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섬 1
 

빈 잔 詩 사진 茂正 鄭政敏 투명한 유리잔 그 안에 들어 있던 얼굴은 이제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가슴에 들어와 꽃으로 피어났다. 그리움이 가득할 때는 잔 가득 와인이 넘치고 아까워 너무 아까워 조금씩 수천 번 나누어 마셨는데 다 마셔버린 빈 잔에 공허만 맴돌 뿐 눈물 같던 그대는 어디에도 없다. 옆으로 봐도 뒤집어 봐도 보이지 않는다. 눈에서 가슴으로 들어온 그대 코끝으로 맡는 향기가 아닌 눈으로 보는 즐거움이 아닌 가슴에 감추어둔 보석이 되었다. 그대가 또 보고 싶으면 빈 잔을 꺼낸다.

  

유리 섬 1 글 사진/무정 정정민 대부도에 유리 박물관이 있다는 것을 TV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대부도 어디에 있는지 몰라 궁금하기도 했다 내비게이션이 안내를 해주지 않아 찾고 싶어도 찾지 못하고 말았던 작년 포기하지 않고 언젠가는 알게 되리라 생각했다. 며칠 전 대부도 말부흥에 가게 되었다. 가을이 시작되는 섬을 이곳저곳 둘러보는 가벼운 여행이었는데 유리섬이란 이정표를 보게 되었다. 혹시 저곳이 유리 박물관이 아닐까 생각하며 들어갔는데 입장료가 가볍지 않았다. 만원인데 할인하여 9,000원 비교적 비싼 입장료가 이유가 있으려니 하고 들어갔다. 유리로 된 다양한 조형물에 감탄하며 다양한 색상으로 꾸며진 유리 공예품과 장신구 액세서리 제품 예술품을 구경하게 되었다. 여러 가지 색상의 조명으로 빛나는 유리 작품이 황홀한 공간을 만드는 곳에서 빛과 유리의 조화가 경이롭다는 생각도 했다. 사람의 생각과 솜씨가 참으로 놀라웠다. 단지 작품만을 전시하는 공간이 아니라 유리제품이나 액서사리를 팔기도 하고 편안하게 쉴 공간도 제공하고 유리제품이나 작품을 만드는 시연회도 했다. 가을이 시작되는 청명한 가을날 멋진 구경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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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아벨 승마장 2
  

푸른 초원/무정 정정민 하늘에 흰 구름 떠가면 내 마음은 초원을 달린다. 거칠 것 없는 널따란 대지를 검은 털이 깨끗한 말이 되어 힘껏 질주한다. 지평선 저 멀리 하늘과 땅이 맞닿는 곳 꿈과 희망이 솟아나는 맑은 샘이 있다는 그 전설을 믿고 달린다. 아버지는 할아버지로부터 듣고 나는 아버지로부터 들은 초원 끝의 그 샘에는 아름다운 꽃이 피고 향기로운 과일이 열리며 온갖 새들과 짐승이 찾아와 목을 축인다는 곳 한 모금의 물로도 영원히 늙지 않고 피로가 오지 않아 원하는 곳 어디든 갈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그 전설을 믿고 간다. 구름은 그 샘으로 가는 길을 인도하는 십자 성 푸른 잔디는 영원히 늙지 않는 내 고향 오늘도 초원을 달린다. 하늘에 떠가는 뭉게구름을 보며 ********************************** 베르아델 승마장은 말부흥에 있다. 대부도에서 제부도를 바라 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고려 말과 조선조에 말을 길러 한양으로 보냈던 곳이라 그 지명이 말부흥 혹은 말봉이 되었다.

 
 

날뛰는 말타기 수필.사진/茂正 鄭政敏 처음 하는 일 그것은 참 서툴다. 갑자기 잘할 수 있는 일이 어디 흔하다 할 수 있을까. 지천명의 나이면 이 세상 무엇이든 잘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기도 했지만 오히려 용기가 줄고 겁이 많아져서 매사가 조심스럽기만 하다. 그래서일까 우리 가족이 다 하는 말 타기에 도전하면서도 자꾸 겁을 내고 있다. 나이가 가장 많아 노련하게 대처할 줄 알았는데 가장 어린 막내보다 겁이 많은 내가 참 우습다. 나이뿐만 아니라 신체구조 또한 내가 다른 사람과 좀 다르기 때문에 나 자신도 조금은 겁을 내지만 내가 말을 타기 위해 장화를 신고 모자를 쓰고 빨간 조끼를 입는 모습을 근심 어린 표정으로 관찰하는 사람이 있었다. 나를 처음 보는 주변에 있던 아주머니였다. 그러나 그런 시선에 부담을 느낄 만큼 나는 어리지 않아서 호기를 부리며 말 가까이 다가갔다. 말 잔등은 코앞인데 그 말 위에 올라타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나는 말의 오른쪽에서 타는 일은 좀 쉬울 것 같은데 말의 왼쪽에서 타라 하니 말 주인이 나를 잘 모르는 것 같아 내가 쉽게 탈 수 있는 조건을 요구했더니 말을 후진시키고 다시 말을 내 왼쪽으로 이동시켰다. 그래서 생각보다 쉽게 말을 탈 수 있었다. 이 세상 반백을 사는 동안 타본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 말은 처음 타보는 것이다. 다리가 네 개이니 넘어질 염려가 없다고 스스로 위로를 했지만 바퀴가 네 개인 자동차보다 자꾸만 불안한 마음이 생기는 것은 처음 타보기 때문에 익숙한 느낌이 들지 않아서일 것이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갈 수록 이런 일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싶어 기회가 된 김에 용기를 다해 탔는데 말 등은 감촉부터가 무척 좋았다. 스프링으로 된 기계가 만들어 주는 느낌이 아니라 생물이 만들어 주는 느낌은 친근감과 더불어 오래전부터 동경해 마지 않았다는 느낌이 저절로 들었다. 소설 속에서 말 타는 장면 그 중에도 초원을 힘차게 달리는 모습은 바로 내가 하고 싶은 일 중에 하나였다. 나는 그런 장면을 생각하면서 지금 말 등에 올라 주변을 보면서 기수가 허리를 잔뜩 웅크리고 자신의 모자 옆에 꽂아둔 깃털이 바람에 휘날리는 것을 느끼며 세상을 희롱하는 것 같은 행복을 느끼려 하고 있었다. 드디어 나와 우리 가족 다섯 모두가 말 등에 올라타 나를 선두로 말은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평온한 것 같았던 심장이 심하게 박동을 시작했다. 아마 긴장한 것이리라. 그렇지만, 긴장이 된다고 해서 눈을 감거나 눈을 더 크게 뜨거나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말에게 나를 온전히 맡기는 도리밖에 없었다. 말은 자꾸만 절벽 가까운 곳으로 가고 있었다. 내가 말이라면 가지 않을 길이었다. 그래서 나는 자꾸 더욱 불안해 지고 내가 마치 말과 같이 절벽으로 굴러 떨어지는 장면을 상상했다. 그리고 비참하게 거꾸러져 있는 나를 상상하니 너무 무서워 졌다. 어쩌면 말은 나를 말 등에서 떨어뜨리고 자신은 유유하게 자신의 갈 길을 갈지도 모르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나는 책에서 보았던 다리로 말의 배를 차거나 손등으로 말의 엉덩이를 치거나 하지 못하고 우선 겁을 잔뜩 먹고 말 잔등에 놓여 있는 손잡이를 자동차 핸들을 틀듯이 자꾸 절벽의 반대쪽으로 틀었다 그러나 말은 내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자신이 가는 속도를 유지하며 때로는 말끼리 부딪히기도 하며 나무 가까이 가기도 하여 내 다리나 발등이 그런 장애물로 해서 손상을 입거나 심하게 비틀릴 것만 같은 불안을 떨어내지 못했다. 내 심정과 상관없이 말은 조용하게 자신의 길을 그냥 가는 것 같기도 했다. 괜히 나만 내 개인적인 습관적 판단으로 불안을 느끼는 것 같았다. 그때였다 어디선가 말을 탄 한 무리가 나타나더니 발로 말의 배를 차고 채찍으로 말을 후려치며 내가 탄 말 곁을 비호처럼 지나가 버렸다. 내가 탄 말도 흥분을 하는 것 같았다. 덩달아 뛰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도 충분히 불안하여 앉아 있으면서도 서 있는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뛰어내리지도 못하고 앉아 있지도 못하고 불안만 가중되었다. 배속까지 심하게 출렁거리는 것이 무슨 일을 만날 것만 같았다. 그렇다고 말을 멈추게 할 브레이크가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을 멈추게 하는 방법을 알지도 못하니 그냥 숨을 잘 쉬지도 못하고 말이 하는 그대로 따라서 몸을 맡기는 일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내가 말을 탄 시간은 길지 않았다. 그런데 그 시간이 무척 길게 느껴졌다. 그것은 극도로 불안을 느꼈기 때문에 순간으로 지난 시간이 길게 느껴졌다는 생각을 말에서 내린 뒤에야 할 수 있었다. 말 위에 있을 때는 다만 말이 멈추길 바라고 빨리 내리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바람을 가르는 말의 동작이나 내 볼을 스치는 바람을 느낄 여유도 없었다. 초원의 나무나 풀이나 꽃을 볼 여유도 없었다. 말의 등에서 느껴지는 큰 진동을 배가 우선 느끼고 온 위가 뒤집힐 것처럼 요동을 한다는 것이고 이런 요동이 무척 낯설어 어서 그만 경험하고 싶었다. 낯선 것은 불안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긴장과 공포의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말이 멈추었다. 바로 출발한 곳으로 돌아온 말은 정말 잘 훈련된 말 같았다. 천천히 출발을 했고 조금 빠르게 가기도 하고 어떤 곳에서는 마구 뛰기도 하여 말 타는 내가 긴장과 초조 그리고 큰 진동을 충분히 느끼도록 하였다. 이런 경험을 해보지 못한 나는 강한 인상을 받았다. 책 속에서 보아온 말 타기에 대한 것과는 많이 다른 도저히 잊지 못할 강한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심한 공포에서 해방되고 보니 말 등에 올라 있는 동안 나는 다른 생각을 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서 내리고 싶다는 생각만을 했었던 것이었다. 사람이 불안이나 공포로부터 얼마나 빨리 벗어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철저하게 안 시간이었다. 처음 하는 일 그것은 기대와 긴장 그리고 불안이 동시에 존재하지만 그런 불안과 긴장이 또 다시 해보고 싶다는 매혹적인 일이 될 수도 있어서 다시 말을 타게 된다면 틀림없이 바람의 냄새를 맡을 수 있고 푸른 초원의 지형과 나무와 들꽃의 색과 향기까지 충분하게 즐기면서 말의 체온까지도 다 느끼고 말과 일체가 되는 또 다른 기분을 느끼게 될 것이란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말이 주는 조금은 역겨운 냄새까지 향기로 느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운송수단이나 이동수단으로 원시적이라 할 수 있는 동물을 이용한 거리 이동은 기계가 주는 느낌과 달라서 내가 지금으로부터 한 500년 전쯤에 태어났다면 자가용 같은 말 하나 소유하고 빛깔 좋은 흑마를 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랙션 소리로 나를 알리는 것이 아니라 말의 투레질 소리로 나의 존재를 알리며 밤길은 헤드라이트로 달리는 자동차가 아니라 주변의 지형과 지물을 초감각적으로 냄새와 느낌으로 느끼며 달리지 않았을까 깊은 상상에 잠겼다. 때로는 뒤로 가는 삶도 앞으로만 가는 삶과 다르지 않을 것이란 생각에 잠긴 날이었다. 초보자는 언제나 서툴다. 서툴다는 것은 새로운 일을 했다는 증거다. 그것은 그 자신에게 새로운 역사를 선물하게 된다. 그것은 기쁨이 되기도 하고 성공의 커다란 환희를 주기도 할 것이다. 내가 탔던 말의 갈기와 꼬리와 눈빛이 오늘 밤은 자꾸 아른거린다. 내가 기억하는 것처럼 그 말도 나를 기억할까. 나를 염려 하시던 아주머니가 멋지게 돌아온 나를 보며 박수를 아끼지 않았던 모습도 유난하게 생각난다. 06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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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락 칼국수 
  

바지락 칼국수 시. 사진/茂正 鄭政敏 바다 향기 밀려오는 칼국수 한 그릇 바지락 구수한 맛이다. 모락모락 올라오는 우리밀 냄새 산냄새 인가 흙냄새인가 익숙한 향기 어머니 냄새 바와 육지는 날마다 해후하지만 저마다 독특한 향기로 서로 만나 새로운 향기를 만든다 어찌 반하지 않을까 한 그릇 앞에 두고 어머니를 생각하고 바다를 생각하며 젓가락질 할 때마다 행복한 입맞춤 첫사랑 설렘에 잠긴다.

바지락/권오천(경남도립남해대학 호텔조리제빵과 교수) 바지락은 달콤하고 시원한 감칠맛이 나는 해산물로 우리 밥상의 된장국이나 칼국수에 단골로 등장하는 천연조미료이다. 바지락은 백합과에 속하는 이매패류 연체동물로 남시베리아에서 중국에 이르는 태평양연안에 서식하는 소형 어패류이다. 어원은 ‘바지라기’라고 불리던 것이 줄어 ‘바지락’으로 되었다고 전해지며, 경남지역에서는 ‘반지래기’, 동해안 지역에서는 ‘빤지락’, 인천이나 전라도 지역에서는 ‘반지락’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형태를 보면 껍데기는 달걀 모양처럼 부풀어 오른 타원형으로 표면에는 방사상 무늬가 있다. 표면은 거칠고 크기나 색깔․무늬․형태 등이 서식지의 모래와 갯벌의 성분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껍질 색깔이 검은 것 보다는 갈색을 띠는 것이 더 좋다. 바지락의 생태는 모래나 진흙 속의 식물성 플랑크톤을 먹고 살며, 번식과 성장이 빠르고 이동을 거의 하지 않는 습성을 지니고 있다. 이에 따라 썰물시에 해안 갯벌에서 조개잡이 체험을 하는 대상이 바로 바지락이다. 산란기는 7월 초순부터 8월 중순인데 이때에는 독성이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바지락의 성분을 보면 필수아미노산이 골고루 들어 있고 라이신과 히스티딘이 풍부하며 비타민B 복합체 특히 B12와 철분․코발트등 조혈성분이 많은 식품이다. 조갯국물의 시원한 맛은 단백질이 아닌 질소화합물인 타우린․베타인․핵산류(이노신산)와 유기산인 호박산 등이 어울린 것이다. 간장질환이 있는 사람이나 담석증 환자에겐 매우 좋은 식품이다. 간은 신진대사의 중심체이며 큰 화학공장 같은 것으로 분해․합성․저장․해독․중화등 만능에 가까운 작업을 순식간에 해내고 있다. 누구나 사람은 매일 간을 혹사하고 있으며 이 간의 기능이 약화되면 스태미너를 제대로 발휘할 수가 없다. 술국으로 조개탕이 좋다는 것은 확실히 근거가 있는 것이다. 뜨거운 조개탕을 호호 불면서 먹는 사람들이 시원하다고 말하는 것은 그 맛이 다른 음식에선 찾지 못하는 특수한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표현을 하는 것이다. 특히 바지락에 많이 들어 있는 타우린은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콜레스테롤을 내보내 혈액순환을 좋게 하며 간의 해독기능을 촉진하는 효과가 뛰어나다. 글리코겐은 간을 보호하고 메티오닌, 시스틴등 아미노산은 해독작용을 하며, 간에 지방이 쌓여 지방간이 되는 것을 방지하는 베타인 성분도 많이 들어 있다. 저혈압이거나 황달기가 있는 사람들이 바지락을 오래 먹으면 피부가 매끈해지고 혈색이 좋아지며 빈혈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지락은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한 건강식으로 수산물가운데서도 단백가가 매우 높다. 완전식품이라 불리는 달걀과 함량이 비슷하며 소화가 잘 되는 당분을 함유하고 지방이 5% 미만으로 적어서 담석환자에게도 좋다. 바지락에는 노약자, 임신부, 어린이 등에게 꼭 필요한 철분과 아연이 풍부하다. 바지락은 조리하기 전에 갯벌과 모래를 제거하는 ‘해감’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그 방법은 바닷물 또는 바닷물과 염도가 비슷한 소금물에 하룻밤을 담가 놓으면 된다. 조리시 바지락을 된장에 함께 넣으면 된장의 효소가 작용하여 바지락 단백질의 좋은맛을 더 강화시켜 준다. 그러나 우엉과 바지락은 우엉에 많은 섬유질이 바지락에 들어 있는 철분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좋지 않다.

  

바지락 칼국수/무정 정정민 서해 바닷가에 가면 수많은 음식점 중 칼국수를 팔지 않는 집을 찾기 어렵다. 너나 할 것 없이 바지락 칼국수다. 바지락과 칼국수를 같이 넣고 끓여 그 맛이 시원하고 소화도 잘 되어 많은 대중이 찾는 서민 음식이다. 값이 저렴하니 부담 없이 먹기도 좋다 바지락 칼국수를 먹어 보길 여러 번 어떤 것은 모래가 있어 불편했고 어떤 것은 바지락이 질기고 맛이 없어 다시 그 집을 찾지 않기도 했지만 어떤 집은 바지락을 듬뿍 넣어 주기도 하고 그 맛도 구수하여 다시 찾게 되는 집이 있다. 하지만 처음 간 집임에도 마음을 감동하게 하는 집이 있다. 분명 다른 집과 차별화된 전략이 있다. 오래 기억될 뿐만 아니라 근처를 지나거나 바지락 칼국수가 먹고 싶을 때는 일부러라도 가고 싶은 집 소나무 집이 그런 집이었다. 메뉴를 보니 바지락 칼국수가 1인분에 만원 보통은 6,000원 7,000원 하는데 좀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망설이는 나를 보고 "우리는 바지락 칼국수가 다른 집보다 비싸요." 이 간단한 설명 앞에 다른 집과 다를 것이란 판단을 하고 주문했다. 다른 집보다 더 긴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손님이 많아 그런 것도 아니고 재료가 없어 그런 것도 아닌 음식 조리시간이 긴 것이었다. 그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 혼자 추측하기로 칼국수를 직접 만들어서 그럴 것이다 생각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 커다란 그릇에 바지락이 듬뿍 든 칼국수가 나왔다. 바지락 껍질을 벗긴 알맹이만 들어 있는 칼국수 그 양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았다. 내 평생 한 그릇 국수에 이렇게 많은 바지락이 든 것은 처음이었다. 먹어도 먹어도 바지락이 계속 나왔다. 그래서인지 국수 맛도 구수했다. 만원의 값이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뇌리에 깊숙하게 각인되었다. 색다른 칼국수 집으로 이렇게 각인된 칼국수 집 바다향기 테마파크에서는 많이 멀지는 않다. 해서 다시 찾았다. 커다란 그릇에 가득 찬 바지락 그 향기가 그리워 가게 되었다. 오후가 좀 지난 늦은 시각이라 자리가 없어 앉지 못할 리는 없다는 생각도 있었다. 얼마 전에는 그냥 돌아 온 일도 있었기 때문에 조금은 신경이 써지기도 했다. 정말 자리가 많아 편안하게 자리 잡고 앉았다. 가장 좋은 자리를 골라 앉고 특대로 시켰다. 내 생각으로는 바지락만 더 줄 것으로 생각한 것이었다. 그렇지만 예상이 빗나갔다. 바지락뿐만 아니라 칼국수도 많았다. 평소 많은 양을 먹지도 못하는데 좀 무리를 한 것 같았다. 배도 부르고 질리기도 하여 결국은 다 먹지 못하고 나왔다. 뭐든 조금은 부족한 듯하여야 다시 그리운 법인데 질리고 나니 미련이 남지 않았다. 사람은 이렇게 자꾸 변하는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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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향기 테마파크 가을 2
  

풍차風車 2 시 寫眞/茂正 鄭政敏 오늘도 너울너울 춤춰보자 바람불어 좋은 날 어깨를 활짝 펴고 하늘에라도 오른 것처럼 춤을 추어보자 갈대와 같이 출까 들꽃과 같이 출까 버드나무와 출까 마음속에 일어나는 이 환희 이 기쁨 바람 불어 좋은 날

  

바다향기 테마파크 가을 2/무정 정정민 무료 순회버스로 전체를 다 돌아본 뒤에 중앙에서 내렸다. 그곳에는 화장실도 매점도 쉬는 공간도 있는 곳이다 천천히 걸어가며 우선 풍차 전망대에 올랐다 주변을 높은 곳에서 멀리까지 카메라에 잡아 보려는 의도였다. 멀리까지 넓게 보이는 시원한 사진이 볼만했다. 코스모스도 집중적으로 많아 코스모스와 풍차를 같이 잡아 보기도 했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풍차가 있는 곳에 있는 매점에 들어가 아이스크림도 사 먹었다. 이렇게 널따란 바다향기 테마파크에서 가을 사냥을 하고 나니 배가 출출했다. 벌써 오후 2시가 되어버린 것이다. 어디에선가 바다향기 가득한 바지락 칼국수를 먹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가을의 향연은 더 계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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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향기 테마파크 가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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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억새 시. 사진/무정 정정민 햇살에 반짝이는 은물결 바람이 지나가는 길목에서 자지라 질듯이 춤 춘다. 자신의 속맘을 다 들어내고서야 빛나는 누에 고추처럼 염천의 태양 볕을 이긴 억새는 은 비단보다 반짝인다. 그 화려한 춤사위 뒤에서 남몰래 흐느끼는 소리 억새는 자신의 소린 줄 몰랐다. 서걱서걱 이별을 준비하는 소리 꽃은 그렇게 낙화를 준비한다.

 

바다향기 테마파크 가을 1/무정 정정민 여름에 갔던 바다향기 테마파크에는 코스모스가 많이 식재되어 있었다 가을에는 코스모스가 볼만하리라 예상했다. 가을이 되길 기다리고 이곳저곳에서 코스모스 소식이 들리자 코스모스가 보고 싶었다 널따란 공간에 울긋불긋 펼쳐진 코스모스 향연은 가을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기 더없이 좋은 것 중의 하나다 더구나 억새와 갈대가 같이 공존하는 바다향기 테마파크는 더욱 볼 만하리라 생각했다. 아내와 찾아간 바다향기 테마파크는 정말 코스모스가 활짝 피어 우릴 반겼다. 도착할 시각에 맞추어 순회버스가 도착하여 그것도 무료로 이용하는 행운까지 누렸다. 뒷좌석에 앉아 사진을 찍었기 때문에 반복되는 사진이 있는 것 같지만 그래도 억새와 갈대 코스모스가 향연을 벌리는 바다향기 테마파크의 모습은 잘 보여 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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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 조력 발전소 공원 6
 

내 마음의 발전소 4 나뭇잎 붉게 물들어가면 당신을 향한 내 마음에도 붉게 단풍이 드는 것을 알아요 잔잔한 바다에 바람이 불면 파도가 점차 커지듯 그리움도 그렇게 커지고 말아요 바로 내 마음의 발전기가 힘차게 가동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당신에게 가는 나의 신호는 이전보다 더욱 아름답고 강합니다. 향기로운 마음도 같이 보냅니다. 그 어디에 있든 문을 열어 주세요 넓고 포근한 당신의 품으로 들어가 내 편안한 휴식을 얻고 싶어요 은은한 가을 향기가 묻어나는 사랑의 발전기를 당신만을 위해 가동하렵니다

시화 조력 발전소 6/무정 정정민 청명한 가을 하늘 그 높다란 하늘처럼 내 마음도 높아지는 날이 있다. 맑고 투명하여 나 자신도 감추지 못할 마음 그것은 그대를 향한 그리움 그저 아무 말 하지않고 반응도 보이지 않지만 나는 멈추지 못한다. 내 마음속 사랑의 발전기가 돌아가니까 "나의 기도가 되고 나의 위로가 되는 이여! 이렇게 청명한 날에 나를 받아 주세요 하늘 높게 날고 싶어요." 이런 마음이 생길 때가 있으니까 그 마음으로 연시를 쓰게 되는 것 같다 시화 조력 발전소는 참 멋져 지날 때마다 카메라에 담아 본다 같은 장면이 찍히기도 하지만 시간과 계절에 따라 달리 보이는 모습이 아름다워 이렇게 편집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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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 놀/茂正 鄭政敏 노을이 물드는 산등성이 마지막 불꽃이 찬란하다. 자신을 다 태우고도 무슨 미련이 남아 저리 멈칫거릴까 바람도 태우고 시간도 잠재우는 위대한 불꽃놀이 멀리 있어도 지척 인양 나도 쉬 가던 길 가지 못한다. 젊은 날 사랑이 한낮이듯 이제 지는 저 해처럼 자꾸 야위어가는 열정 다 타버린 뒤의 정적을 회상한다. 한 번은 있었던 뜨거운 마음 내일이 없는 이별 뒤 지천명의 하늘이 좁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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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 그리운 날에는/茂正 鄭政敏 창문 너머 들리는 풀벌레소리가 가슴으로 파고드는 날은 막을 수 없는 그리움에 창 밖을 보지요. 달빛이 곱게 내리는 단풍나무 사이로 아른거리는 환영이 올 리 없는 그대이길 바라는 철부지 아이가 되지요. 오늘 밤 보고 싶다는 편지를 또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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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갈대 습지 공원 7

갈대 숲 詩 사진/ 무정 鄭政敏 쉬지 않고 하늘하늘 춤추는 갈대 숲 바람이 불지 않아도 햇살이 비추지 않는 날에도 자꾸 가만있지 못한다. 그 속에는 새들의 노랫소리가 들린다. 가끔 무척 조용 하다가도 숲이 떠나갈 듯이 왁자한 것은 그들만의 잔치가 한창이라서 그뿐일까 뿌리가 뽑힐 것처럼 온몸을 뒤트는 것은 바람을 안고 살고 있음이다. 가을바람은 그 숲에 숨어 있다. 견디기 힘들면 용트림한다. 어떤 날은 불덩어리를 안고 있다. 노을이 그 숲으로 숨는 것을 봤다. 비가 오면 그 비를 온몸으로 맞고 칠흑 같은 어둠 또한 품고 있는 갈대 숲 혼자서만 있지 않고 강아지 풀과 엉겅퀴 나문재와 산조풀과 함께하는 그곳 사랑과 눈물과 열정이 같이 하는 우주다.

안산 갈대 습지공원/옮긴 글 시화호(안산) 갈대습지공원은 시화호로 유입되는 지천 (반월천, 동화천, 삼화천)의 수질개선을 위하여 갈대 등 수생식물을 이용, 자연정화처리식 하수종말처리장으로 하수를 처리하기 위한 시설물로써 K-water가 시행한 면적 314,000평의 국내 최초의 대규모 인공습지입니다. 자연과 접하기 어려운 도시민이 자연속에서의 휴식은 물론 생태계를 이루는 생물들이 어떻게 서식하는지를 관찰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조성된 생태공원이기도 합니다.

안산 갈대 습지 공원 7 무정 정정민 안산 갈대 습지공원에 갔다 초가을 모습이 궁금한 이유다 가볍게 산책할 수 있고 사람도 비교적 많지 않은 이유도 있었다. 안양에서 출발했다 아내가 안양에서 살 것이 있다 하여 필요한 것을 구매하고 나니 다소 시간의 여유가 생겼다. 내비의 검색으로 알아보니 23킬로 가깝지 않은 거리였지만 가볍게 둘러보기로 하였다 도착하니 예상과 달리 사람이 많았다 가을 정취를 느끼려는 가족과 연인이 많았다. 전망대에 올라 전체를 둘러보고 내려와 전시된 사진과 박제된 새를 보았다. 그리고 관찰로 따라 다시 전망대 건물로 오니 개장 시각이 끝났다는 방송이 나왔다 가벼운 산책 내게 딱 알맞았다. 작년에 썼던 글인데 오늘과 같다 조금 다른 점은 오늘은 전망대에 먼저 올라 전체를 보고 내려와 관찰로를 걸었다. 또 다른 점은 아내를 태워다 준 것이 아니고 둘째를 태워다 주었다. 보름동안 유럽여행을 10월에 가기 때문에 미리 회사 업무를 봐야 한다고 해서 태워다 주고 간 것이다. 가끔은 혼자만의 가벼운 여행도 색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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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공원 야생화
  

야생화 시. 사진/茂正 鄭政敏 이름없어 불러주는 이 없어도 때가 되면 피어나고 아름답지 않아 눈여겨 보는 이 없어도 조용히 웃고 있는 꽃 산길이면 어떠랴 들길도 상관없다. 담 모퉁이라도 좋다 낮에는 햇살 좋고 밤에는 별빛이 좋아 조용히 피고 지면 그뿐 이름이 필요할까 보는 이 없어도 다만, 꽃이면 족하다.

  

야생화 길/무정 정정민 인천 대공원은 다양한 주제로 조성되어 있어 계절이나 기분에 따라 그 주제를 이용한다 이번에는 가을꽃이 보고 싶어 야생화 길을 택했다 주차장도 정문과 장수동이 있는데 그중 야생화 길과 가까운 장수동을 이용했다. 한낮의 태양은 여름처럼 따가워 오래 걷기도 힘들어 숲길을 따라 걸었다 야생화 길에는 별다른 꽃은 없었다. 억새가 피고 벌개미취 등 몇 가지만 피어 나를 반겼다. 야생화 길 조금 더 들어가면 숲 속 독서함이 있는데 이곳엔 의자가 많다 물론 메타쉐커이어등의 나무도 많아 의자에 앉아 쉬기 더없이 좋은 곳이다. 의자에서 가지고 간 떡과 포도를 먹었는데 너무 많이 먹었는지 몹시 피곤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정말 피곤했다. 주차장으로 가는 길도 여러 코스가 있는데 소나무 숲길을 따라 걸었다. 이렇게 하루 운동량을 채웠다는 생각으로 하루분의 건강을 지켰다는 생각으로 집으로 왔다. 나들이 나온 많은 가족도 구경거리가 되었고 청솔모나 나비 잠자리도 볼거리가 된 가을 역시 공원은 좋은 곳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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