천 만화 박물관/무정 정정민 부천에 직장이 있는 나는 가며 오며 만화 박물관 이정표를 자주 보게 된다. 언젠가는 가보리라 마음먹었지만 꼭 가야 하는 필연이 없어 쉽게 가보지 못했다. 지난 주일 몸살기도 살짝 있고 눈도 피곤하여 잠시 산책을 해보고 싶었는데 기온이 차가워 마땅하지 않았다 이런 때는 식물원이 더할 나이 없이 좋은 곳이지만 근처 식물원은 대부분 최근에 다녀왔기 때문에 실내이면서 가볍게 걸으며 무언가 호기심이 일어나는 곳은 없을까 생각했다. 갑자기 떠오른 곳이 부천 만화 박물관 멀지도 않고 실내이고 가보고 싶었던 곳이라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이전 부천의 아인스 월드에 다녀가며 그 바로 옆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 쉽게 갈 수 있었다. 도착하여 놀랜 것은 건물이 생각보다 컸다는 점이다 무료는 아니어서 다소 망설이긴 했지만 어린이와 젊은 아빠 엄마가 많은 걸 보면서 나도 구경하리라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에겐 무료입장권을 주어서 얼른 둘러보았다. 10여 년은 된 것 같은데 책 대여점을 할 때였다. 수 만권의 만화가 있었다. 그래서 만화는 익숙하다 더구나 어릴 적 만화를 많이 읽었기 때문에 상당히 친근감이 가는 책이다 이렇게 늦은 나이에도 만화는 역시 반가웠다. 가끔은 둘러보며 깊이 있게 보리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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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서울 수산
  

창 너머에 詩. 寫眞/茂正 鄭政敏 외지고 낯선 집 창문으로 세상을 보면 그 밖이 자꾸 궁금하다. 한겨울 창가에 붙어 푸른 눈으로 안을 보는 사철나무도 그렇고 한가하게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 어디서 오는 것이며 누가 타고 있을까 또 어디로 가는 것일까 한 마장 떨어져 있는 산기슭에 무슨 나무가 자라나 어떤 짐승이 살고 있나 봄 여름 가을 모습은 어떨지 언젠가 다시 와서 보리란 혼자만의 생각에 잠길까 나뭇잎 바람에 쓸리는 소리에도 무슨 나뭇잎일까 어디까지 갈까 궁금하다.

  

장어탕 시 寫眞/茂正 鄭政敏 아지랑인가 먼 하늘이 아른아른 흐린 눈빛으로 산너머가 흔들린다. 기력이 부족하여 봄날의 환상이 보인다 벌써 오후 4시 점심도 먹지 않았으니 당연하다 길을 가다 장어집을 보았다 굴뚝 같은 식욕을 어찌 잠재우랴 탕 한 그릇 청하니 매화꽃이 보인다.

  

송어회 시. 사진/ 무정 정정민 정갈한 붉은색 부드럽기 아이스크림 같은 저 회를 보라 감히 식욕을 잠재우랴 목사님 먼저 집사님 먼저 권하는 말이 향기로워 한 점 젓가락으로 냉큼 집어드니 목젖이 요동이다 혀가 바쁘다 이 맛 난 회를 이제야 맛볼까 아무리 흔한들 거저먹을 수 없고 권하는 사람 없다면 무슨 맛으로 없을까 사랑으로 권하는 한 점 한 점 입이 호사다 배가 든든하다 사랑이 부르다.

  

장어 집/무정 정정민 이른 봄 온천에 다녀온 적이 있다. 뼈마디가 욱신거려 따끈한 온천수에 몸을 담그고 나면 관절이 부드러워질지도 몰라 갔던 곳이 화성온천이다. 온천욕을 하고 나오니 점심시간도 훌쩍 지나 집으로 오는 길 어디선가 구미에 당기는 음식을 먹고 싶었는데 첫눈에 들어온 집이 장어집이었다. 가벼운 주머니 사정에 맞게 저렴한 칠천 원짜리 장어탕을 먹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비리거나 하지 않고 맛이 아주 좋았다. 구수하며 부드럽고 감칠맛까지 있어 다음에도 이곳에서 장어탕을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에도 유사한 일이 생겼다. 온천욕 뒤에 식사해야 할 점심시간 멀지 않은 곳을 찾아 나서 드디어 가게 되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송어회까지 팔고 있었다. 아는 권사님으로부터 대접을 받고 이후로 몇 번인가 먹게 된 송어회 장어탕 한 그릇과 송어회까지 주문 즐거운 점심을 먹었다. 지난 봄날의 경험이지만 이번 12월도 같았다 눈발이 거세어지고 있어 그냥집으로 갈까 하다 장어탕과 송어회까지 먹었다. 이 송어를 처음 맛보게 하신 분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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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월문온천
 

월문온천 詩 寫眞/茂正 鄭政敏 내 사랑하는 이가 나를 안고 어루만지면 마음은 부드러운 봄바람 타고 천국에 오르는 것 같다 그보다 더 부드러운 따뜻한 온천에 몸을 맡기면 속절없이 잠이 온다 절로 행복하여 눈도 뜨고 싶지 않다 달빛 대문에 어리면 뉘라서 그냥 참으리오 잠 못 드는 밤이면 월문 온천으로 가야 한다.

화성 월문 온천 2/무정 정정민 아내는 허리가 좋지 않다 앉고서는 일이 원활하지 않아 고생한다 어떻게 하면 치료가 될까 고민하고 있는데 아내가 온천에 가고 싶어하여 관절에 좋다는 월문 온천에 가기로 했다. 하루 자는 것은 피곤하다며 잠시 쉬고 오자는 것이라 쾌히 승낙했다. 토요일은 방이 마땅치 않지만 그래도 우릴 위해 준비된 방이 있으려니 하고 몇 곳의 가족탕을 알아보니 한 곳이 막 빈방이 생겨 들어갔다. 주인은 좀 기다렸다 온수를 사용하라고 당부하며 평일은 이만 오천 원 이지만 토요일은 삼만 원 사용 가능 시간은 3시간 딱 맞을 것 같아 2시간을 쉬고 왔다 피부도 관절도 조금은 부드러운 느낌 집에 와서도 꽤 몸이 부드러웠다. 자주 가면 좋으련만 멀기도 하고 시간도 쉽게 나지 않아 자주 가기는 어렵다 즐겁고 유쾌한 휴식 잘 취하고 왔다.

월문 온천/옮긴 글 월문온천은 1988년 5월 온천공 굴착공사를 시작하여 2000년 6월, 78,000평 규모로 하였다. 월문(月門)이라는 지명은 달빛이 대문으로 비치는 모습이 마치 물을 비추는 모습과 흡사하다 하여 생기게 되었다고 할만큼 이 지역은 물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또 옛부터 인근지역의 등고산 암자에 자연용출샘이 있었는데 이 샘물이 피부병과 관절염에 특효가 있어 원근의 주민과 신도들이 이곳에서 목욕을 한 후 병을 고쳤다는 구전이 전해지기도 한다. 지질학적으로는 황해도 연백에서부터 온양, 유성온천까지 형성된 온천온천수맥에 위치하며 특히 이곳 지하에는 남양 화강암 지층이 발달하여 온천수를 저장할 수 있는 대수층이 형성되어 있어 온천 건립에 적지라 할 수 있다. 월문온천의 온천수는 Ph 9.2의 알칼리성 중탄산나트륨(NaHco3)형 천연온천수로 물이 부드럽고 자극이 적어 비눗물의 거품이 잘 일어 피부에 탄력을 주고 매끄러워지는 효과와 머릿결이 촉촉하고 부드러워지는 특성을 지닌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신경통, 류마티스 관절염, 알레르기성 피부염, 부인병, 당뇨병, 성인병, 외상 후유증 등에 효능이 있고 현대인들의 질병인 스트레스, 만성피로, 혈액순환장애, 만성기관지염, 변비, 신경쇠약, 소화불량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온천욕 외에도 단지 내 등고산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어 온천욕과 등산(황토 등산로) 및 삼림욕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월문온천은 앞으로 호텔, 수영장, 온천보양원, 팬션하우스, 대온천장, 연수원, 여관 등을 건립하여 가족단위 및 단체 세미나 장소 등 대규모 종합 휴양지로 발전할 계획이다. 실내 구조물에는 대온천탕을 비롯하여 숯사우나, 옥사우나, 한방안개사우나 및 옥탕, 냉탕, 열탕, 이벤트탕, 드림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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